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조선족 엄마에게서 ‘생생한 중국어’ 배운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9월24일 08시30분    조회:229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다문화가 경쟁력이다]


박금령씨와 김태희양 모녀가 19일 인천 경인교대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서로 꼭 끌어안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경인교대에서 열린 가을 운동회에 참가한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단체전 게임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인천=이도경 기자
 

한국생활 11년째인 박금령씨와 10살 딸 김태희양  

어머니가 중국동포인 김태희(10)양은 중국어 공부가 어떤 것보다 싫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데 어머니에게 억지로 붙잡혀 중국어를 배우는 시간은 곤욕이었다. 어머니의 중국어 교습은 여섯 살 때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그냥 해야만 하는 걸로 알았다. 하지만 주변 아이들은 중국어를 공부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뒤로 태도가 달라졌다. “이거 왜 해야 해요?” 울면서 거부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아이는 반항했다. 

어머니 박금령(41)씨는 태희에게 중국어라는 ‘무기’를 꼭 쥐어주고 싶었다. 박씨는 2004년 입국해 한국생활 11년째다. 한국이 얼마나 치열한 경쟁사회인지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잘 알고 있다. 자신이 딸에게 물려줄 수 있는 건 오로지 중국어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에서는 중국어로 아이와 대화하려 했다. ‘유난을 떤다’는 주위의 시선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정작 아이는 시큰둥했다. 

“자신감 없으니까 공부 못하는 것” 

반항과 강요, 설득이 반복되면서 박씨는 태희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일에 점점 지쳐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태희의 태도가 달라졌다. 계기는 어머니 나라의 말을 가르쳐주는 ‘글로벌 브리지’ 언어 프로그램이었다.

태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비슷한 상황의 또래들을 만나면서 중국어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태희는 “나 혼자만의 공부가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같이 공부하니까 재미가 생겼어요”라고 말했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인 태희는 자신보다 중국어를 잘하는 아이를 보며 경쟁심이 발동했다. 차츰 중국어는 ‘또 하나의 힘든 공부’에서 ‘나만의 강점’으로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어머니와의 갈등은 사라졌다. 요즘에는 중국어에 능통한 어머니를 오히려 고맙게 생각한다. 모녀는 밖에서는 한국어로, 집에서는 중국어로 대화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태희는 운이 좋았다. 다문화 교육과 관련해 정보가 많은 어머니를 둬서다. 박씨는 다문화 언어강사로 일선 학교에서 강의를 한다. 그는 “엇나간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많이 봤어요. 자신감 부족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공부를 못해서 자신감이 없는 게 아닙니다. 자신감이 없으니까 못하는 거라고 봐야 해요”라고 했다.

특히 “피부색이나 외모가 다른 동남아시아 출신 어머니를 둔 아이들은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자신감이 떨어져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봤다”고 했다. 

다문화 아이들은 사춘기로 접어드는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에 진학할 즈음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초등학교 단계부터 적극 개입해 자존감이 꺾이지 않도록 도와주는 게 현장에서 다문화 아이들을 겪으며 내린 결론이다.  

박씨는 “먹는 걸 나눠준다든지, 다문화 관련 일회성, 이벤트성 행사가 너무 많아요. 그런 방식은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라며 “자신감이 있으면 아이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아요. 정부가 아이들 자신감을 세워주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아이는 그냥 아이, 다를 건 없다” 

지난 19일 인천 계양구 경인교육대학에서 박씨와 태희를 만났다. 이날 글로벌 브리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가을 운동회가 열렸다. 운동회 이름은 ‘미니 올림픽’. 중국 일본 몽골 출신의 어머니와 다문화가정 아이들 100여명이 모였다. 경인교대는 교육부의 글로벌 브리지 프로그램을 수탁 운영한다.

일반 운동회와 다를 바 없었다. 다만 돗자리를 깔고 앉은 어머니들의 수다가 다채로웠다. 여러 언어가 웃음소리와 뒤섞여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운동회는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어 겨루는 단체전 위주로 진행됐다. 돌고래 모양 튜브를 들고 이어달리고, 플라스틱 소쿠리에 여러 갈래로 끈을 묶어 과자봉지와 풍선을 튕기는 게임이 이어졌다. 빨리 달리려다 넘어진 아이, 반칙을 하고는 머리를 긁적이는 아이, 풍선 튕긴 횟수를 착각해 곤란한 선생님…. 

경인교대 한국다문화연구원 김경숙 박사는 “다문화 아이들을 보면 어머니 국적별로 성향이 조금씩 다르다. 예컨대 몽골인 어머니를 둔 아이들은 거칠면서도 활달하다. 유목민 기질이 남아 있는 듯하다. 일본인 어머니 아래에서 자란 아이들은 초반에는 친해지기 어렵고 서먹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아직 어려서 어머니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한데 모아놓으면 그냥 아이들이다. 커가면서 어머니 영향이 줄어들면 한국 아이들과 다를 바 없다. 아이들은 다 똑같은데 어른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남편이 사망한 뒤 같은 무덤에 들어가고싶지 않다며 이른바 “사후(死後) 리혼”을 신청하는 녀성들이 늘고있다고 일본 슈칸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사후 리혼”은 법률용어는 아니다. 배우자의 죽음 이후 “인척관계 종료 신고서”를 제출, 배우자의 혈족과 관계를 끝내는것을 “사...
  • 2016-09-26
  • 영매처녀의 화상처치를 해주고있는 연길익수당종합문진부의 의료진   “25살 처녀 화상후 치료비걱정에 눈물”이라는 기사가 최근 인터넷길림신문에 발표되면서 룡정시 천보산진에 살고있는 한 처녀가 화상을 입은후 치료비걱정에 울고있는 안타까운 소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사회의 따뜻한 지원의 손길이 이...
  • 2016-09-22
  • 28살 젊은 나이에 한 살배기 아들을 중국 하얼빈에 두고 부산의 방직공장으로 돈 벌러 한국에 왔던 조선족. 식당 주방일과 홀 서빙 등으로 전국을 전전하며 억척같이 돈을 모아 귀화도 하고 30대 후반에는 번듯한 호프집도 운영하며 승승장구했다는 사람. 하지만 이를 시샘이라도 한 걸까? 승승장구하던 시절 갑자기 찾아온...
  • 2016-09-20
  • 최근 들어 배우자를 여의고 홀로 고독하게 살던 로인들이 마음 맞는 상대를 찾아 생활면에서 서로 의지하고 말동무도 하면서 로년을 즐겁게 보내는 로인들이 적지 않다. 일명 “황혼의 로맨스”라고 말할수 있다. 하지만 상대의 재산을 탐내 주동적으로 접근하여 황혼로맨스 “사기극”을 펼치는 사건...
  • 2016-09-18
  • 권희숙 안산국제비즈니스고 교장이 안산 최초의 외국인 전교학생회장 기디연 군을 격려하고 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기디연 안산국제비즈니스고회장 탄생 학급서 '솔선수범' 6명 후보 제치고 당선 "서로돕는 한국문화 세계에 알릴것" 포부 권희숙 교장 "함께하는 프로그램" 강조 "저는 비록 한국사...
  • 2016-09-12
  • 지난 8월 17일, 닛시푸드 연변지사 사무실에서 김파(35세)씨를 만났다. 김파씨에 따르면 상해닛시푸드유한회사는 15년간 부자아빠김치를 비롯해 청록원 훈제오리, 화랑쌀, 어사또 등 세개의 자체 브랜드를&nbs...
  • 2016-09-08
  • 연길시 려객운수소(북역) 맞은켠 예지성무용요가학원에 가면 70대 할머니가 있는데 로인답지 않게 체력이 빼여날뿐만아니라 어려운 동작도 척척 잘 소화한다는 소문을 듣고 23일, 무작정 그곳으로 찾아갔...
  • 2016-08-28
  • 력사적인 도시로 일찍이 춘추전국시대에 오나라의 국도였고 수나라때 대운하가 개통되여 강남쌀의 수송지로 활력을 과시으며 항주와 더불어 “천상천당 지하소항”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번영한 소주는 오늘날 많은 외국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서로 다투어 찾는 명승지이다. 소주에서도 우리 조선족은 활약하고 있다...
  • 2016-08-24
  • 어린 시절 접한 사진 한장의 감동이 한 남성의 일생에 불꽃을 일궈 만리장성에 헌신하게끔 이끌었다. 국내언론들이 소개한 영국인 윌리엄 린드세이(60세·William Lindesay)의 이야기이다. 1967년 당시 11살의 그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세계지도책에서 만리장성의 사진을 처음으로 접했다. 그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만...
  • 2016-08-17
  • 니쯔 하루꼬(자료사진) 일본 도꾜의 하네다(羽田)국제공항은 세계적으로 5개밖에 안되는 5성급 공항(일본 하네다공항, 한국 인천공항, 향항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뮌헨국제공항)에 든 공항으로서 “세계적으로 가장 깨끗한 공항”이미지를 영위하고있다. 그 미명과 함께 청소를 극치에 도달시킨...
  • 2016-08-16
  • 최설학생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는 박선옥할머니(오른쪽) 8월 4일 아침,연길아리랑방송 《나눔과 행복》프로 현장에서 연길시 로인뢰봉반 성원인 72세 박선옥할머니가 지선당에서 어렵게 공부하다 대학에 붙은 최설(원명 최설매)학생에게 대학등록금에 보태라며 1200원을 쥐여주었다. 최설학생은 4살에 엄마사랑을 잃고 조양...
  • 2016-08-13
  •   중국계 결혼이민여성 오건금(왼쪽)씨는 딸과 둘이 있을 때는 중국어만 쓰기로 딸과 약속했다고 한다. “엄마가 외국어 선생님이 됐다고 딸이 너무 좋아해요!”   12년 전 시집온 중국인 오건금씨 구미 상모초교 등 3곳 강사 맡아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중국계 결혼이민여성 오건금(43)씨는 만나자마...
  • 2016-08-11
  •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에 사는 중국 출신 결혼이민여성이 모국에서 봉사활동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결혼이민여성 18명과 자원봉사자 10명은 지난 9일부터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에서 민간외교 사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3일까지 주민에게 생필품을 지원하고 농사활동을...
  • 2016-08-11
  • 팔순 할머니 한분이 식사후 집부근 산책도중에 배낭 하나를 주었는데 안에는 금은악세사리, 호구부, 은행카드가 들어있었다. 할머니는 주인에게 다시 돌려주기 위하여 제자리에서 3시간 남짓이 기다렸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어쩔수 없이 배낭을 단지에 부탁하였다. 8월 3일 오후, 분실자 박녀사가 단지에서 자신의 배낭...
  • 2016-08-06
  • 강소성 복광미농민 온 가족을 데리고 46년 전 제2고향 도문 달라자에 왔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닌, 성실로 내용을 이뤄가는 것이다”는 명언이 있다. 필자가 일전에 만난 복광미씨는 바로 이 명언의 주인으로 성실로 인생을 가꾸는 사람이였다. 이런 일이다. 지난7월 17일 오전 10시경, 필자는 도문시 석현...
  • 2016-07-28
  • 왼쪽부터 평택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취·창업지원교육과정에 참여중인 리우유핑, 후메이좬, 리쇼우리씨. 평택/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 "우리가 잘 배워서 잘 돼야 다른 국적의 친구들이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렵고 힘들어도 꼭 취·창업에 성공하겠습니다." 경...
  • 2016-07-27
  • 누군가의 지나온 삶에 대해 물어 보고 기록하는 행위는 흥미로운 작업인 동시에 상당히 조심스럽기도 하다. 지나온 삶이란 드러내고 싶기보다 감추고 싶은 영역이 더 많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나의 이런 생각과는 달리 태희(가명)는 조심스러운 내 질문에 주저하거나 망설임 없이 시원시원 대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태희...
  • 2016-07-23
  •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며 태교로 영어를 배우는 예비엄마들이 수두룩하다. 글로벌시대에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수 있는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열풍에 요즘 중년의 나이를 잊은 채...
  • 2016-07-21
  • 강오금   강오금(75세): 계속 민족교육에 몸 담그련다   심양시교육국 부국장급 순시원으로 있다가 퇴직했다. 퇴직직전에 심양시에는 6개 조선족중학교와 30여개 조선족소학교가 있었다. 처음 심양시교육국에서 근무할때는 나 혼자 조선족이였다. 나중에 십여명 조선족들이 교육국에 오게 되였고 심양시의 민족교...
  • 2016-07-19
  • 29일 오후 중앙민족대학 한어문문학학부 62급 동창들이 장춘 설월산호텔에서 “황혼의 삶 탐구”를 주제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북경, 상해, 심양, 대련, 할빈, 연변 그리고 한국에서 온 이들...
  • 2016-07-19
‹처음  이전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