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이나 발명의 탄생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곳에서 빛을 발할 때가 있다. 두통약으로 개발했던 코카콜라가 청량음료수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비슷한 경우로 텐센트(腾讯)사가 최근 휴대폰에 내장된 자사프로그램인 위챗(微信)에 붉은봉투(红包)라는 이름의 이체, 결제 서비스를 포함시킨것 역시 어찌보면 같은 맥락이라 할수 있다. 위챗 머니 기능이 9월 10일 교사절을 지나면서 촌지(寸志)와 엮일 줄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교사절을 계기로 그동안의 가르침에 대하여 고마움을 전하는 것은 어쩌면 례의바른 삶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고마움은 언제부터인가 재물로 환산되였고 례의라고 보기도, 뢰물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중간 정도의 액수로 커져버렸다.
촌지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교육당국과 학교들은 촌지를 금지시켰고 올해도 나름 여러 방안을 내놓았다. 촌지를 주고 받는 학부모와 교사의 만남을 차단하기 위하여 당일 학부모의 학교진입을 금지하는가 하면 학부모에게 촌지를 거절한다는 호소문을 보내기도 하였고 교원들을 상대로 관련규정에 따라 엄벌할 것이라는 통지문을 보내기도 하였다.
아마 붉은봉투라는 복병이 없었다면 촌지문제가 어느정도 개선되였다고 할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챗에서의 붉은봉투 기능의 등장은 보다 새로운 촌지나눔의 통로를 마련하면서 모두를 난감하게 만들고있다. 만약 위챗에 붉은봉투 기능이 없었다면 적어도“올해는 위챗의 훙바오기능으로 촌지를 보냈다”고 이야기하는 학부모의 목소리가 들리지는 않았을것이다.
신생사물에 속하는 붉은봉투기능활용까지 생각하는 부모의 립장을 보면 결국 인지상정에 속하는“내 자식 잘 봐주십사”라는 소박한 생각에서 출발하고 있고 “다 주는데 나만 안주면 우리 아이가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시작되였음을 알수 있다.
이처럼 촌지문제가 자녀들의 불평등에 대한 학부모들의 두려움임에 있음을 알았다면 해결은 조금 쉬워진다. 학급장이나 특기생을 뽑는 일에서 교사들의 개입을 줄이고 객관적으로 그리고 공정하게 학생평가를 하면서 아이들을 골고루 사랑하게 되면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금방 사라지게 된다.
1985년부터 실시된 교사절이 올해로 31번째를 맞았다.학부모들이 휴대폰의 위챗머니 기능까지 활용하면서 촌지에 집착하기보다는 진정으로 작지만 정성이 담긴 선물로 교원절의 의미를 되새기는게 서로간 진정으로 의미있는 기념이 아닐가 생각된다. 다음번 교사절에는 당당하게 그리고 작지만 소중한 선물을 선생님께 드리는 해맑은 두 눈의 아이들을 보고 싶다.
연변일보 정은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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