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미제 '병방동 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추적 성공
인천경찰, 2013년부터 재수사...쪽지문 수차례 감정·DNA 용의자 가족과 대조 '일치' 판정
▲ 당시 계양경찰서가 배포한 병방동 60대 여성 살인 사건의 용의자 몽타주. /사진제공=인천경찰청
중국으로 출국한 범인 신병확보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 등 요청
경찰이 11년 전 인천 계양구 병방동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DNA(유전자) 분석 기법으로 특정해 추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행보다 더 잔혹한 수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해 경찰 내부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건으로 꼽혀왔다.
다만 경찰은 용의자가 해외에 있어 신병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기사 19면
인천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병방동 60대 여성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조선족 A(40)씨를 지목해 뒤를 쫓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2008년 8월18일 오전 5시50분쯤 병방동 한 아파트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주부 B(당시 63세)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알몸 상태였고 몸 전체에 멍 자국이 있었다. 특히 특정부위가 심하게 훼손돼 경찰들을 경악하게 했다.
당시 경찰은 4개 강력팀에 20여명의 형사를 투입해 수사본부를 구성하는 등 대대적 수사를 벌였으나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그렇게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 듯했으나 수년이 지난 뒤 현장에 남아 있던 흔적들로 인해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2013년 재수사에 나선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차량 외부에 묻은 '쪽지문'(지문의 일부만 남아 있는 상태)과 B씨 상체에서 채취한 'DNA'에 주목했다.
경찰은 으깨진 지문을 수차례 감정한 끝에 지문 주인이 A씨임을 확인했다.
그 다음 국내에 있는 A씨 가족을 어렵게 찾아내 이들의 DNA와 범인이 B씨 몸에 남긴 DNA를 대조한 결과, 사실상 '일치하다'는 판정을 얻어냈다.
모든 증거가 용의자로 A씨를 가리키는 순간이었다.
경찰은 A씨 가족으로부터 "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한 그가 한국말을 잘하지 못했고 평소 폭력성을 보였다"는 의미 있는 진술도 확보했다. A씨가 인천에 연고가 없었고 경기도에서 막일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재까지 A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A씨가 이미 2010년 중국으로 출국했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2016년 12월 A씨를 기소 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하는 한편,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적색수배를 내리고 A씨의 소재지를 추적 중이다.
이덕복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장은 "병방동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특정했지만 그가 중국에 있어 신병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용의자의 신병을 기필코 확보해 피해자의 원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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