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사건 연루돼 벌금 선고까지… 모욕당했다며 상담 신청도 늘어
서울 강동구 암사동 한 목욕탕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 동포 이모(여·48) 씨는 보름 전쯤 억울한 일을 당했다. 손님 두 명이 목욕탕 안에서 소란스럽게 이야기해 “조용히 해달라”고 하자, 이들은 “조선족 XX”라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들은 한참 욕설을 한 뒤에도 이 씨에 대한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이 씨가 퇴근할 때까지 약 1시간 30분을 기다려 목욕탕에서 나오는 이 씨에게 달려들었다. 이 씨는 지난달 30일 두 여성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 강동경찰서를 찾아 “조선족이란 이유만으로 차별받는 것 같아 서러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 등 최근 조선족에 의한 강력 범죄가 발생하면서 ‘조선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매를 맞거나 무시당하는 중국 동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중국동포복지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5월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사우나에서 조선족 김모(48) 씨가 사우나 주인으로부터 “조선족 놈들은 너무 더럽다”는 등 모욕을 당했다. 김 씨는 “숙소가 마땅치 않아 사우나에서 생활했는데 물건이 허락 없이 치워져 있어 사우나 주인에게 물었더니, 조선족 놈들은 더러워서 상대를 못 하겠다, 한국에서 못살게 해주겠다며 모욕적인 말을 해댔다”고 토로했다. 이후 싸움이 커지면서 김 씨는 폭행사건에 연루됐고, 결국 법원으로부터 300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연구소 관계자는 “조선족에 의한 흉악 범죄 때문에 많은 중국 동포들이 무조건 범죄자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그런 편견 속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하거나 모욕을 당했다며
상담을 신청하는 건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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