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사기단이 '조선족 사투리'를 쓸 것이란 선입견은 이제 버려야 할 때가 됐다.
과거 보이스피싱 사기단 대부분이 중국 조선족을 이용했다면, 최근 들어 내국인을 고용해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수법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2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붙잡힌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A(33)씨는 중국 내 보이스피싱 전문 조직에 들어가 범행 수법을 전수받고 나서 독립해 중국 칭다오의 한 아파트에 콜센터 사무실을 마련했다.
중국에서 손쉽게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며 공범들의 환심을 산 A씨는 이들의 항공료와 체재비도 모두 부담했다.
이후 이들에게 2∼3주에 걸쳐 사기 및 상담 기법을 집중적으로 교육한 뒤 현장에 투입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고 대출을 받으려고 사기단에 전화를 건 피해자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말에 의심 없이 속아 수수료를 입금했다.
사기단은 더 많은 돈을 뜯어내려고 법무팀과 심사팀으로 역할을 나누기도 했다.
이렇게 돈을 뜯긴 피해자는 700여명에 달한다. 피해 금액도 약 31억원에 이른다.
A씨 등은 사기를 쳐 뜯어낸 돈 대부분을 유흥비로 사용했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사기단 규모는 63명이다.
경찰은 A씨와 조직원 1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공범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중국에 있는 또 다른 총책과 콜센터 근무자 등 11명을 지명수배하는 한편 대포통장 판매자 30명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이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사기에 당하지 않으려면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를 통한 대출상담 등 금융거래에 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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