공화국이 창건되던 해인 1949년에 향정부에서 나눠준 국기를 지금까지 소장하고있다는 연변대학 퇴직교수 정원철(74살)씨를 만난것은 국경절 전날인 지난 9월 30일이였다. 정원철씨가 갖고온 국기는 길이 90쎈치메터, 너비 60쎈치메터 크기의 목천으로 된것이였지만 보관이 잘되여 60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색깔이 선명하고 깨끗했다.
정원철씨가 60년간 국기를 소장해온데는 그럴만한 력사배경이 있었다. 그의 소개에 의하면 건국전 룡정시 룡강촌에서 촌간부로 활약하던 그의 부친 정영호씨는 조국해방전쟁에 투신하기 위해 1946년 4월 5명의 촌간부와 함께 솔선수범으로 동북민주련군에 입대했다. 그의 영향하에 당시 룡강촌 일대의 청년들은 너도나도 다투어 참군해 조국해방전쟁에 뛰여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동북민주련군 가목사부대에서 련지도원으로 있던 정영호씨는 고향에 돌아와 수십명의 군사를 모집하고 부대에서 쓸 군수물자를 마련해 가목사로 돌아가던 도중 토비의 습격을 받아 렬차가 탈선되면서 불행히 희생되였다. 그후 정원철씨 어머니 최영금씨는 남편의 뜻을 이어받아 촌에서 부녀위원으로 활약하면서 전방지원사업에 적극 나섰으며 중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딸을 군대에 내보내기도 했다.
정원철교수는 어린시절 농민신분인 아버지가 양복차림에 할빈 등 곳에 자주 드나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면서 썩후에 룡정시민정국에서 알려주어서야 아버지가 해방전부터 지하공산당원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고 했다.
정원철교수는 또 1949년 자기가 열네살 되던 해에 향정부에서는 집집에 국기를 나눠주었는데 당시 그 국기를 집 마당에 걸어놓고 날마다 쳐다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면서 그때로부터 어머니는 남편을 기리는 마음으로 줄곧 그 국기를 소중히 보관해왔다고 했다. 그동안 집도 여러번 이사하고 어머니도 세상을 떠났지만 그 국기만은 지금까지 그대로 간직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60년 력사를 갖고있는 이 국기는 우리가문의 가보라면서 앞으로도 계속 잘 간직하고 있다가 죽은후에는 자식에게 물려주어 세세대대로 소장해가게 할것이라고 했다
연변일보 최미란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