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뉴시스】조명규 기자 = 강원 춘천시에 사는 중국동포 A씨. 최근 오원춘에 이은 박춘봉 살인사건으로 심기가 불편하다.
이름 한번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지만 같은 중국동포라는 이유만으로 살인사건에 대한 불편한 시선과 질문을 받곤 한다.
A씨는 "한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조선족에 대한 편견이 있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내가 살던 지역을 평가하고 하대하는 경향이 있다. 듣는 당사자는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밀매가 실제 일어나는지, 살인사건이 많이 일어나는지, 영화가 사실인지 왜 나한테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극소수의 사람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다"며 "이런 사건이 한번 터질 때 마다 눈치까지 봐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원주시에 사는 중국동포 B씨는 "조선족이라며 비하하고 이상하게 묘사한 방송과 영화들도 문제다"며 "편견이 뿌리 깊게 박혀있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도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모두 2만3738명. 이중 한국계 중국동포는 3941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농업, 일용직, 간병 등 3D 업종에 대한 내국인 인력부족으로 중국동포 유입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나 정착 프로그램은 타 외국인들과 달리 전무한 수준이다. 사회 전반에 걸친 '조선족'이라는 편견은 이들을 우리사회 밖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 곽재석 원장은 "한국사회에서 중국동포를 바라보는 시선은 직업적으로 열등하고 힘든 더러운 일을 하는 계층으로 고정화됐다"며 "편견을 버리고 이들을 적극 포용할 수 있는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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