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갇혀 움직일수 없게 된 박군걸기자의 승용차(박군걸기자 제공).
지난 11월 17일에 연변지역을 강타한 폭설로 인한 각종 재난과 사고소식이 빈번한 가운데 연변주 화룡시소방대대에서 발부한 한편의 기사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해당 기사는 중국뉴스넷을 비롯해 신화넷, 중국넷, 국제온라인, 시나넷 등 국내 주요 뉴스사이트에 전재되면서 수많은 네티즌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고있다.
기자는 일전 이 기사속의 조난자의 한사람인 《연변조간》신문사 《해란강닷콤》의 박군걸 촬영기자를 만나 그날의 조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 11월 17일, 박군걸기자는 연변의 첫눈을 누구보다 아름답고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 친구와 함께 이도백하로 설경촬영을 떠났다. 폭설이 내릴때 이도백하로 가본 경험이 전혀 없는 그들로는 위험천만한 결단이였지만 남들이 담을수 없는 설경을 직접 찍을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 흥분되기만 하였다.
오전 10시 좌우에 연길을 떠난 이들은 질척거리는 눈때문에 오후 5시가 거의 되여서야 S202 성급도로 선봉령구간에 도착했다. 평상시 2시간 가량이면 도착할 곳이였지만 눈때문에 7시간을 허비한것이다. 그나마 굽이굽이 올리막길만 30리인 선봉령을 간신히 톺아오르는데 설상가상이랄가 앞에서 같은 방향으로 달리던 중형화물차가 눈으로 뒤덮인 길 한가운데 멈춰서 있었다. 두번째 관경대를 지나 한 5킬로쯤 달렸을 지점이였다. 차에서 내려 물어서야 너무나 많이 쌓인 눈때문에 꼼짝할수 없게 되였음을 알게 되였다. 뒤따르던 3대의 차량들도 모두 눈길에 발목을 잡히고말았다. 뒤따르던 차량 탑승자들 7명이 일제히 동원돼 4시간 동안 안깐 힘을 써가며 화물차를 밀어보았지만 역부족이였다.
어둠속에서 중형화물차를 밀어보았으나 역부족이였다.
차안에서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며 밤을 새워야 했다(오른쪽 박군걸기자).
인가까지 걸어가서 방도를 대보자는 사람도 있었고 차에서 날을 새면 방도가 생길거라는 사람도 있었다. 가장 가까운 인가라야 30리 밖에 있었으니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간다는것도 또한 무리였다. 새로운 전환점이 생기기를 기대하며 추위와 두려움과 허기를 무릅쓰고 차안에서 하루밤을 지냈지만 상황은 더욱더 악화돼갔다. 차량주위에는 어느새 눈이 130센치메터를 훌쩍 넘을 정도로 쌓여있었고 그로 인해 앞뒤분간마저 어려운 상황, 결국 아침 6시 50분에 화룡시119구조대에 구조신청을 하는수밖에 없었다.
신고를 접수한 화룡시119구조대에서는 즉시 혜소봉부중대장을 비롯한 8명의 구조대원과 굴착기 한대를 파견한 뒤 눈속에 갇힌 사람들과 지속적인 련계를 취하며 상황과 위치를 파악했다. 당시 7명의 조난자들에게는 햄 한개가 유일한 식품이였다.
그렇게 눈속에 고립된지 19시간, 추위와 굶주림에 서서히 지쳐가고있을 무렵인 11시 30분경에 드디여 구조대원들이 당도, 고립됐던 운전수들에게 구조용 빵과 햄, 식수들을 나눠주었다. 굶주림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란 박기자는 빵과 햄이 그렇게 맛있는줄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화룡시119구조대 대원들과 조난자들이 힘을 합쳐 눈을 쳐내며 길을 빼고있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박군걸기자의 차는 이미 눈속에 파묻혀 웃뚜껑만 겨우 보일 정도였다. 화룡시119구조대의 8명 구조대원들도 이들을 구조하기 위하여 눈속에서 5시간의 사투를 벌였다.
굴착기가 앞에서 눈을 치고 박군걸기자와 8명의 구조대원들 그리고 기타 차량에 탑승했던 6명이 힘을 합쳐 한시간여의 긴장한 작업을 해서야 눈속에 갇혔던 4대의 차량은 끝내 생사의 갈림길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눈속에 파묻히다싶이 한 차를 파내야 했다.
《세상에 태여나서 이처럼 큰눈에 갇혀보기는 처음이였습니다. 악천후에 먼길을 떠날 때에는 꼭 날씨에 대비하여 충분한 준비를 해야 안전을 담보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을 통해 119구조대가 얼마나 중요하고 구조대원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를 페부로 느꼈습니다.》 박군걸기자의 의미심장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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