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 살인’ 이후 조선족 주민·인력시장도 기피
수원 팔달산 조선족 토막살인사건 이후 조선족 밀집 지역 주민들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조선족에 대한 편견 섞인 시선 탓에 조선족들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여서 지역 주민은 주민대로, 조선족은 조선족대로 불편한 마음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대표적인 조선족 밀집 지역인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소재 거리를 지나던 인근 지역 주민 한모(여·44) 씨는 “특정 인종에 대해 편견을 갖는 것은 좋지 않지만, 수원 살인 사건 이후로 조선족들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학생인 자녀들에게 일찍 귀가하라고 하고 남편한테도 늦게까지 회식하지 말고 일찍 집에 들어오라고 하는데도 너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지역 상인들도 불안감을 나타냈다. A 상점을 운영하는 이모(30) 씨는 “사건 이후로 길을 걸을 때 조선족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고 괜히 시비가 될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일부러 더 노력한다”고 말했다. 24시간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이모(56) 씨는 “조선족 손님들의 심기를 거스르게 하지 않도록 말투도 더 부드럽게 하며 조심한다”고 말했다.
고용시장에서도 조선족 기피 움직임도 생기고 있다. P 취업소개소 관계자는 “요즘 경기가 안 좋아 일자리가 많이 없는 편이기도 하지만, 고용시장에서 조선족들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편”이라면서 “수원 살인 사건 이후 고용주가 바라보는 조선족에 대한 시각이 더 부정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인지 조선족 구직자를 연결시켜 주려고 하면 안 받겠다는 고용주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족들은 조선족대로 불만이 깊어지고 있다. 대림동에서 만난 조선족 이모(47) 씨는 “조선족들끼리 만나 수원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우리가 그런 사람 때문에 욕 먹는 것이 너무 화난다”면서 “한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조선족 모두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한편 경찰은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으로 국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을 감안, 지난 15일부터 3주간 외국인 밀집지역에 대한 특별 방범 활동에 나섰다. 경비·생활안전·외사·수사 기능이 합동으로 외국인 밀집지역에 치안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등록외국인 수가 7000명 이상이거나 등록외국인 비율이 전체 주민의 4% 이상을 차지하는 ‘가’급 지역엔 703명을 상근 배치한다. 또 등록 외국인수가 4000명 이상 또는 주민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나’급 지역엔 야간시간대 경력을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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