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조선족 밀집 가리봉동, 외국인 범죄 반토막 이유는?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월25일 16시26분    조회:636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경찰청 사람들]구로서 가리봉파출소 중국동포 전담 경찰 진봉범 경위]

본문 이미지 영역
본문이미지
설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중국식품점에서 진봉범 경위가 가게를 운영하는 중국동포에게 불량식품 근절 계도활동을 벌이고 있다. 진 경위는 평소 자주 순찰을 다니면서 정책홍보·계도활동을 벌인다. /사진=홍봉진 기자
"중국동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려면 변화된 모습을 중국동포들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해요. 아무리 옛날 같지 않다, 변했다, 말썽도 안 부리고 싸움도 덜 한다고 홍보해도 국민들이 보고 들은 것이랑 다르면 믿지 않을 겁니다. 안전하다고 안심할 정도가 돼야죠."

국내 유일무이한 '중국동포 전담 경찰관' 진봉범(53) 경위는 누구보다 중국동포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으면서도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잃지 않았다. 많은 내국인들이 어려워하고 또 두려워하는 중국동포들의 삶 속에 들어가 살을 맞대고 근무한 지 2년. 그의 임무는 이들에게 한국의 법과 질서를 홍보·계도해 범죄를 줄이는 것이다. 이것만이 중국동포에 대한 인식 쇄신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경찰이자 친구인 '중국동포 전담관' 

경찰청은 2012년 2월 서울 이태원·대림·가리봉동과 안산 원곡동 등 외국인 밀집지역에 '치안 안정화 종합대책'을 시행했다. 2011년 외국인범죄가 전년 대비 19.3% 증가한 데 따른 비상 대책이었다. 당시 3년째 서울 구로경찰서 가리봉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진 경위는 동료들의 전폭적인 추천을 받아 하루아침에 '중국동포 전담관'으로 발령이 났다. 1989년 경찰 입문한 뒤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보직이었다.

그가 '적역'이었음은 금세 드러났다. 2012년 가리봉동의 5대 범죄 발생은 전년 대비 16%(74건), 검거는 32%(123건) 감소했다. 외국인 범죄는 전체 382건 중 156건(41%)으로 12% 줄었다. 공로를 인정받은 진 경위는 1년 뒤 전담관 업무를 연장해 2년째 일하고 있다. 지난해 5대 범죄 발생은 2012년보다 14%(55건), 검거는 26%(69건) 감소했고 외국인 범죄 비율은 2년 만에 33%로 대폭 낮아졌다. 비결은 '눈높이 스킨십'.

이 동네에서 진 경위는 경찰관이자 '친구'다. 치안뿐 아니라 동포들의 적응을 돕고 민원을 상담해주는 일까지 책임지고 있다. 초반엔 "동포들을 위해 일하는 경찰입니다"라고 눈인사를 건네며 명함 수백 장을 뿌렸지만 이제 관내 주민들 집안사정까지 속속들이 알 정도로 이곳 커뮤니티의 '토박이'가 다 됐다. 경계심을 없애기 위해 경찰복 대신 사복만 입는다.

"밤낮을 안 가리고 문자메시지랑 카톡이 와요. 며칠 전엔 새벽 2시 넘어서 한 식당 주인이 '손님이 술값도 안 내고 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며 전화를 걸어왔죠. 그럴 때면 파출소에 근무 중인 직원에게 연락해 조치하고 이튿날 찾아가서 괜찮냐고 어루만져줘요. 그럼 고맙게 생각하죠. 관심을 가져주니까."

진 경위의 하루 일과는 예측 불가다. 매일 아침 파출소에 들렀다가 오전 9시부터 관내를 돌아다니며 수시로 터지는 일들을 처리한다. 중국동포 관련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으로 달려가 당사자들을 달래가며 진술을 받아내고 수사한다. 폭행 등으로 상처를 입은 환자를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에 보내고 오갈 데 없어진 동포들에게 무료 안식처를 제공하기도 한다.

수요일과 금요일 밤엔 국제범죄수사대와 외사과 합동으로 술집 등 치안강화구역을 순찰·검문검색한다. 28명의 중국동포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외국인 자율방범대원'들은 한국 경찰들과 중국동포들의 소통을 도우며 치안활동을 보조하고 있다.

◇가깝고도 먼 우리 안의 '중국동포'…평화로운 공존 모색해야◇ 

본문 이미지 영역
본문이미지
진봉범 경위 /사진=홍봉진 기자
가리봉동은 중국동포 밀집지역 중에서도 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손꼽힌다. 이곳 쪽방촌은 서울에서 월세가 제일 낮은 편에 속해 1970년대 중국동포들이 한국에서 가장 먼저 정착한 곳이었다. 최근엔 형편이 나은 대림동이나 가산동 등으로 이주하는 추세다. 진 경위는 "'아직도 가리봉 사니?' 라는 말이 오갈 정도"라고 전했다.

가리봉동 전체인구 1만9500여명 중 외국인 거주자는 6700여명으로 34%를 차지한다. 이중 조선족 동포는 91.3%, 한족은 7.2%. 이들 대부분은 여전히 건물당 30~40개 방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월세 10~20만원짜리 쪽방에서 살고 있다. 대다수가 건설현장 노동자로 일한다.

중국동포들의 안쓰러운 일상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한편으로는 한국의 경찰관으로서 이들을 통제해야 하는 진 경위의 심경은 복잡했다. 

"중국동포들이 기초질서를 잘 안 지키고 다혈질 기질이 강한 건 사실이에요. 오랫동안 중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지내다보니 피해의식도 강하죠. 한국 동포들로부터도 차별받는다고 생각해 잘 융화되지도 않고요. 그래도 먼저 다가가면 마음을 열어요. 힘들고 외로운 사람들이에요." 

내국민 중엔 한국 경찰이 중국동포를 챙긴다며 '눈치' 주는 사람도 있다. 그 정도로 아직 우리 사회에서 중국동포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지 않았다. 통계상으로나 진 경위가 느끼기에 중국동포들 범죄는 줄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에게 '변화'가 전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동포들의 가장 큰 소망은 어떻게든 비자를 연장해 한국에서 오래 머무는 것이라고 진 경위는 전했다. 열악한 주거와 외로움, 고단한 노동에 힘들어도 한국에서는 중국과 비교도 되지 않는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중국 공안보다 '무르다'는 이유로 한국 경찰을 무시하던 이들도 점차 이것이 '인권'을 중시하는 민주주의 국가의 특징임을 이해하고 따른다고 한다.

"아직도 '가리봉 가면 맞아죽는다'는 등 편견이 많아요. 전 밤낮 몇 백일을 드나들었는데 멀쩡합니다.(웃음) 물론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라야죠. 하지만 이들이 한국에서 있는 동안만큼은 잘 적응하고 공존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곧 범죄를 줄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86
  • 중국동포 호감도 14.9%, 인식 개선 시급하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이 지난해 8월 27일부터 9월 27일까지 ㈜ 한국리서치와 명지대(청소년활동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2013년도 재외동포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서 중국지역 재외동포에 대한 호감도가 14.9%로 나타나 중국동포에 대한 인식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보...
  • 2014-02-07
  • 오는 3월1일부터 동포기술교육 관련 부정 교육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함과 동시에 처벌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사)동포교육지원단(이사장 석동현)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정 교육기관의 성실한 기술교육을 유도하고 수강동포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2월28일까지 동포교육생 부정모집 및 부실교육에 대...
  • 2014-02-07
  • 외국인근로자의 국민연금 체불방지 방안이 추진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외국인근로자를 채용한 사업장이 외국인 근로자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체납할 경우 형사처벌 등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개선안을 마련해 관계부처인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외국인근로자 고용사업장 7만7...
  • 2014-02-07
  •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고시원 옆방에 사는 이웃을 시비 끝에 흉기로 찌른 혐의(흉기상해)로 조선족 김모(42)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일 밤 11시30분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한 고시원 1층에서 옆방에 사는 조선족 최모(54)씨와 시비가 붙자 ...
  • 2014-02-05
  • 갑오(甲午)년 2014년 청마의 해에 노동법(勞動法)에 있어 최저임금과 더불어 바뀌는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체당금 상한액이 인상된다는 부분입니다. 우리 중국동포분들은 체당금(替當金)에 대해서 생소해 하실줄 압니다. 체당금이란 기업의 도산등으로 인하여 퇴직(退職)한 중국동포가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
  • 2014-01-29
  •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은 오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외교센터에서 ‘재외동포 이해’ 교과목 지원 결과보고회를 개최한다. 이날 재단 임직원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전국 22개 대학에서 실시한 ‘찾아가는 재외동포 이해교육’ 수강생 만족도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이...
  • 2014-01-27
  • - "눈 뜨고 당한다" 진화하는 사이버 사기 - 어제도 잘 사용했던 인터넷 뱅킹인데 오늘 보낸 돈만 다른 사람 계좌로 들어갔다?진행하는 동안엔 아무런 낌새도 없었다?계좌 이체 결과를 알리는 팝업에 엉뚱한 사람 이름과 계좌가 나온다?분명히 돈을 보냈는데 못 받았다고 연락이 온다?경찰에게서 당신은 신종 메모리 해킹 ...
  • 2014-01-26
  • [[경찰청 사람들]구로서 가리봉파출소 중국동포 전담 경찰 진봉범 경위] 본문 이미지 영역 설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중국식품점에서 진봉범 경위가 가게를 운영하는 중국동포에게 불량식품 근절 계도활동을 벌이고 있다. 진 경위는 평소 자주 순찰을 다니면서 정책홍보·계도활동...
  • 2014-01-25
  • 2014년도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 예산이 약 467억원으로 확정됐다. 이 중 재중동포 관련 예산은 ‘중국 및 CIS지역 민족교육 육성금’으로 배정된 6억4,500만원 중 교육기자재 지원금 2억, 조선어교원 초청연수비 2억원과 ‘중국‧CIS 지역 현지 장학금’ 2억4,500만원 등 총 6억 4,500만원이다...
  • 2014-01-24
  • ▲본사 송상호 회장(왼쪽)과 (사)한국웨딩플래너협회 김창규 회장이 상호 협력을 위한 양사간 MOU를 체결하였다. 한중교류협회(회장 송상호)는 재한 중국동포들의 건전한 결혼문화 정착 및 행복한 가정 만들기 등 문화복지 증진을 위한 일환으로 지난달 12일 (사)한국웨딩플래너협회(회장 김창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
  • 2014-01-24
‹처음  이전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