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서울시가 중국 동포들이 많이 모여 사는 영등포구 대림동에 차이나타운 조성을 검토했다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조성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대림동 일대에 중국인 생활 문화를 재현하고 중국풍 공연장과 중국 문화원, 중국 어학원 등을 유치해 관광 명소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양한 중국 전통문화 예술 행사를 지원하고 차이나타운 상징 조형물도 설치하는 방안 등도 검토했다.
대림동은 구로구 가리봉동과 함께 중국 동포들이 몰려 사는 단순한 밀집주거지였다.
그러다 2002년을 전후해 중국 식당과 술집, 상점 등이 대거 등장하면서 중국 동포들의 독자적 공동체가 형성됐다. 특히 대림2동은 현재 등록 외국인 1만 3천853명 가운데 96.9%인 1만 3천390명이 중국 국적일 정도다.
그러나 차이나타운 추진 소식이 알려진 뒤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자 시는 차이나타운 사업을 더이상 공론화하지 않기로 했다.
내국인 주민뿐 아니라 중국 동포들도 '차이나타운'이 아닌 '중국 동포 타운'으로 조성해야 한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대신 범죄예방디자인 적용, 시장 현대화 사업 등으로 이 지역의 주거환경 등을 개선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차이나타운이나 동포거리 조성 등 이 지역을 관광자원화하는 것은 아직은 주민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우선 이 지역의 환경 개선 등을 하면서 분위기가 좀 더 무르익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차이나타운을 조성하려다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는 2002년과 2007년 화교들이 많이 사는 마포구 연남동에도 중국풍 정원을 조성하고 거리를 중국풍으로 꾸미는 등 차이나타운 조성을 추진했다.
당시에도 주민들의 반발로 차이나타운 조성 계획은 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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