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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쓰러진 대륙영웅의 아빠, 적십자가 돕다 (울산=연합뉴스) 가족 생계를 위해 한국에 일하러 온 중국 조선족 동포 허성일(57. 사진 가운데)씨는 울산의 아파트 현장에서 일하다가 뇌경색증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치료비가 없어 어려움에 처하자 울산적십자사가 허씨를 긴급지원 수혜자로 선정했다. 허씨 딸은 중국에서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려다 숨져 영웅 칭호를 받은 가족이라고 적십자사는 설명했다.2014.5.28 <<지방기사 참고. 울산적십자사 제공>> young@yna.co.kr |
막노동하다 쓰러진 조선족 허성일씨 적십자 지원으로 귀국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지난 19일 울산적십자사에 "주위에서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 있는데 적십자사가 꼭 좀 도와줬으면 한다"는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울산적십자사 직원들은 수혜 대상자를 만나기 위해 울산시 남구 좋은삼정병원으로 향했다.
대상자는 중국 조선족 동포 허성일(57)씨였다.
허씨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2013년 정식 H2(방문취업) 비자를 받고 한국을 찾았다.
비자 만료기간이 3년이어서 이 기간 열심히 돈을 모아 가족 곁으로 돌아갈 거라는 부푼 기대를 가지고 왔지만 허씨를 반겨주는 곳은 없었다.
공사현장에서 막노동부터 시작했다. 매서운 추위에 공사를 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막노동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이 울산에 아파트 공사현장이 많다고 해 지난 1월부터 울산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현기증이 난 허씨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졌다.
병원에서 '뇌경색증'으로 편마비 증상이 있어 정상으로 돌아오기가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주위 사람들은 "이만하기 다행이다. 목숨을 잃지 않은 게 어디냐"고 얘기하지만 허씨는 하루빨리 몸을 챙겨 다시 돈을 벌어야만 했다. 중국에 남아있는 아들과 부인을 위해서다.
18년 전인 1996년 허씨는 중국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딸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을 간직하고 있었다.
당시 중국 초등학교 졸업식에 가던 도중 딸 명미(당시 14)양과 친구는 저수지에 빠진 아이를 구하려다가 아이만 구하고 딸과 친구는 그만 목숨을 잃은 것이다.
죽은 딸은 중국에서 '영웅' 칭호까지 받았다.
'대륙의 영웅'의 아빠 허씨가 한국 땅에서 건강 때문에 돈도 벌지 못하고, 병원비 때문에 어려운 사정에 처한 것이다.
허씨의 병원비는 현재까지 대략 650만원인데 그가 한국에서 모은 돈은 월세, 전기세, 전화비 등을 지불하고 나면 15만원 정도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허씨를 도우려고 많은 사람이 애를 썼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지자체 등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울산적십자사는 28일 허씨를 '희망풍차' 긴급지원 대상자로 선정해 의료비 5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좋은삼정병원(이사장 구정회)이 150만원을 지원해 그는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허씨는 "적십자사에서 의료비 지원을 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며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서 몸을 추슬러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거다. 적십자사가 나에게 큰 희망을 줘서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잘 살겠다"고 다짐했다.
'희망풍차'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수요자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희망 컨설턴트 봉사원 2명이 1개 가정에 대해 기초생활, 의료복지, 주거복지, 교육복지 등 4가지 핵심 프로그램 분야를 통합 관리해 집중 지원하며, 수혜자와 자원봉사자, 개인기부자, 사회공헌 기관단체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국민 참여 캠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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