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쨍쨍 내리쬐는 해볕과 더불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도심속 한복판에서 교통질서를 유지하는 최광일씨(남, 48세)씨의 손놀림이 례사롭지 않다. 오가는 차량들을 지휘하랴, 길을 건너는 행인들을 돌보랴 어느새 깔끔하던 제복은 땀에 흠뻑 젖는다.
동행한 경찰이 귀띔하지 않았더라면 불볕더위속에서 열성껏 봉사하는 그가 뇨독증말기 환자라는 사실을 잊고있을 정도로 그는 의외로 씩씩하고 열정적인 모습이였다.
“2년전 뇨독증말기 진단을 받고 매주 3차례씩 혈액투석치료를 하고있지만 이렇듯 꿋꿋이 일터를 지키고있습니다. 일에 대한 애착이 남다릅니다.”
왕청현공안국 교통경찰대대 도시중대 중대장 리홍파는 땀범벅이 된 최광일씨를 보며 못내 안타까와했다.
그에 따르면 도시중대에는 현재 10여명의 교통경찰이 있는데 중대장과 지도원인 최광일씨를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은 모두 보조경찰(协警)이다. 때문에 업무수행시 반드시 지휘원 한명이 현장에 출동해야 하는데 매일 만여대의 차량과 30킬로메터가 넘는 도로구간을 지키려면 숨돌릴 겨를도 없다.
“업무를 마치고 힘들어하는 그를 보며 동료들이 하나같이 휴식하라고 말립니다. 그럴 때마다 자기가 빠지면 동료들이 자기의 몫까지 감당해야 한다며 고집스레 현장에 나가군 하죠.”
투병생활이 2년 가까이되지만 하루도 일터를 비운적이 없는 최광일씨이다. 투병중이지만 일에서는 한치의 소홀함도 없는 그였다.
“재작년 그믐날, 설준비로 분주해진 도로상황을 지휘하러 현장에 출동했는데 3대의 교통위반 차량을 발견했지요. 그중 운전자 2명이 최지도원과 친분이 두터웠는데 친구의 청도 거절한채 매몰차게 벌금통지서를 건넸어요.” 동료 범우정은 엄격한 집법으로 소문난 그에게 이젠 봐달라고 사정하는 사람들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랭철한 집법속에 감춰진 따듯한 마음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케 한다.
2011년, 최광일씨는 집법과정에서 교통규칙을 위반한 택시운전수 고신무를 발견했다. 불치병에 걸려 간신히 생활하고있다는 고신무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된 최광일씨는 집법임무를 수행한후 돈 200원을 그에게 쥐여주었다.
그후 고신무가 계속 눈에 밟혔던 최광일씨는 현교통경찰대대와 련락해 그를 방조대상으로 정하고 생활을 보살펴주었다. 2012년,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여 고신무는 사망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도 남한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싶다며 사망전 각막을 사회에 기증했다.
“생활이 어려운 택시운전수들이 최지도원의 도움을 많이 받고있습니다. 유족한 형편이 아닌것으로 알고있는데…” 택시운전수 공경충은 좋은 사람이 몹쓸병에 시달리는것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얼마전 건강을 고려해 현공안국에서는 최광일씨더러 병가를 내라고 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보다 쉬운 일자리로 전근시켜주겠다는 권유도 괜찮다며 번마다 그냥 웃어넘기군 했다.
휴식시간, 퉁퉁 부은 다리를 꾹꾹 누르면서 최광일씨는“경찰일이 마냥 좋습니다. 좋아서 열심히 했구요. 움직일수 있을 때 좋아하는 일을 하루라도 더 하고싶습니다”고 고즈넉이 속마음을 내비쳤다.
연변일보 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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