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농민이였던 허종수씨가 소나무와 인연을 맺은건 2006년부터이다. 2006년에 그는 한국로무를 떠났는데 한국에 머무는 동안 길옆에 정교하게 가꾸어진 록화나무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록화나무에 흥취를 가지면서 연변에서도 록화나무를 가꾸고싶다는 생각이 불쑥 뇌리를 스쳤다. 그 생각만으로 2007년에 허종수씨는 돌연히 고향인 도문시 월청진 백룡촌으로 돌아와 소나무를 키우기 시작했다. 겁 없이 시작했지만 경험부족으로 소나무는 다 죽고 결국 실패의 쓴맛을 보고말았다.
하지만 한번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은 허종수씨는 “무엇이든 시작하면 끝을 본다”는 신념으로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허심히 학습하면서 다시한번 도전에 나섰다. 그러던중 도문시 외각에 위치한 소나무 림대를 발견했고 당시 도문시림업국에서 관리하고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허종수씨는 소나무를 구입하고싶은 마음에 림업국에 매일 출근하다싶이 찾아갔다.처음에는 단호히 거절하기만 했던 림업국의 책임자들도 허종수씨의 정성과 진심을 보아내고 2010년부터 2025년까지 15년 동안 소나무밭을 임대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3헥타르의 밭을 임대하고 4000그루의 소나무를 구입하려면 어마어마한 자금이 필요했다. 설상가상으로 안해를 포함해 친척, 지인 그 누구도 허종수씨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허종수씨는 “당시 소나무밭을 임대하려면 집안의 모든 적금을 끌어모아야 했기에 안해와 매일매일 전쟁했다”며 “소나무를 사서 언제 키워 돈이 되냐며 친척들도 엄청 반대했다”고 말했다.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는 그동안 고생스레 모은 돈으로 소나무밭을 임대했다.
그렇게 시작한지 올해로 8년,도와주는 사람 한명 없이 홀로 4000그루의 소나무를 키우는 일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였다.매일 동이 트기전 소나무밭으로 출근한다는 허종수씨는 비료를 주고 가지치기 하느라 하루를 드바삐 보낸다. 5월부터 시작하는 가지치기는 제때에 하지 않으면 소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기에 그의 손놀림은 더욱 분주해진다. 일하다보면 식사를 거르기는 일쑤이고 나무가지에 찔리기는 수백번, 미끌어 넘어지기도 수십번이다. 그런 그의 정성스러운 손길에 삐쭉삐쭉 볼품이 없던 소나무는 풍성한 솔잎을 자랑하며 제각기의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고있다. 그렇게 드바쁜 봄,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허종수씨는 쉴 틈도 없이 소나무밭을 매형에게 잠시 부탁하고 한국으로 떠난다. 래년에 필요한 소나무의 비료값 등 유지비용 4만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그의 소나무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혹여 벌레는 안 먹는지, 눈이 쌓여 가지가 부러지지는 않는지 걱정되는 마음에 매형에게 수시로 소나무 상황을 묻군 한다.그렇게 8년 동안 허종수씨는 매년 한국을 오가면서 사랑으로 정성으로 소나무밭을 지켜왔고 그의 정성으로 가꾸어진 소나무밭은 현재 도문시에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고있다.
버섯모양,구름모양으로 풍성한 솔잎을 자랑하며 제법 큰 소나무는 입소문을 타고 작년부터 구입하는 사람이 늘고있다고 한다.그동안 정성으로 키운 소나무를 떠나보낼 때면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심정처럼 섭섭함과 뿌듯함으로 만감이 교차한다고 한다.앞으로도 변함없는 사랑으로 소나무밭을 지킬것이라는 허종수씨는 그가 키운 소나무가 도시록화에 사용될 때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며 “내 나무”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었다.
연변일보 글·사진 추춘매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