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일본인상기19] 단감의 추억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월17일 08시40분    조회:94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섬나라 사람들인 일본인들은 나무 한그루, 벌레 한마리에도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힐링의 명소로 찾는 일본정원, 늪을 중심으로 정원석과 자연의 나무, 풀로 꾸며진 그 곳에 가면 ‘인간을 자연의 일부'라고 여기는 일본인들의 감성을 짙게 느끼게 된다.

자연을 가까이에 하려는 일본인들의 노력은 단독주택의 마당에서도 확연하게 느끼게 된다. 있는 그대로 옮겨온 듯한 소박한 꾸밈들이 ‘돌아가는 자리’인 집(가족)에 대한 편안함과 애틋함을 심어주는듯 싶다.

단독주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인 주차장외의 땅에 조그마한 여유만 있으면 일본인들은 나무를 심거나 잔디 혹은 꽃을 심는다. 그들의 생활에 미도리(緑)는 홀시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집주인의 취미에 의해 매화꽃나무, 사쿠라꽃나무, 동백꽃나무, 감나무, 귤나무 등 나무들이 선택되고 덕분에 계절의 변화가 기분 좋게 장식되는 주택가로 된다.

일부의 가상풍수(家相風水)에 의하면 참대나무와 감나무가 잘 자라는 집안에는 가운이 번창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는 잘 몰라도 우리 집 근처에는 감나무를 심은 집들이 수두룩하다. 가을이 되면 주렁주렁 달린 오렌지색의 열매가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정도로 무성하다.

관상용만이 아니고 열매를 먹을 수 있어서 일거량득인 감나무.

떫은 감은 알콜로 떫은 맛을 제거한 후 껍질을 벗겨서 곶감으로 만들고 단감은 그대로 겁질을 벗겨서 먹는 것이 최고인데 사각사각 씹는 감각과 달콤함이 조화를 이루는, 게다가 비타민C까지 풍부한 녀성들에게 더없이 귀중한 과일이기도 하다.

나에게 있어서 단감계절은 손꼽아 기다려지는 맛있는 계절인 동시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착잡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우리 고향에서는 단감보다 홍시가 널리 알려져있다. 그래서 감은 곧 홍시라고 여기는 분들도 많았다. 다른 과일과는 달리 생생한 단감은 거의 본 적이 없었고 곶감이거나 얼군 상태의 감을 먹군 하였는데 그것이 홍시였던것이다. 일본에 온 후 주변의 일본인들에게 잘 익은 단감을 랭동고에 넣었다가 먹는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요즘에는 그것이 지인들 속에서 류행되기도 한다.

몇해전 건강이 안 좋으신 아버지께 생생하고 달달한 단감맛을 보여드리려고 고향행 때 짐 속에 단감 다섯개를 넣었다. 일본에 몇번이나 다녀가셨는데 한번도 단감철을 만나지 못하신 아버지께 그 맛을 꼭 알려드리고 싶었던 것이다.

생각 밖에 나리타공항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순조로웠다. 하지만 연길공항의 체크시스템은 짐 속에 들어있는 감들을 빠뜨리지 않았다. 예상했던 일이였다.

가방을 열고 하나하나 천천히 감을 꺼내면서 주변이 조용해지길 기다린 나는 일단 머리 숙여 사과하면서 사정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가 심한 병환에 계시는데 마지막일지 모르는 이번 기회에 아버지께 꼭 대접하고 싶어서 안되는 일인 줄 알면서 갖고 왔다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니 한번만 봐주십사 하고…

안된다는 쌀쌀한 표정의 세관인원(당연한 일이였다)들을 마주하고 한 30분 정도 사정사정을 하다 보니 눈물코물범벅이 되고 말았다. “안되는 일이다”를 반복하던 그들이 결국에는 나더러 단감을 가지고 나가라고 했다. 물론 한번만 봐주는 것이라는 엄포를 놓았다.

그렇게 억지로 넘어온 단감의 경과를 병상에 계시는 아버지께 재미있게 회보하느라 한시간 쯤 흘렀을가…

“아껴서 잘 먹어야지.” 하시고 나서 아버지가 잠드시는 바람에 또 한시간이 흐르고…

거의 두시간 후에 아버지께 단감을 깎아드리려고 주방에 나간 나는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글쎄 힘들게 넘어온 단감이 홍시처럼 랭동고에 보관돼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생생한 과일인 줄 몰랐던, 아니 감이란 원래부터 얼구었다가 먹는 과일인줄 알았던 식구중의 누군가가 당연한 일을 하듯 랭동고에 넣었던 것이다.

너무 안타까와서 애처럼 엉엉 울었던 그 때 일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결국 아버지는 단감맛을 못 보시고 그 두달 후에 돌아가셨다...

해마다 감철이면 그 일이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옛날 일본에 간 손문(孫文)이 단감의 자연적인 단맛에 감탄을 했다는 에피소드를 어디서 본 적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시던 그 때의 아버지의 모습이 오늘도 눈앞에 선히 떠오는다.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8) ▩서현(연길)   살면서 처음으로 거한 밥상을 받았던 기억은 중학교 시절, 시내에서 좀 떨어진 어느 시골에 살고 있는 한반 친구네 집으로 놀러 갔던 날이다.   겨울방학이라 두눈이 멀뚱멀뚱해서 거의 집에만 박혀 쏠락거리다가 점점 식상한 나머지 새로...
  • 2018-09-06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7) ▩김숙자(길림) “그 때 한숙사에서 뒹굴던 채화, 정복, 미화, 춘희, 보옥… 항상 보고 싶다.”는 필자 김숙자(앞줄 왼쪽 두번째). 중년의 문턱을 넘어서 그런지 느닷없이 지나간 옛일들이 나를 찾아오군 한다. 새록새록 떠오르는 옛 추억의 물길은...
  • 2018-09-06
  •     빈곤 장애인 대학입학생에 온정의 손길 이어져     9월 1일, 두 손에 보행보조기를 짚고 하해대학 2018년급 신입생 등록처에 나타난 돈화시 빈곤가정 대학입학생 왕붕박(19살, 2급 지체장애인)의 얼굴에는 행복의 미소가 떠날줄 모른다. “학교에서 저에게 2000원의 조학금과 가치가 300원에...
  • 2018-09-06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6) ▩김명희(왕청) 알뜰살뜰 살림군 김명희 필자 해마다 거리에 우후죽순처럼 일어서는 새 아빠트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힘들게 살아왔던 지나간 세월이 영화필림처럼 떠오르며 코마루가 찡해난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1995년 겨울, 친척 친우들의 축복 속에서 간단...
  • 2018-08-27
  • 21일, 심양시조선족제1중학교에서 주최하고 정사교육그룹(精思教育集团)에서 후원한 ‘계향장학금’ 설립식 및 제1회 장학금시상식이 심양시조선족제1중학교에서 진행되였다. 행사에는 백성남 심양시조선족제1중학교 교장을 비롯한 학교 지도부 성원들과 윤용철 정사교육그룹 회장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 그리고 ...
  • 2018-08-23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5) ▩최영숙(연길) 필자 최영숙, 어린 시절 동생들과 함께(뒤). 1966년 6월 중순의 어느 일요일이였다. 휴식날이지만 나는 토끼 당번이였기에 아침에 흰 대복(그 당시 나에게는 제일 좋은 옷)으로 갈아입지 않고 전날 입고 자던 웃옷 그대로, 전날 오후 들에 나가 캐놓...
  • 2018-08-20
  • 일본인 아키코씨의 연변추억5 자전거부대를 바라보고있는 아키코씨(왼쪽) 오오무라 아키코녀사의 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오늘도 령하 24도이다. 아침 9시, 사흘만에 서시장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긴 털실목도리를 얼굴로부터 목에 두른채 큰길에 나서니 벌써 자전거로 출근하는 남녀들이 줄을 짓고 있었다. &lsq...
  • 2018-08-13
  • 나는 1960년에 연변대학 수학계를 졸업하고 연길시 3중에서 33년을 교원으로 있었다. 딸 둘과 아들 하나를 키우면서 보람찬 교원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로후의 인생에 대해서 고민해본적이 없었다. 제각기 잘 자라 준 자식들은 각기 자기들의 능력대로 일본과 상해에서 분투하며 살기 시작하였고 정년퇴직을 한 남편과 나는...
  • 2018-08-13
  • 제34번째 로인절을 맞으며 10일, 주로령사업발전기금회와 연변애심어머니협회는 10명 빈곤녀성에게 인당 2000원씩 지급해 사회의 온정을 전했다.   구제금 지급식에서 주로령사업발전기금회 회장이며 주인대 상무위원회 전 부주임인 민광도는 “이번 활동의 주요 구제대상은 중병을 앓거나 장애로 불편을 겪는 년...
  • 2018-08-12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4) ▩강성범(룡정)   필자 강성범   우리의 생활에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의 한페지를 남긴 2017년 10월 16일, 그 날은 연길현2중(지금의 룡정고중) 1967년급 초중 3학년 3반 졸업 50주년 동창모임이 있던 날이다. 그 날의 눈물겹던 아름다운 기...
  • 2018-08-11
  • ‘나는 된다’는 오기로 살아온 지체장애자 김란화의 헌신이야기 올 음력설을 맞이해 김란화의 가정을 위문한 파음조로 서기 일여덟살 철이 들기 시작해서부터 란화는 집 근처에 있던 공공변소를 하루도 빠짐없이 청소했다. 지체장애자라 다른 애들보다 두살 늦게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그는 소학교, 초중, 고중...
  • 2018-08-10
  • (흑룡강신문=하얼빈) 지난 8월4일 화룡고급중학교일본학우회 설립대회가 동경에서 열렸다.   저녁 6시, 일본 동경의 한여름 무더위가 울고 갈 정도로 뜨거운 분위기 속에, 동경 닛뽀리 랑그웃도 호텔에서 화룡고급중학교일본학우회 설립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현재 일본각지에서 뿌리박고 삶의 터전...
  • 2018-08-07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3) ▩리동주(연길) 퇴직 후 함께 등산하면서 즐기는 세 친구(오른쪽이 필자 리동주, 중간사람이 명준친구, 왼쪽이 종식친구.) 지금은 있을 수도 또 있어서는 절대 안될 일이지만 달리는 화물렬차를 단지 친구라는 의리 하나 때문에 무작정 멈춰세운 ‘도깨비&rsqu...
  • 2018-08-06
  • 8월 3일, “덕이 있는 사람들이 꿈꾸는 숲” 덕림장학문화재단 (준) 제2기 리사회는 중국조선족생태문화원 룡가미원에서 덕림장학문화재단 (준) 을 가지고 나눔으로 행복한 장학문화인들의 여름잔치를 치렀다. 덕림장학문화재단(준) 제2기 리사회와 연변가정연구소에서 주최한 이번 에서는 동북3성 11개 조선족고...
  • 2018-08-05
  •     (흑룡강신문=하얼빈)길림성 왕청진 쟈피구촌에 살고있는 리희태의 안해 유형숙은 꽃보다 아름다운 나이에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만나서 즐기는 신혼생활은 깨알이 쏟아지고 행복이 넘쳤을 것이다.   두 분도 역시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살아갈 수 있었던 것만 같았다고 한다. 세상의 풍운조화는 예측하기 어렵...
  • 2018-08-01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2) ▩김진석(연길) 필자 김진석 나는 한생을 라지오TV방송 기자 사업으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수와 같이 흘러간 세월을 돌이켜보니 가슴은 세차게 방망이질하면서 기자생활에서 있었던 가지가지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그 하나하나가 마치...
  • 2018-07-30
  • 일본인 아키코씨의 연변추억4 “연변,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무엇이죠?” “랭면, 랭면이 제일 그리운 연변음식이예요. 그리고 조선명태가 너무 맛있었어요” 아키코씨와의 이번 이야기는 이렇게 먹는 음식으로부터 시작되였다. 갓 연변에 갔을때 어느 개인집에 초대받은 적이 있었는데 차려...
  • 2018-07-30
  • 일본인 아키코씨의 연변추억3 일본에서는 일부러 목장으로 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소나 말. 처음에 연길에 가서 제일 놀라웠던 일이 거리에 마차와 소수레가 자동차들 속에 끼여 있는 것을 보았을 때였다고 아키코씨는 말한다. 현대건물이 들어서있는 거리 풍경과 양복차림의 신사들 모습을 배경으로 한 소와 말, 당나귀...
  • 2018-07-24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0) ▩렴순옥(연길) 필자 렴순옥의 외할머니 고하순 그리고 어머니 리정숙과 아버지 렴응철 1 고향이 조선 함경남도 단천군 백자동인 나의 아버지 렴응철은 4촌형 렴흥철을 따라 룡정에 와서 대성중학교를 다녔다. 이들 4촌형제는 지하당원인 나의 작은외할아...
  • 2018-07-16
  • 미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춘희사장 지난해 10월 24일 밤  11시 30분경, 재미 조선족교포 김춘희씨가 운영하는 조지아주 도라빌에 있는 식당에 3인조 흑인 무장강도가 침입하였다. 퇴근하면서 에 들린 7명의 맛사지 녀성들의 돈을 노리고 추적해 온 무장강도들이 란발한 총에 김춘희사장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
  • 2018-07-11
‹처음  이전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