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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범행을 시인한 피의자 박춘봉이 지난 1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를 나서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박춘봉, 계약서에 이름도 안쓰고, 휴대전화 번호는 해지…여죄 의구심 커져
전 거주지서 1차로 시신 토막·반지하방 옮겨 훼손…1주일간 시신 보관
"대부분 도보로 이동, 일부 택시 이용" 진술…신빙성에 의문 여전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류수현 기자 =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박춘봉(55·중국 국적)이 오로지 시신처리를 위해 교동 반지하방을 계약한 것이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계약 시 이름을 밝히지 않고 연락처로는 타인 명의 휴대전화를 기재했다가 곧 해지하는 등 처음부터 치밀하게 시신훼손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여죄와 조력자의 존재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박이 동거녀 김모(48·중국 국적)씨를 전 주거지에서 살해한 날 오후 이곳에서 200여m 떨어진 교동에 반지하방을 새로 가계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오후 2시에서 오후 4시 사이 박은 말싸움 중 동거녀 김씨를 목졸라 살해했다.
앞서 박은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를 주장하려고 "밀쳤더니 숨졌다"고 진술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김씨는 목졸려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하는 범행은 철저히 계획됐고, 치밀했다.
이후 박은 오후 6시께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가 교동 반지하방을 가계약한 뒤 돌아왔다.
전 주거지는 지난달 10일 이미 계약이 만료됐지만 박은 옮기지 않고 있다가 김씨 살해 후 불과 2∼4시간 만에 새집을 구한 것이다.
보증금도 없이 선금으로 22만원만 냈고 계약서에는 이름도 적지 않은 채 휴대전화 번호만 기재했다.
불법체류자로서 자기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없었던 박이 번호를 남긴 휴대전화는 타인 명의였다. 이 전화번호는 추후(이달 1일) 새 휴대전화 번호를 개통하면서 해지해버린다.
새 전화번호는 여동생의 명의로 개통한 것으로, 박은 단말기는 교체하지 않고 번호만 바꿨다.
이름도 적지 않고 계약서를 작성한 뒤 유일한 연락처인 휴대전화 번호까지 폐기했다는 점은 애초에 박이 반지하방을 계약한 것이 시신 훼손을 목적으로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경찰 관계자는 "반지하방은 단독주택 원룸치고는 욕실이 굉장히 넓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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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산 토막살인 용의자 거주 주택지난 12일 오후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사건의 박봉춘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수원 구도심의 단독주택 앞에서 경찰 병력이 경계를 서고 있다. |
전 주거지는 이미 사용 중인 곳이어서 선택의 기회가 없었겠지만, 반지하방은 시신을 훼손할 목적으로 욕실이 넓은 곳을 골랐다고 추론할 수 있다.
아직 박의 시간대별 행적은 완벽히 조사되지 않았다.
박은 지난달 26일 이후 확인되지 않은 시점에 전 주거지에서 시신을 1차로 상당부분 토막낸 뒤 도보로 반지하방으로 시신을 옮겼고 이곳에서 나머지 부분을 잔혹하게 훼손해 팔달산 등 4곳에 유기했다.
전 주거지는 새로 도배됐지만 이곳에서도 인혈 반응이 확인돼 경찰은
DNA분석을 국과수에 의뢰한 상태다.
추가 조사를 통해 자가용은커녕 운전면허도 없는 박이 시신을 어떻게 임시 거처인 월세방까지 어떻게 옮겼는지에 대한 의문은 일부 해소됐다.
전 주거지에서 이미 시신을 토막냈기 때문에 교동 반지하방까지 도보로 이동이 가능했던 것이다. 팔달산과 수원천변도 마찬가지다.
경찰이 주변
CC(폐쇄회로)
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이달 3일 오전 2시께 박은 반지하방에서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팔달산 쪽으로 향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은 이 부분에 대해 '과일을 들고 산을 올랐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아직 자기방어적인 진술을 주로 하고 있어 확인될 때까진 신뢰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경찰이 추정하는대로, 이달 3일 시신 일부분을 팔달산에 유기한 것이라면 박은 시신을 무려 1주일간 집에 보관했다는 말이 된다.
다만 수원 오목천동까지 5㎞가 넘는 거리를 어떻게 갔는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은 대부분 도보로 이동했다"며 "김씨의 머리 등을 유기한 수원 오목천동까진 택시를 타고 갔다는 진술은 있었는데 아직 수사진에 의해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조력자가 없는 이상, 버스를 타고 갔을리는 없어 이동수단은 택시가 맞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사람의 머리를 넣은 비닐봉지를 들고 택시를 탔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어보여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아직 수습하지 못한 김씨의 한쪽 팔과 다리 등 시신을 수색하고 있으며, 오는 19일인 검찰 송치시점을 고려해 금명간 박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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