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서울시에서 이뤄진 국제결혼은 2005년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국제결혼 건수는 2005년 1만1507건까지 급격히 늘어났다가 작년 5133건까지 줄어들었다. 2007년 방문취업제 도입 등으로 중국 동포가 국내에 입국하는 것이 쉬워지면서 중국 국적의 결혼 이민자 숫자가 크게 줄어든 것이 국제결혼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21일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에 거주하는 남성이 중국 국적의 아내를 맞이한 국제결혼은 2005년 6177건에서 작년 1193건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인 여성이 중국 국적의 남편과 결혼한 경우도 2005년 1973건에서 작년 511건으로 줄었다.
서울시 관계자와 중국 동포들은 "2007년 방문취업제 도입 등으로 중국 동포들이 한국 국적의 배우자와 결혼을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쉽게 한국에 들어올 수 있게 됐다"며 "이런 변화가 국제결혼에 대한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2007년 3월부터 실시된 방문취업제로 중국 동포가 국내에 들어와 일을 하는 것이 쉬워졌고, 점차 그들의 한국행을 가로막는 문턱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한국 국적자와의 국제결혼이 자연스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배우자 중 중국 국적자의 비중도 줄어들었다. 2005년 서울시의 국제결혼 중 중국인 배우자를 맞이한 경우는 8150건으로 전체의 70.8%를 차지했는데, 작년에는 서울시 국제결혼 5133건 중 배우자가 중국 국적자였던 경우는 전체의 33.2%(1704건)였다. 작년 기준으로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의 국적은 여전히 중국(1193건)이 가장 많았고 베트남(493건)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외국인 남성의 국적은 미국(649건), 중국(511건), 일본(231건) 순이었다. 외국인 남편의 경우에도 2003년부터 2012년까지는 중국 국적자가 가장 많았으나, 2013년부터는 미국 국적자인 경우가 더 많았다.
작년 기준으로 서울시의 국제결혼 건수(5133건)는 경기도(5719건)에 이어 전국에서 둘째로 많다. 통계 담당자는 "보통 국제결혼이 농촌 지역에서 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구가 집중된 도시 지역에서 훨씬 더 많이 이뤄진다"고 했다. 특히 한국인 여성이 외국인 남편과 결혼하는 국제결혼은 작년 서울(2111건)에서 가장 많았다. 서울시의 자치구별로 보면 작년 국제결혼 건수는 영등포구(320건), 강남구(319건), 관악구(312건), 구로구(311건) 순으로 많았다. 이 중 강남구의 경우엔 한국인 남편이 외국인 아내와 결혼한 경우(155건)보다 한국인 아내가 외국인 남편과 결혼한 경우(164건)가 더 많았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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