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서 기도하던 60대 여성 찌른
50대 中피의자 살인 혐의 적용
중국인들 강력 범죄 잇따르자
‘비자 입국 전환’ 청원 수천명 몰려
“범죄 늘고 땅값만 올라” 목소리
외국인 혐오증으로 확산 우려도
제주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성당에서 기도하던 6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등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제주도민의 불안감이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비자 없이 손쉽게 제주에 입국할 수 있는 무사증 제도를 폐지하라는 인터넷 청원운동이 시작되는 등 외국인 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 17일 오전 8시45분쯤 제주시 연동에 있는 한 성당에 침입해 기도 중이던 A(61ㆍ여)씨의 가슴과 복부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혐의(살인)로 중국인 B(50)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18일 신청했다. A씨는 사건 발생 직후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18일 오전 숨졌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바람을 피고 도망간 전 부인들에 대한 원한이 있었는데 성당에서 여성이 혼자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전 부인들이 생각나서 홧김에 범행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경찰은‘묻지마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14일 오전 2시41분쯤 제주시 삼도1동에서 중국인 C(28)씨가 술에 취한 채 승용차를 운전하다 길을 건너던 D(52)씨를 치어 중상을 입혔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재중동포로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였다.
지난 9일 밤에는 제주시 연동의 한 음식점에서 E(37)씨 등 중국인 관광객 8명이 여주인을 집단 폭행했고, 지난 5월에는 관광가이드로 일하던 중국인 G(33)씨가 평소에 알고 지내던 중국인 여성 H(23)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돈을 뺏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로 구속됐다.
이처럼 중국인 범죄자 잇따르는 것은 무사증 입국 제도가 정착되면서 중국인들이 관광 목적 외에도 돈벌이를 위해 제주에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제주에서 범죄를 저지른 중국인은 260명으로, 10년 전인 2006년 23명과 비교하면 11배 이상 급증했다. 올 들어서도 8월말 현재 279명이 검거되는 등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입된 무사증(무비자) 제도를 폐지하는 등 제주지역에 대한 외국인 출입국 관리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18일 한 누리꾼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 ‘제주도 무비자입국에서 비자입국으로 전환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이슈 청원을 발의했다. 서명운동은 1만 명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으며, 청원이 발의된 지 10시간 만에 3,000명을 돌파했다.
누리꾼들은 ‘중국인들 안 왔으면 좋겠어요’ ‘중국인들 못 들어오게 해주세요’‘무비자입국은 미친 짓입니다’ 등 중국인을 배척하는 댓글을 남겼다. 직장인 박모(38)씨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는 것 같지도 않고, 오히려 땅값만 오르고 범죄가 급증해 중국인에 대한 불만만 커지고 있다”며 “무조건적인 관광객 유치보다는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변화는 물론 외국인 범죄 예방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제주 중국총영사관에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청하는 등 제주에서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