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이상 여성 고용률 증가
식당 보조·가사도우미 나서
조선족 종업원들과 갈등도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40∼50대 한국여성들이 대거 인력 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일터로 나온 중년 여성들은 조선족들이 주로 하던 가사도우미나 음식점 보조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식당 등에서는 기존에 일하던 조선족 종업원을 해고하고 한국인을 새로 채용하면서 양측 간에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50대 여성 고용률은 2006년 53.9%에서 지난해 61.8%로 10년 만에 7.9%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 여성 고용률은 63.8%에서 65.8%로 2.0%포인트 올랐고, 60대 이상 여성 고용률도 28.1%에서 30.0%로 1.9%포인트 높아졌다. 평균 수명 증가로 일하는 중년 여성들이 자연스레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일터를 찾는 중년 여성들이 많아진 탓이란 분석이다.
특히 생업 전선에 나선 중년 여성들은 장시간 중노동을 해야 하는 일도 피하지 않고 있다. 식당 보조, 가사도우미 등 조선족이 많던 업종에 국내 여성들이 뛰어들면서 곳곳에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 수원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52) 씨는 “지난 6∼7년 동안 계속 조선족 종업원을 고용했는데 최근에는 인력사무소에 한국 중년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주로 국내 여성들을 채용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조선족들은 아무래도 한국인과 정서적으로 거리감이 있기 때문에 같이 일하다 보면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긴다”며 “인건비가 비슷하다면 한국인을 채용하는 게 고용주 입장에서는 더 편하다”고 설명했다.
인력사무소 업계 관계자들도 최근 한국 중년 여성들이 대거 일터로 나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 계양구에서 13년째 여성 인력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여·44) 씨는 “구직자 중 90% 이상이 40∼50대 여성들”이라며 “과거에는 구직자들의 연령대도 다양했고 아르바이트로 가볍게 일자리를 구하려는 여성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구하려는 40대 이상 여성들이 확실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수원시의 한 인력사무소 대표 정모(54) 씨는 “한국인 구직자가 늘어나면서 조선족들을 찾는 고용주들이 자연스럽게 줄었다”며 “왜 일을 주지 않느냐고 따지는 조선족들이 늘어나 인력사무소를 운영하는 내 입장도 난감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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