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출책이 여권을 들고 범행을 시인하는 휴대전화 동영상.(강북경찰서 제공)© News1 |
서울 강북경찰서는 중국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보이스피싱으로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총책 차모(30)씨와 인출책 신모(25)씨 등 중국동포 8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31일부터 올해 1월23일까지 조건 만남, 알몸 채팅 피싱(몸캠), 기관 사칭 파밍, 대출사기 등을 통해 피해자 54명으로부터 총 2억9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차씨는 보이스피싱과 범행에 사용할 대포통장 모집 등을 위해 중국에 최소 2개의 콜센터를 마련하고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에 들어온 중국동포 7명을 인출책으로 고용해 인출금의 5~7%를 수수료로 주면서 범행을 저질렀다.
차씨는 중국 모바일 메신저에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콜센터와 인출책들을 실시간으로 지휘했고 인출책들은 국내에서 피해금을 인출한 뒤 중국으로 보내는 등 수법으로 '돈 세탁'을 했다.
통장 모집은 취업과 대출 등을 빙자한 전화사기, 아르바이트 사이트 광고, 위장사이트 운영 등을 통해 이뤄졌고 이들의 범행에 쓰인 대포통장은 최소 35개에 달했다.
경찰조사 결과 차씨는 지난달 23일 인출책 3명이 잡히자 중국의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과 콜센터 매매에다 대포통장 57개를 개당 80만원씩 총 4560만원에 매매하는 협상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씨는 외국인이 밀집한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의 한 빌라에 중국 도박 게임기 2대를 설치해 지난달 1~23일 불법 게임장을 운영하면서 하루 50만~6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중국에서 게임기 7대를 추가로 들여오려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지난해 4월 입국한 차씨는 경찰조사에서 "나는 도박장 운영과 대포통장 소개만 했을 뿐 보이스피싱과는 관련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차씨의 통장 거래내역 등을 확인해 그를 총책으로 특정했다.
차씨의 휴대전화에는 인출책으로 추정되는 한 중국동포가 차씨에게 폭행을 당한 후 여권을 펴든 채 보이스피싱 범행을 시인하는 동영상이 담겨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인출금을 횡령한 공범을 폭행한 후 자백 동영상을 촬영해 신고하지 못하도록 한 뒤 쫓아내는 조폭식 협박 수법을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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