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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이 함께 뭉쳐 오손도손 사는 마을 만들고싶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9월2일 11시15분    조회: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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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시인대 부주임, 연화향당위 서기, 향장 리장수를 만나

아름다운 화원속에 건설된 연화조선족향 일각

길림성 소재지인 장춘지역에는 유일한 조선족향인 연화조선족향이 있다. 올해로 설립 50돐을 맞은 연화조선족향은 20평방키로메터의 면적에 3180명의 인구를 가지고있는 자그마한 향촌마을이다.

지난 8월 중순, 기자는 연화조선족향 설립 50돐 경축행사 참가차 연화향을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모두다 알고있다싶이 연화조선족향은 지난세기 40년대말 연변의 연길현과 화룡현의 농민들이 당과 국가의 개척이민호소를 받들고 산설고 물선 낯선 고장에 뿌리박으면서 피와 땀으로 개척한 유서 깊은 고장이다.

연길에서 유수시까지 뻐스로 4시간, 유수에서 또 택시로 연화향까지 1시간, 교통이 발달한 지금도 연화향까지 가느라면 지루히도 멀고 편벽한 느낌인데 과거에는 오죽했을가싶었다.

연화조선족향에 이르니 작지만 깨끗한 마을과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연변사투리가 인상적이였다. 역시 이곳에서도 어디에서나 뿌리를 내리고 억세게 살아가는 우리 민족이 대를 이어 열심히 살아가고있구나 하는 생각에 새삼스런 감동이 일기도 했다.

사라져가는 민족향, 붙잡을수는 없을가

8월 18일 저녁, 유수시인대 부주임이며 연화향당위 서기, 향장인 리장수를 취재했다.

우리들의 대화는 자연히 연화향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들로부터 시작되였다. 리장수서기는 민족향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면 락관적이지 못하다고 진솔하게 고백했다. 거세차게 불어닥친 해외로무바람과 도시진출바람에 연화향도 례외일수는 없었다.

마을 건설과 흥기에 필요한 젊은층들이 모두 마을을 빠져나가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로인들이다. 이때문에 농촌마을은 후생력량의 부족으로 오는 학생원천 감소, 로동력 및 후계자 부족과 마을의 황페화 등 여러가지 문제들에 직면하고있었다.

리장수서기는 한마디로 현재의 연화향 역시 사라져가는 민족향이라고 지적했다. 언제까지 연명할지는 모르겠지만 이같은 현상을 개변하려면 고향 떠난 농민들이 다시 찾아올수 있게끔 살기 좋은 마을로 건설해야 한다. 살기 좋은 마을로 건설하는것을 리장수서기는 공산주의를 실현하는것에 비유했다. 그만큼 한국이나 도시생활에 비견될만큼 유혹적인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안락한 생활거주조건이 구비되자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긴 세월이 흘러야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결코 알수 없기때문이다.

축제나 명절때면 항상 민족복장차림으로 단장하는 연화조선족향 촌민들

민족향의 민족후비력량이 없는것이 민족향의 운명을 더욱 위협하고있다고 리장수서기는 강조했다. 현재까지 리장수서기는 연화향에서 당위서기와 향장 직무를 23년간이나 맡아하고있지만 연화향을 떠나려고 해도 솔직히 연화향의 미래를 이끌어나갈수 있는 선진성과 대표성을 구비한 우수한 민족간부후임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터놓았다.

사람들이 돈벌이 떠나면서 여러가지 원인으로 화목하던 가정이 파탄되고 자녀교양이 따라가지 못하니 당지에서 우수한 우리 민족 후대들이 나올리 만무하고 지역사회를 이끌어나갈 리더십을 갖춘 후계자는 더욱 찾기 힘들기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리장수서기가 우리 민족이 개척한 땅인 연화향을 다년간 줄곧 쉽게 떠나지 못하는 원인이기도 했다.

리장수서기는 민족향을 지킨다는 말보다는 차라리 사라지는 민족향의 운명을 얼마나 더 오래 연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가 하는것이 더 실제적이고 절박한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조선족들이 눈앞의 리익에만 눈길을 돌리지 말고 보다 장원한 안광을 가지고 땅과 고향마을에 대한 인식을 제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땅은 차지하고 사는 사람이 주인

연화조선족향이 조선족들이 개척한 땅임에는 누구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다년간 마을사람들이 떠나가고 살지 않게 되자 애써 개척해놓은 적잖은 땅들이 부근 다른 마을사람들의 소유로 넘어간 안타까운 실례들이 적지 않다.

《특히 연화땅은 우리 민족이 피땀으로 개간한 땅입니다. 바로 우리가 영원히 살아야 하는 우리의 땅입니다. 우리가 그 땅을 차지하고 살면 그 땅은 결국 우리의 땅이 되는것입니다.》 리장수서기의 땅과 주인에 대한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일가견이다.

이와 함께 연화향에서는 농업합작사 경영규모를 확대하고 전 향 토지류통을 추진하면서 토지분산경영으로부터 규모적인 경영으로 땅을 지키고 효과성을 극대화시키는 변화를 실천에 옮기고있다.

무연히 펼쳐진 연화벌에 올해도 벼풍수가 예상된다.

연화향에서 나는 연화입쌀은 유수입쌀 브랜드로 되고있다.

리장수서기에 따르면 올해 이미 5300무에 달하는 전 향 토지류통을 실현해 전 성 1류벼재배기지를 건설하였으며 《유수입쌀》첨단브랜드를 이미 창출했다. 마을에 건설된 천풍미업유한회사는 년간 가공량이 2만톤이 넘으며 생산액이 7500만원에 달한다.

마을이 잘살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되여야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오는 법이다. 그동안 리장수서기는 연화향에 천지개벽의 변화를 일으켰는데 마을은 물론 집집마다에 이르는 콘크리트길을 건설했고 주민들이 레저와 오락, 건신을 즐길수 있는 연화문화광장을 건설하고 록화, 량화, 미화에 중시를 돌려 마을을 아름답고 살기 좋은 오붓한 삶의 터전으로 건설해놓았다.

특히 리장수서기는 부임후 줄곧 골치거리로 되고있던 연청하천 조절땜을 건설하여 연화농민들의 논농사 담보의 60년 숙망을 이루어놓았다. 최근년간 리장수서기가 연화향의 주요책임자로 동분서주하면서 연화향의 각종 건설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1억여원에 달하는데 연화향 인구당 투자액으로 계산하면 3만 1440원이나 된다.

우리 민족이 뭉쳐 오손도손 살아가는 마을 만들고싶어

《마을이 사라지면 땅도 사라집니다. 우리가 민족향의 운명을 얼마나 연장시키는가 하는것은 우리가 얼마나 이 땅에서 뭉쳐서 살아가는가 하는것입니다.》

리장수서기는 현재 연화향의 마을마다 산산이 흩어진 농가들이 많은데 이들을 한데 묶어세우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흩어져 살지 말고 조선족들이 한데 모여서 서로 돕고 지지하고 어울려 오손도손 살면서 풋풋한 인정이 넘치는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흩어진 농민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리장수서기는 향후 연화향의 3개 촌, 9개 자연툰을 합쳐 22채의 3층식 조선민족특색주택단지와 45채의 민족풍격 단층집으로 개조해 생활봉사기능이 완벽한 도시화한 집중촌을 건설할 구상이다.

연화향 설립 50돐 경축행사에서 연화향의 발전을 위한 우등불 점화를 하는 리장수서기(오른쪽)

리장수서기는 집중촌건설과 함께 1만 2000무의 고표준 현대화 량질입쌀생산기지를 건설해 연화향을 살기 좋고 관광을 일체화한 조선족민속특색향으로 건설하고싶다고 밝혔다.

생태적인 거주환경을 당당한 명함장으로 삼아 우리 민족이 함께 모여 서로 돕고 의지하면서 오손도손 살아가는 인정 넘치는 전원마을을 만들고싶은것이 바로 리장수서기의 절실한 소망이였다.

날이 갈수록 뿔뿔이 흩어져가고있는 허다한 민족마을들의 황페화와 그 안타까운 현실속에서 리장수서기가 내놓은 민족집중촌 구상은 어쩌면 어차피 우리 민족이 개척하고 걸구어놓은 우리의 땅을 지키고 이 땅에서 자손만대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에게는 또 하나의 소중한 귀감이지 않을가 생각된다.

길림신문 안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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