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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이 소통하는 ‘문화사랑방’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8월11일 09시33분    조회: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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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술 뜰 시간도 없이 바삐 보낸다는 요즘 세상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동네 책방이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동네 책방 관련 기사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가 있다. 기사에서 다루었던 책방들중 일부는 이사를 했거나 문을 닫았고 또 다른 책방들이 새로 생겨났다. 사람들 대부분이 ‘동네 책방의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우리에게는 이미 책을 살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 오전에 주문하면 저녁에 받아볼 수 있는 온라인 서점, 책이 많고 편하게 앉아서 읽어볼 수 있는 대형서점, 저렴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전자책도 있다. 그러고보니 동네책방은 뚜렷한 우세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도 동네 책방들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책방 주인이 되길 꿈꾼다.
 

▧ 동네 책방은 과연 왜 필요한 것일가?
 

“우리 집 근처엔 이런 책방이 있다.”

여기 좀 더 특별한 책방 하나가 있다. 대부분의 동네 책방들이 모두 회원등록을 마친 뒤 꼭 회원비를 내야만 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연길시 공원소학교 맞은편 서산사회구역에 자리잡은 ‘꿈나무’책방은 시민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알려져있다.
 

4일 찾은 ‘꿈나무’책방, 넓은 벽면을 꽉 채운 책장을 보며 감탄했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 들어가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곳이였다. 워낙 무료다보니 복잡하지는 않을가 걱정이 앞섰지만 내부는 조용했고 편의점에 드나들 듯 일상적으로 동네 주민들이 오갔다. 잠시 책들을 둘러보고 나가는 사람, 점심을 먹고 들린 사람, 주인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사람도 있었다. 이따금씩 골목을 걷는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창밖에서 들려왔다. 책방이 무척이나 익숙한 듯 타인의 시선에 무신경 하다는 점이 이 공간의 매력이 되기도 했다. 책방 한켠에 큰 테이블과 걸상들이 있어 책을 읽어볼 수 있다. 카운터는 따로 구석진 방에 위치해있어 주인은 작업에 몰두할 수 있고 손님은 주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책을 둘러볼 수 있다. 가구가 들어서고 남은 공간 틈틈이 책들이 쌓여있었다. 모든 것이 멋부리는 느낌 없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림복녀(76세) 할머니는 이 책방 단골이다. 아침 일찍 손자를 학교에 보내고서 늘 들린다. 눈이 침침해 한페지 보기조차 여간 힘든 게 아니지만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책보기를 견지한다고 한다.
 

“오고가는 동네 주민들과 한담을 널어놓는 시간도 나에게는 너무 반가워요. 늙은 나를 무랍없이 반겨주는 곳입죠. 정말 소중한 곳입네다. 우리 집 근처에 이런 책방이 있다는 걸 자랑하고 싶수다.”
 

할머니가 코끝에 걸린 돋보기를 추스르며 건네는 말이다.
 

▧ 동네주민과 함께 숨쉬는 문화아지트
 

규모가 적잖은 책방들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속속 문을 닫는 현실에서, 어느 단체의 제대로 된 후원을 받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회원료로 운영되는 것도 아닌 이 아담한 책방을 낸 이는 누굴가?
 

리옥연(51살), 이 평범한 가정주부가 ‘꿈나무’의 책방지기이다. 지난 2014년에 책방이 이 동네에 들어섰을 때 리옥연은 이 책방의 관리직원이였을 뿐이다. 하지만 이듬해 책방주인이 교통사고로 떠나면서 페업위기에 처했던 책방을 리옥연이가 떠맡았다.

“책방운영이 오래된 꿈이기도 했죠. 문을 닫게된 소식에 단골손님들이 아쉬워 저의 손을 꽉 잡고 놓지 않더라구요. 그때 결심을 내린거죠.”


이따금씩 들어오는 얼마 안되는 후원금과 오래된 단골손님들인 동네 주민들의 지원이 이 책방운영의 전부 자금이다. 그마저도 정기적인 후원이 아니라 그녀의 호주머니를 털어야 할 때가 부지기수였다. 그렇다고 그녀가 엄청난 부자인 것도 아니다. 단지 보통 가정의 한 평범한 가정주부일 뿐이다. 그 돈은 대부분 그녀가 생활비를 아껴 모아두었던 쌈지돈이였다.

“저희 책방은 단순한 책방이 아니예요.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이기도 하죠. 방학 동안엔 아이들의 놀이터이기도 하고요.”

책방 자랑에 금세 표정이 밝아지는 리옥연씨다.

책방에 생기를 더하고저 그녀는 책방에 동네 주민들을 모아 독서모임도 하고 연변군중예술관과 손잡고 동네 주부들로 무어진 오크라이 연출팀을 내와 곳곳에 공연을 다니기도 하는가 하면 꽃집 주인에게 꽃꽂이 강습도 받는 그런 그 동네의 문화를 살리고 만들어가면서 책방에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외국 류학생과 손잡고 아이들에게 영어공부를 가르치는 프로젝트는 이미 3년째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부족한 운영자금으로 책들 역시 자주 업그레이드는 못한다지만 이미 보풀이 일 정도로 낡은 책에도 단골손님들의 추억거리가 들어있어 나름 뿌듯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리옥연이다.
 

이렇듯 ‘꿈나무’는 존페위기에 늘 휘청거리는 가난한 살림살이에도 나름 아름다운 ‘사명감’을 지녔다. 그것도 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화, 강연, 공연 등 진정 동네를 위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느린 걸음이지만 언제나 발전, 진화하는중이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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