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운 체조 후 가뿐한 발걸음으로 발길을 되돌리고 있는 회원들.
인간이기에 누릴 수 있는 호사 중 하나가 바로 직립보행이라고 했다. 주기적으로 걷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짐을 알았기 때문일가? 요즘 들어 걷기운동은 특히나 40, 50대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름 기운이 완연하던 지난 10일 주걷기협회 40명의 회원과 약 3시간가량의 걷기운동에 따라나서 보았다. 지난 7년간 매주 2회 걷기행사를 펼쳐오며 직장인들의 걷기 실천을 유도하고 건강한 지역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이들의 보행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함이였다.
특히 협회 회장인 조승주(63세)씨가 사전 취재에서 자신있게 꺼낸 말 한마디는 더욱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여태껏 한번도 함께 하지 못한 분은 많아도 한번 참여하고 발길을 끊는 이는 없었습니다.”
▲ 시계게임을 통해 한바탕 웃음꽃이 피여나다.
모아산 기슭에서 봉림으로의 푸르싱싱한 나무숲과 풀길을 걸으며 어느 순간 회원들의 표정에 자연히 눈길이 닿았다. ‘편안하고 건강한 여름’을 느끼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마냥 즐겁고 행복해보였다. 서로의 발폭을 맞추어 사색을 하면서 때로는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기도 해 더욱 정겨웠다. 민들레와 이름모를 꽃들이 곱게 피여 여름의 옷자락을 쥐여잡았고 가슴까지 설레이게 만들었다. 걸으면서 상쾌한 기분과 함께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릴 수가 있었다. 해살도 좋고 바람도 좋은 길을 따라서 걷노라면 심란했던 일들은 모두 사라지고 그 자리에 산뜻한 기억들이 채워지군 했다. 꽃들이 예쁘게 핀 모습과 더불어 한가로운 풍경을 벗 삼아 날아가는 새들을 바라보노라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잔잔한 웃음이 흘러 넘쳤다.
사이사이 풍경에 녹아들면서 힘든 줄 모르고 걸었는데 목적지에 도착하니 또 한번 와!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아프리카 사바나초원을 떠올리게 하는 초록빛물결의 바다였다. 그 초록바다 덕분에 사람들의 가슴도 뻥 뚫린 듯했다. 나이를 불문하고 추억사진 남기는 일에 기꺼이 내 자신을 맡기는 이들의 모습에서 마음만은 이팔청춘이라는 말이 문뜩 떠오르기도 했다. 어린시절 학교 체육시간에서나 볼 수 있었던 광경도 스스럼없이 펼쳐진다. 동그랗게 줄 서 서로의 손을 맞잡고 펼쳐지는 듣도 보도 못한 시계게임에 한바탕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 두 팔을 쭉쭉 펴 활력 충전중.
여기에서 예상치 못한 분위기 반전이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진정한 리유가 아닐가 싶다. 정확한 동작과 리듬으로 리더역할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둘러싸고 기타 회원들도 경쾌한 음악소리에 자신의 몸을 맡겨본다. 파아란 하늘에 솜사탕같이 떠있는 뭉게구름과 그 아래로는 푸른 초원 우에서 마음껏 자연의 경치를 향수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하나의 명장면을 탄생시킨다. 그 순간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무한반복으로 핸드폰 카메라 샤타를 눌러대고 있는 회장 조승주씨의 모습도 포착되였다. 매일 활동이 끝난 후 회원들의 사진을 모아 사진집을 만들어 추억을 선물하는 것이 그의 일과가 돼버렸다고 주변 사람들이 전언했다.
도꾜의과대학의 나가오 가즈히로 박사는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라는 책에서 병에 가장 좋은 치료약은 걷기라고 하였다. 자연을 벗 삼아 걷는다는 것이 자신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일인 동시에 요즘 들어 바쁜 일상에 찌들고 시달리고 힘들었던 마음에 잔잔히 단비를 내려줄 수 있는 일이다. 일상에서 만나기 가장 쉬운 운동 ‘걷기’로 충만한 삶을 보내며 생활을 충전하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로 보기가 좋았다. 걸었을 뿐인데 벌써 행복과 기쁨의 호르몬이 몸속 가득히 채워져 충전을 완료한 것만 같았다고 입을 모은다. 질주 빠른 요즘 도시생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힘들던 마음을 달래주고 몸과 마음을 건강히 지켜가는 이들의 아름다운 동행이 계속 진행되였으면 좋겠다.
연변일보 글 사진 민미령 황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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