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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그리울 때면 그림을 그린답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12월8일 15시41분    조회: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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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을 다시 찾은 박금숙 김창복 로인 내외분.

옛 인터뷰를 회고하면
 
《중국민족》잡지 2013년 2기에는 필자의 “하면 된다는 말을 팔순이 돼서야 실감하고 있어요” 란 제목으로 박금숙, 김창복 부부를 취재해 쓴 기사를 실은적이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1993년 정년퇴직을 맞은 박금숙, 김창복 부부는 시골생활을 정리하고 외동아들이 생활하는 북경에 오게 되였다. 2010년 박금숙 로인은 75세 되는 해 허리를 몹시 다쳐 바깥출입도 하지 못하게 되였다. 건강회복이 늦어지면서 로인의 정서는 날로 소침해졌고 식구들의 걱정도 날로 깊어갔다. 이를 지켜본 며느리는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을 다른데 집착하면 혹시 허리 통증이 덜해지지 않을가 하는 제의를 해왔다. 평생 그림이라곤 그려보지 못한 고래희 로인이 웬 그림이냐. 몸도 마음도 쇠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그림을 그릴수 있을가 주저하다가 화판을 마주한 박금숙 로인. 그런데 그림은 활력소마냥 그에게 무궁한 힘을 실어주었다. 이렇게 시작한 그림이 로인의 허리병을 낫게 했을뿐더러 그림은 그의 생명의 일부분으로 되였다.


 
얼마전 필자는 조선족로인실태를 조사하는 후배와 함께 박금숙 로인의 댁을 다시 방문하게 되였다. 박금숙 로인은 지금도 매일 거르지 않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원래 명화가들의 그림을 모방하는 초보자 단계가 아니라 지금은 창작작품을 그린다고 한다. 그러면서 최근에 그린 장백의 미인송, 천지, 꽃피는 들판, 시골마을의 초가집, 그리고 시골학교 운동장에서 뛰노는 학생들을 그린 그림들을 내놓았다. 나이가 들수록 고향이 그리우며 고향생각이 날 때마다 그림을 그린다는 박금숙 로인은 자신이  생활해왔던 고향의 풍경들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었다.

그의 그림은 색채나 조형보다 이야기가 먼저 느껴졌다. 어디서 그림을 전문적으로 교육받은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지도를 특별히 받은것도 아니지만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이 있었다.
로인의 따뜻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담은 그림들을 보고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듣노라니 마치 그가 살아온 전원마을과 근무했던 시골학교를 방문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리창으로 해빛 밝게 들어오는 교실, 교단에는 쌍태머리의 녀교사가 수업을 하고 조용히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쌍태머리 녀교사가 바로 금방 연변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시골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젊은 시절의 박금숙 교사였다. 19살 나던 해인 1954년 그는 연변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장백산아래 첫동네라고 불리는 안도현 만보향 홍기촌이란 무서운 산골마을 학교에 배치되였다.

“그때 대학을 졸업하고 안도에 배치받았다면 부끄러워 머리도 못들고 다녔지요. 안도가 얼마나 험한 고장이였으면 그랬겠어요. 만보향은 안도에서도 150리 떨어진 고장이였으니 더 말할나위도 없지요.” 곁에서 김창복 로인이 동을 달았다. 알고보니 김창복 로인도 동 대학 졸업생이였다.

어려운 조건하에서 두 사람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교육사업에 뛰여들었다. 당시 쏘련 영화 “산촌의 녀교사”는 그들의 직업생애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박금숙 교사는 만보향소학교, 태평촌소학교를 거쳐 안도현실험학교에 전근되여 졸업 2년만에 교도주임으로 승진하였다. 그때 전 안도지구에 녀교도주임은 그를 포함해 2명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1960년 25세에 입당하였다. 그때 입당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와 같이 어려웠다고 한다. 그때 그는 우수 졸업생 대표로 모교인 연변사범학교에 초청되여 후배들에게 전공사상에 대한 강연을 하기도 했다.

북경생활 시작해서 20년만인 2013년 박금숙 로인의 남편 김창복 로인은 아들과 함께 고향 마을을 다녀왔다. 그번 걸음에 가장 의미있은 일은 그들 일가가 생활했던 고향집들을 모두 사진 찍어온것이였다. 다른 여건으로 동행하지 못한 박금숙 로인은 그 사진들을 보고 또 보았다.  꽃들이 집집의 담장아래 수줍게 피여있는 푸근하고 정겨움이 가득한 고향이다. 박금숙 로인은 그 격동을 화판에 옮기기 시작하였다. 그는 그냥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고향에 대한 정을 그렸다. 오이가 주렁주렁 달리고 호박넝쿨이 지붕우를 타고 올라가고 아침이면 나팔꽃이 곱게 피고 저녁이면 개구리소리가 요란한 고향마을은 그의 그림에 생생하게 표현되였다.

박금숙 로인은 나이가 들면서 언제부터인가 부모님들을 그림에 담고 싶어졌다고 한다. 부지런한 농사군인 아버지는 농망기면 허리가 휘도록 일하다가는 농한기면 산에 올라 약재를 캐와 공소사에 가져다 팔면서 가난한 살림의 가장으로 어렵게 일생을 살아왔다는것이다. 그의 기억에 어머니는 농사일 외에 닭과 돼지를 기르는 마당 부업을 잘하기로 동네에 소문이 나있었다. 어머니를 떠올리면 돼지풀을 한아름 머리에 이고 마당에 들어서는 모습이라고 한다.
“골짜기에 쌓인 눈이 아직 녹지 않고 거친 북풍이 몰아치는 이른 봄부터 우리 아버지는 매일이다싶이 일밭에 나가기 시작했지요. 지금도 허허벌판에서 소를 몰아 밭갈이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밟힙니다.”

박금숙 로인은 아버지를 념두에 두고 그렸다면서 밭가는 농부의 그림을 꺼내보였다. 제대로 그리지 못했으니 화공이 일정한 수준에 달하면 꼭 잘 그리겠다고 했다. 이와같이 그의 그림은 구체적 삶에 뿌리를 두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더욱 가깝게 안겨오는것이다.

75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마음속에 호기심을 품고 끊임없이 새로운것에 도전하는 박할머니. 미국의 모지스 할머니나 중국 하남성에 사는 “반고흐 할머니”와 같이 유명해질수 있지 않을가 상상해 본다. ▣

글/서정옥 김정련(중앙민족대학 실습생)/중국민족 2015년 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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