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선률과 가족을 사랑한 전가네 식구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7월9일 10시27분    조회:194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자,자- 다들 준비…》지휘자가 지휘봉을 들어올리는 순간 지휘봉에 맞춰졌던 초점들은 이내 각자앞에 놓여진 악보로 옮겨진다. 그러고는 힘찬 연주곡이 울려퍼지면서 여느 악대와 다름없는 연주의 장이 열린다. 간간이 긴 세월을 거슬러온 낡은 악기들이 내뿜는 음리탈마저 아름답게 들리는 이곳은 룡정시 하서가 과수농장부근에 위치한 전씨네 《음악창고》이다.

클라리넷, 색소폰, 훌류트, 트럼벳, 튜바, 트럼폰, 첼로, 비올라, 바이올린, 기타, 손풍금까지...비록 허름한 창고에 마련된 연주실이긴 하여도 다양한 악기들로 공간을 가득 메운 이곳에서는 매주 금요일 오후면 어김없이 경쾌한 악기연주로 한적한 마을을 깨운다.

전승호(71살)로인이 지휘봉을 잡고있는 이 악대의 10명 연주자들의 평균 년령은 자그마치 69살, 그중 절반 멤버가 전승호로인의 가족성원들로 구성되였다.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 악기연주를 하는 악대성원들

평생을 음악교육사업에 종사한 전씨네 형제중 셋째인 전승호로인은 퇴직후 업여악대를 묶는것이 꿈이였다. 그리하여 2009년 그는 마을의 몇명 이웃사람들과 자그마한 악대 하나를 설립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전씨로인은 잦은 위출혈로 쓰러지고 설상가상으로 뇌경색까지 겹치면서 병마와 사투를 벌이게 되였다. 침대에 누워서 몸조차 가누기 힘들었던 전승호로인의 마음 한켠에는 자나깨나 악대걱정이 앞섰다. 마을무대에 한번 올라보지 못하고 해산위기에 처한 악대를 위해 그는 누워서도 끊임없이 악상을 떠올렸다.

벽에 기대여 앉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되자 음악을 향한 그의 의지는 또다시 꿈틀거렸다.그리하여 지난해 다시 악대 성원들을 불러모으고는 악대의 재기를 꿈꿨다. 뇌경색 후유증으로 손발이 자유자재로 말을 듣지 않았지만 음악을 향한 그의 고집은 누구보다 강인했다. 그리고 두번째 삶을 되찾은 그의 뜻을 떠받든 사람들도 하나둘 나서기 시작했다. 바로 전승호로인의 가족들이였다. 전성호(73살), 전철호(64살), 전영호(62살) 세 형제와 전승호로인의 안해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악대는 몇명 안되던데로부터 단참에 10명으로 늘었다.

 

전씨네 4형제 좌로부터 전철호(64살),전성호(73살),전승호(71세),전영호(62살)

평소 음악을 즐기던 전씨 4형제는 음악을 사랑한 부친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하나같이 음악에 애착을 갖고있던터라 악대에 합류하는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였다. 허나 매 사람앞에 하나씩 놓인 악기를 능숙하게 다루기까지 아마추어인 그들로서는 꾸준한 련습밖에는 별다른 수가 없었다.

전씨 형제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면 연길에서 룡정으로 달려와 전승호로인의 집마당에 마련된 《음악창고》에서 맹련습에 빠졌다가도 랭수 한모금으로 목을 추기고는 또다시 악기를 둘러메고 합주를 이어간다. 겨울이면 연주실에 난방시설이 없는 탓으로 셋째형네 집에 모여 새 악보를 익히고 다들 앞다투어 음악창작에 열을 올릴 때면 모두가 영낙없는 음악전문가였다.

이렇게 전씨네 식구들이 합류한지 1년 남짓이 되는 지금 그들은 경음악, 가곡, 가요 등 여러 쟝르를 넘나드는 10여수의 곡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룰수 있는 정도로 실력을 쌓았다.

오랜세월 자신과 함께 한 바이올린을 소개하는 전승호로인

《솔직히 아마추어들로 무어진 저희 악대는 <완벽>과는 거리가 멀다는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여 꼭 우리들만의 무대를 선보이는게 저의 여생의 유일한 꿈입니다.》거창한듯 들리지만 너무나도 진솔한 전승호로인의 바람이자 악대 전원의 소박한 념원이기도 하다.

전씨네 가족악대의 소문을 듣고 《음악창고》를 찾아온 사람들도 여럿 된다. 그들은 악대에 합류할 실력은 갖추지 못했으나 늦게나마 악기다루기를 배우고싶어했다. 그러면 전승호로인은 그 어떤 대가도 뒤로 한채 가르침에 앞장서 차근차근 기초부터 시작해 배워주면서 초보자들의 구지욕을 채워주기도 한다.

《음악은 음을 재료로 하여 사람들의 고상한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하나의 시간적예술입니다. 그런 예술을 더 사랑하고 많이 실천해나가려 합니다. 그런 음악을 소중한 우리 가족들과 함께 할수 있어서 더없이 행복합니다.》

경제여건상 새 악기들은 장만하지 못하고 악기수리공들한테서 중고악기들만 구입해 사용하면서도 음악 창작과 연주에 열성을 쏟는 전씨네 가족은 오늘도 그렇게 《음악창고》에서 가정화목의 선률을 수놓으며 가족사랑을 꽃피워가고있다.


길림신문
/김영화 기사 심정호 특약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남편이 사망한 뒤 같은 무덤에 들어가고싶지 않다며 이른바 “사후(死後) 리혼”을 신청하는 녀성들이 늘고있다고 일본 슈칸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사후 리혼”은 법률용어는 아니다. 배우자의 죽음 이후 “인척관계 종료 신고서”를 제출, 배우자의 혈족과 관계를 끝내는것을 “사...
  • 2016-09-26
  • 영매처녀의 화상처치를 해주고있는 연길익수당종합문진부의 의료진   “25살 처녀 화상후 치료비걱정에 눈물”이라는 기사가 최근 인터넷길림신문에 발표되면서 룡정시 천보산진에 살고있는 한 처녀가 화상을 입은후 치료비걱정에 울고있는 안타까운 소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사회의 따뜻한 지원의 손길이 이...
  • 2016-09-22
  • 28살 젊은 나이에 한 살배기 아들을 중국 하얼빈에 두고 부산의 방직공장으로 돈 벌러 한국에 왔던 조선족. 식당 주방일과 홀 서빙 등으로 전국을 전전하며 억척같이 돈을 모아 귀화도 하고 30대 후반에는 번듯한 호프집도 운영하며 승승장구했다는 사람. 하지만 이를 시샘이라도 한 걸까? 승승장구하던 시절 갑자기 찾아온...
  • 2016-09-20
  • 최근 들어 배우자를 여의고 홀로 고독하게 살던 로인들이 마음 맞는 상대를 찾아 생활면에서 서로 의지하고 말동무도 하면서 로년을 즐겁게 보내는 로인들이 적지 않다. 일명 “황혼의 로맨스”라고 말할수 있다. 하지만 상대의 재산을 탐내 주동적으로 접근하여 황혼로맨스 “사기극”을 펼치는 사건...
  • 2016-09-18
  • 권희숙 안산국제비즈니스고 교장이 안산 최초의 외국인 전교학생회장 기디연 군을 격려하고 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기디연 안산국제비즈니스고회장 탄생 학급서 '솔선수범' 6명 후보 제치고 당선 "서로돕는 한국문화 세계에 알릴것" 포부 권희숙 교장 "함께하는 프로그램" 강조 "저는 비록 한국사...
  • 2016-09-12
  • 지난 8월 17일, 닛시푸드 연변지사 사무실에서 김파(35세)씨를 만났다. 김파씨에 따르면 상해닛시푸드유한회사는 15년간 부자아빠김치를 비롯해 청록원 훈제오리, 화랑쌀, 어사또 등 세개의 자체 브랜드를&nbs...
  • 2016-09-08
  • 연길시 려객운수소(북역) 맞은켠 예지성무용요가학원에 가면 70대 할머니가 있는데 로인답지 않게 체력이 빼여날뿐만아니라 어려운 동작도 척척 잘 소화한다는 소문을 듣고 23일, 무작정 그곳으로 찾아갔...
  • 2016-08-28
  • 력사적인 도시로 일찍이 춘추전국시대에 오나라의 국도였고 수나라때 대운하가 개통되여 강남쌀의 수송지로 활력을 과시으며 항주와 더불어 “천상천당 지하소항”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번영한 소주는 오늘날 많은 외국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서로 다투어 찾는 명승지이다. 소주에서도 우리 조선족은 활약하고 있다...
  • 2016-08-24
  • 어린 시절 접한 사진 한장의 감동이 한 남성의 일생에 불꽃을 일궈 만리장성에 헌신하게끔 이끌었다. 국내언론들이 소개한 영국인 윌리엄 린드세이(60세·William Lindesay)의 이야기이다. 1967년 당시 11살의 그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세계지도책에서 만리장성의 사진을 처음으로 접했다. 그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만...
  • 2016-08-17
  • 니쯔 하루꼬(자료사진) 일본 도꾜의 하네다(羽田)국제공항은 세계적으로 5개밖에 안되는 5성급 공항(일본 하네다공항, 한국 인천공항, 향항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뮌헨국제공항)에 든 공항으로서 “세계적으로 가장 깨끗한 공항”이미지를 영위하고있다. 그 미명과 함께 청소를 극치에 도달시킨...
  • 2016-08-16
  • 최설학생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는 박선옥할머니(오른쪽) 8월 4일 아침,연길아리랑방송 《나눔과 행복》프로 현장에서 연길시 로인뢰봉반 성원인 72세 박선옥할머니가 지선당에서 어렵게 공부하다 대학에 붙은 최설(원명 최설매)학생에게 대학등록금에 보태라며 1200원을 쥐여주었다. 최설학생은 4살에 엄마사랑을 잃고 조양...
  • 2016-08-13
  •   중국계 결혼이민여성 오건금(왼쪽)씨는 딸과 둘이 있을 때는 중국어만 쓰기로 딸과 약속했다고 한다. “엄마가 외국어 선생님이 됐다고 딸이 너무 좋아해요!”   12년 전 시집온 중국인 오건금씨 구미 상모초교 등 3곳 강사 맡아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중국계 결혼이민여성 오건금(43)씨는 만나자마...
  • 2016-08-11
  •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에 사는 중국 출신 결혼이민여성이 모국에서 봉사활동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결혼이민여성 18명과 자원봉사자 10명은 지난 9일부터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에서 민간외교 사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3일까지 주민에게 생필품을 지원하고 농사활동을...
  • 2016-08-11
  • 팔순 할머니 한분이 식사후 집부근 산책도중에 배낭 하나를 주었는데 안에는 금은악세사리, 호구부, 은행카드가 들어있었다. 할머니는 주인에게 다시 돌려주기 위하여 제자리에서 3시간 남짓이 기다렸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어쩔수 없이 배낭을 단지에 부탁하였다. 8월 3일 오후, 분실자 박녀사가 단지에서 자신의 배낭...
  • 2016-08-06
  • 강소성 복광미농민 온 가족을 데리고 46년 전 제2고향 도문 달라자에 왔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닌, 성실로 내용을 이뤄가는 것이다”는 명언이 있다. 필자가 일전에 만난 복광미씨는 바로 이 명언의 주인으로 성실로 인생을 가꾸는 사람이였다. 이런 일이다. 지난7월 17일 오전 10시경, 필자는 도문시 석현...
  • 2016-07-28
  • 왼쪽부터 평택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취·창업지원교육과정에 참여중인 리우유핑, 후메이좬, 리쇼우리씨. 평택/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 "우리가 잘 배워서 잘 돼야 다른 국적의 친구들이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렵고 힘들어도 꼭 취·창업에 성공하겠습니다." 경...
  • 2016-07-27
  • 누군가의 지나온 삶에 대해 물어 보고 기록하는 행위는 흥미로운 작업인 동시에 상당히 조심스럽기도 하다. 지나온 삶이란 드러내고 싶기보다 감추고 싶은 영역이 더 많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나의 이런 생각과는 달리 태희(가명)는 조심스러운 내 질문에 주저하거나 망설임 없이 시원시원 대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태희...
  • 2016-07-23
  •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며 태교로 영어를 배우는 예비엄마들이 수두룩하다. 글로벌시대에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수 있는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열풍에 요즘 중년의 나이를 잊은 채...
  • 2016-07-21
  • 강오금   강오금(75세): 계속 민족교육에 몸 담그련다   심양시교육국 부국장급 순시원으로 있다가 퇴직했다. 퇴직직전에 심양시에는 6개 조선족중학교와 30여개 조선족소학교가 있었다. 처음 심양시교육국에서 근무할때는 나 혼자 조선족이였다. 나중에 십여명 조선족들이 교육국에 오게 되였고 심양시의 민족교...
  • 2016-07-19
  • 29일 오후 중앙민족대학 한어문문학학부 62급 동창들이 장춘 설월산호텔에서 “황혼의 삶 탐구”를 주제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북경, 상해, 심양, 대련, 할빈, 연변 그리고 한국에서 온 이들...
  • 2016-07-19
‹처음  이전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