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600억원 비결? 현지에 맞추되 끌려가진 말라한국서 들여온 LCD에 소프트웨어 결합 판매
빠른 정보망 부품 표준화로 중국 시장에서 정면 승부"중국에 진출한 한국 IT기업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경영기법을 더 진화시켜야 합니다.삼성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5점 만점에 1점도 주기 어려워요"
최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중경제포럼에 참석한 남화섭(48) 선전하루야전자 회장은 재중 동포로서 극적인 성공을 이뤄냈다. 그가 운영하는 하루야전자는 한국에서 들여온 LCD(액정표시장치)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반제품을 만들어 중국 업체에 공급하는 회사다. 연간 매출은 10억위안(1658억원)에 달한다.
중국에서 성공한 비결을 묻자 남 회장은 "큰 미래를 보고 어려움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밀고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내몽골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내
몽골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그는 1987년 출장을 갔다가 선전(深�q)을 돌아본 뒤 충격을 받았다. 선전은 당시 중국에 불어닥친 개혁 개방 열풍의 진원지였다.
남 회장은 고향을 떠나 2000㎞도 넘게 떨어진 선전으로 떠나는 결단을 내렸다. 현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한국 IT기업과 거래를 트며 IT·무역 사업가로 거듭났다. 1990년대 후반에
삼성전자 대리점을 운영할 때는 현지 지점 중 최고의 매상을 올렸을 정도로 영업 수완도 뛰어나다.
"내몽골 대학에서는 컴퓨터가 부족해 학생들이 하루에 한두 시간씩 돌아가면서 컴퓨터를 썼어요. 당연히 앞으로는 중국에 컴퓨터 모니터도 더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LCD를 수입해 팔던 중국 기업이 다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실패'를 피한 비결을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부채비율'과 '표준화'를 항상 염두에 뒀습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의 투명성이 아직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통해 거래 기업의 부채비율 등 재무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어렵더라도 IT기업과 거래할 때 '표준화'를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중국 IT 기업과 거래하면서 그들이 요구하는 부품 사양을 일일이 따르면 거래 위험이 너무 커집니다." 그는 "중국 기업을 공격적으로 설득해 납품하는 부품을 표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사업하기가 최근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건비가 오르는 데다 경쟁기업도 많아지고 있다는 것. 그런데도 많은 한국 IT기업이 중국에서 아직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한국 사람과
중국 사람은 다릅니다. 한국 기업은 직원들을 다그치며 밤을 새워 일하게 만드는 것 같은데, 중국에서는 그런 방법이 잘 통하지 않거든요."
그는 "
삼성전자 같은 일부 예외가 있지만, 중소기업은 심각하다"며 "한국 IT기업들이 이제는 언어와 관계없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적절하게 직원들에게 업무를 배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 IT업체들이 LCD 등 기존 성공 품목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아이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분야에서 중국 업체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저 스스로도 AMO 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를 비롯해 새로운 디스플레이 소재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지에 맞추되, 끌려가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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