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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달여낸 "웰빙엿"…자연치유의 길 열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4월15일 07시50분    조회: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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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시 성보백화점 동문앞에 가면 “국기아바이”가 있다. 국기가 꽂혀있는 자그마한 세바퀴전동차에는 제품소개를 적은 간판과 자그마한 엿통 여러개를 줄 세워놓은것이 전부이다. 그 누가 와서 엿을 들여다보기라도 하면 주름진 얼굴을 활짝 펴며 성심성의껏 소개를 하는 한충국(71세)씨, 누구도 그의 검게 그을린 얼굴과 깊게 패인 주름사이에 서려있는 시름을 모른다.

일찍 서시장부근에서 칼갈이로 생계를 이어오면서도 아들딸을 남부럽지 않게 반듯하게 키워낸 한충국씨, 2010년 그의 아들은 불의의 사고로 8살난 딸을 남겨두고 떠나갔다. 생계의 중임이 그의 구부정한 등골에 떨어졌다.

한충국씨는 옛날 의사였던 아버지를 떠올렸다. 반혁명의 모자를 쓰자 대대의사의 자격도 주어지지 않았지만 몸이 아픈 사람들은 그냥 몰래 아버지를 찾아왔었다. 아버지는 민간료법을 많이 알고있었고 그것만으로도 환자들을 낫게 해주었다.

"그래 아버지가 하던것을 나도 한번 해보자…" 한충국씨는 아버지가 하던 기억을 되살려 안해에게 엿과 사과배, 오미자, 꿀을 사오라고 시켰다. 그리고는 석달 동안 엿을 달이고 버리기를 반복하더니 끝내 사과배엿 한단지를 달여냈다.

“기침과 천식, 변비에 즉효입니다. 게다가 엿은 천연방부제이기도 하지요.”

2010년 8월, 한충국씨는 단돈 240원으로 달여낸 엿들을 전부 자전거에 싣고 마음의 기탁이라며 국기 하나를 꽂은채 길거리장사에 나섰다. 하지만 누구 하나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었다.

일주일째 파리만 날리고있을 때  한동네 아주머니가 측은한듯이 다가오더니 도와주는셈치고 한통 사겠다고 했다. 첫 손님이였다. 한충국씨는 별 기대를 하지 않는 아주머니에게 오디엿을 추천해주었다.

그런데 그 아주머니는 사흘만에 다시 찾아와서는 엿속에 도대체 무엇을 넣었는가 묻는것이였다. 무엇이 잘못된줄 알고 겁에 질린 한충국씨에게 아주머니는 “아니 무엇을 넣었길래  손발이 뜨겁던 갱년기종합증이 사흘만에 사라질수가 있습니까!”라며 감탄하는것이였다.

그렇게 한 아주머니의 동정심으로 시작된 장사가 이제는 한달 판매량이 약 300킬로그람에 이른다. 품종도 늘어나 위에 좋은 쇠투리엿, 성인병을 다스리는 무병초엿, 풍습을 다스리는 독활엿 등 엿제품만 19가지에 이르고 당뇨를 다스리는 다섯쑥 등 기타 민간료법도 있다. 그리고 드디여 지난 4월에는 어렵사리 사과배엿에 대한 전매특허도 획득했다. “첫째로 여기는 사과배고향이지만 사과배를 활용한 상품이 적습니다. 둘째는 식품으로만 달여낸 엿이지만 약효를 갖고있습니다. 셋째는 이미 소실된 민족문화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이 세가지 리유로 밀어붙였더니 특허가 내려오더군요.” 한충국씨의 언변이 례사롭지 않다 하면서 알고봤더니 일찍 《천지벽소설》에 한어로 된 문학작품도 발표한적 있고 가끔씩 유화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 “문화인”이였다.

“모두들 조선족의 언어와 문자, 민족복장, 민족음식에 대해서는 알지만  우리 선조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탄생시킨 민간료법이 얼마나  풍부한지는 잘 모릅니다. ”

한충국씨가 굳이 7월에 “중국꿈사과배엿개발중심”이란 간판을 달고 공장을 앉히려는 리유도  소실돼가는 우리 민족 문화유산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것이다. 나중에 내가 못하더라도 누군가 공장을 물려받아 계속 이어나가기를 바란다며 강한 민족적책임감을 드러냈다.

거금에 전매특허를 사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 돈으로 좀 더 편안히 살법도 하지만 한충국씨는 노!이다. 자신의 올곧은 마음과 정성을 넣어 한통 한통 달여내야 효과가 있다는 우직한 믿음때문이다.

한충국씨의 손에는 아직 빛을 보지 못한 민간료법 처방전들이 많다. 옛날에 농촌 어르신들에게서 전해들은 순 조선족 비방들은 모두 선조의 지혜라며 힘자라는데까지 다듬어서 상품으로 내놓겠다고 한다. 그런 비방들거개가 자연치료법이다.

그의 잘린 손가락 그리고 먼저 떠난 아들에 대해서 깊이 묻지 않았다. 그의 깊은 주름사이에 시린 시름은 이제 그런것들보다는 사라져가는 민간료법의 맥을 잇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확신이 분명히 섰기때문이다.

연변일보 글·사진 리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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