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일본인상기19] 단감의 추억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월17일 08시40분    조회:96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섬나라 사람들인 일본인들은 나무 한그루, 벌레 한마리에도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힐링의 명소로 찾는 일본정원, 늪을 중심으로 정원석과 자연의 나무, 풀로 꾸며진 그 곳에 가면 ‘인간을 자연의 일부'라고 여기는 일본인들의 감성을 짙게 느끼게 된다.

자연을 가까이에 하려는 일본인들의 노력은 단독주택의 마당에서도 확연하게 느끼게 된다. 있는 그대로 옮겨온 듯한 소박한 꾸밈들이 ‘돌아가는 자리’인 집(가족)에 대한 편안함과 애틋함을 심어주는듯 싶다.

단독주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인 주차장외의 땅에 조그마한 여유만 있으면 일본인들은 나무를 심거나 잔디 혹은 꽃을 심는다. 그들의 생활에 미도리(緑)는 홀시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집주인의 취미에 의해 매화꽃나무, 사쿠라꽃나무, 동백꽃나무, 감나무, 귤나무 등 나무들이 선택되고 덕분에 계절의 변화가 기분 좋게 장식되는 주택가로 된다.

일부의 가상풍수(家相風水)에 의하면 참대나무와 감나무가 잘 자라는 집안에는 가운이 번창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는 잘 몰라도 우리 집 근처에는 감나무를 심은 집들이 수두룩하다. 가을이 되면 주렁주렁 달린 오렌지색의 열매가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정도로 무성하다.

관상용만이 아니고 열매를 먹을 수 있어서 일거량득인 감나무.

떫은 감은 알콜로 떫은 맛을 제거한 후 껍질을 벗겨서 곶감으로 만들고 단감은 그대로 겁질을 벗겨서 먹는 것이 최고인데 사각사각 씹는 감각과 달콤함이 조화를 이루는, 게다가 비타민C까지 풍부한 녀성들에게 더없이 귀중한 과일이기도 하다.

나에게 있어서 단감계절은 손꼽아 기다려지는 맛있는 계절인 동시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착잡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우리 고향에서는 단감보다 홍시가 널리 알려져있다. 그래서 감은 곧 홍시라고 여기는 분들도 많았다. 다른 과일과는 달리 생생한 단감은 거의 본 적이 없었고 곶감이거나 얼군 상태의 감을 먹군 하였는데 그것이 홍시였던것이다. 일본에 온 후 주변의 일본인들에게 잘 익은 단감을 랭동고에 넣었다가 먹는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요즘에는 그것이 지인들 속에서 류행되기도 한다.

몇해전 건강이 안 좋으신 아버지께 생생하고 달달한 단감맛을 보여드리려고 고향행 때 짐 속에 단감 다섯개를 넣었다. 일본에 몇번이나 다녀가셨는데 한번도 단감철을 만나지 못하신 아버지께 그 맛을 꼭 알려드리고 싶었던 것이다.

생각 밖에 나리타공항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순조로웠다. 하지만 연길공항의 체크시스템은 짐 속에 들어있는 감들을 빠뜨리지 않았다. 예상했던 일이였다.

가방을 열고 하나하나 천천히 감을 꺼내면서 주변이 조용해지길 기다린 나는 일단 머리 숙여 사과하면서 사정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가 심한 병환에 계시는데 마지막일지 모르는 이번 기회에 아버지께 꼭 대접하고 싶어서 안되는 일인 줄 알면서 갖고 왔다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니 한번만 봐주십사 하고…

안된다는 쌀쌀한 표정의 세관인원(당연한 일이였다)들을 마주하고 한 30분 정도 사정사정을 하다 보니 눈물코물범벅이 되고 말았다. “안되는 일이다”를 반복하던 그들이 결국에는 나더러 단감을 가지고 나가라고 했다. 물론 한번만 봐주는 것이라는 엄포를 놓았다.

그렇게 억지로 넘어온 단감의 경과를 병상에 계시는 아버지께 재미있게 회보하느라 한시간 쯤 흘렀을가…

“아껴서 잘 먹어야지.” 하시고 나서 아버지가 잠드시는 바람에 또 한시간이 흐르고…

거의 두시간 후에 아버지께 단감을 깎아드리려고 주방에 나간 나는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글쎄 힘들게 넘어온 단감이 홍시처럼 랭동고에 보관돼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생생한 과일인 줄 몰랐던, 아니 감이란 원래부터 얼구었다가 먹는 과일인줄 알았던 식구중의 누군가가 당연한 일을 하듯 랭동고에 넣었던 것이다.

너무 안타까와서 애처럼 엉엉 울었던 그 때 일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결국 아버지는 단감맛을 못 보시고 그 두달 후에 돌아가셨다...

해마다 감철이면 그 일이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옛날 일본에 간 손문(孫文)이 단감의 자연적인 단맛에 감탄을 했다는 에피소드를 어디서 본 적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시던 그 때의 아버지의 모습이 오늘도 눈앞에 선히 떠오는다.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사라지는 현실을 막진 못하지만 옛 장터의 정취 되살려 요즘에는 대형 마트나 쇼핑몰이 많아졌다지만 옛 사람들은 필요한 게 있을 때 어디로 갔을가? 바로 3일이나 5일 만에 한번씩 열리는 장터였다.   들어가는 길목에 펼쳐놓은 좌판들, 형형색색의 물건들, 커다란 솥에서 부글부글 끓여낸 국밥을 후후 불어먹는 손님...
  • 2017-06-26
  • (흑룡강신문=하얼빈) 류설화 연변특파원= 에너지, 물리적인 일을 할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열에너지, 화학에너지, 소리에너지, 빛에너지 등 자연계에는 여러 물리적상태에 따라 그 크기가 결정되는 많은 에너지의 형태들이 있다.       에너지를 통한 환경보호의 꿈과 나서자란 정든 고향을 잊지 못해 대학을...
  • 2017-06-26
  •   ▲ 즐거운 체조 후 가뿐한 발걸음으로 발길을 되돌리고 있는 회원들.   인간이기에 누릴 수 있는 호사 중 하나가 바로 직립보행이라고 했다. 주기적으로 걷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짐을 알았기 때문일가? 요즘 들어 걷기운동은 특히나 40, 50대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름 기운이 ...
  • 2017-06-21
  • 산재지역 학교 사생들의 심신건강을 제고하기 위해 6월 16일, 연변중서의결합병원, 연길화정안과병원, 연변사회교육연구회에서는 화룡시 서성진 갑산희망학교를 찾아 의료진찰, 심리자문, 약품과 물자를 선물하는 등 공익지원활동을 벌였다.   갑산희망학교는 유치원, 소학교, 초중을 일체화한 종합학교로 목전 22명 ...
  • 2017-06-21
  •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22) ◇최장춘(연길) 지난 1990년대 말 로인절에 아버님을 모시고 온 가족이 함께 4월 18일은 아버지 탄신 10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 멀리 하늘나라에 계실 아버지, 어쩌면 그 날만은 꼭 하얀 옷차림에 하얀 수염발 날리며 쏟아지는 해살을 타고 내려오시여 문득 자식들 앞에...
  • 2017-06-19
  •   요즘 연길시인민방공상점(老地下) 중청 1구에서는 학업을 포기하고 창업한 17세 소녀사장이 화제에 오르고 있다. 지난 5월 5일, 보기에도 애된 소녀가 자기의 이름으로 영업집조를 내고 다양한 브랜드의 수영복과 수영모자, 어린이용 물놀이기구, 수영안경 등을 즐비하게 진렬하고 매대를 개장하였던 것이다. 17살 ...
  • 2017-06-15
  • 지성인의 서재를 엿보다 매주 금요일 점심이면‘책 마니아’멤버들은 이곳 상상독서실에서 만난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크고 작은 독서토론 모임들이 많이 생겨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에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은 분명 점점 줄고 있지만 그래도 책을 읽는 사람들 중에는 같은 책을 함께 읽고 다...
  • 2017-06-13
  •        (흑룡강신문=하얼빈)나춘봉 서울특파원 = “더 많은 고향사람들이 한국에서 편한 생활을 누렸으면 좋겠다”   1년전부터 성공한 흑룡강성 수화사람들을 중심으로 이 아름다운 소망이 실현 가능한 길을 모색해왔고 그 지혜의 결정체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재한수화상회 ...
  • 2017-06-12
  •        “아침해살 찬연한 아스하강반에 거연히 일떠선 배움의 요람   따사로운 당의 해살 한 몸에 안고 지혜의 나래를 키워간다네   아~날따라 번영하는 아성조선중학교 우리 모두 사랑하는 과학의 전당이여”   흑룡강성 아성조선족중학교 교가가 서울시 용산구 효창운동...
  • 2017-06-08
  •        (흑룡강신문=하얼빈)라춘봉 서울특파원 = 한국 서울시 광진구 건대양꼬치거리 조선족상인들이 열심히 재부를 창조하는 한편 봉사와 나눔을 적극 실천하여 지역사회의 미담으로 전해지고있습니다.    건대양꼬치거리상인협회(회장 김순희)는 최근 중경소면관(重庆小面馆)에서 지역노...
  • 2017-06-07
  • “자전거기자” 손화섭, 18년사이에 자전거 6대 바꾸다  “자전거기자” 손화섭(오른쪽)이 취재하는 곳에는 늘 자전거가 따라다닌다. 76세의 고령임에도 열심히 기사를 써서 신문잡지에 발표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뻐스도 아닌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말이다. 그가 바로 여러 매체의 공...
  • 2017-06-07
  • 65세이상 노인들이 자체로 준비한 춤을 선보이고 있다.     (흑룡강신문=칭다오)김명숙 기자=지난 5월 6일 칭다오에 살고 있는 흑룡강성 화남현 영창촌 사람들이 처음으로 동네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는 동네 출신 남녀노소 6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그립던 정을 나누었다.   “영창촌 촌민 김인학입니다...
  • 2017-06-06
  • 최창남기자가 김령학생한테 사랑의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병마를 전승하고 좋은 성적으로 고중에 입학하렵니다" 이는 백혈병을 앓고있는 백산시 조선족중학생 김령이가 기자의 취재를 접수할 때 한 진실한 속심의 말이다. 6월 2일, 기자는 아침 일찍 뻐스를 타고 5시간반의 로정을 거쳐 백산시에 도착했다. 성내외 고마운...
  • 2017-06-06
  •   (흑룡강신문=서울) 남석 기자= 한국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흑룡강적 엘리트들이 동포사회에서의 모범역할을 기약하며 의기투합했다.   흑룡강재한엘리트위챗방의 제1회 오프라인모임이 지난 5월 2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미각양꼬치'에서 열린 가운데 동포사회 화합과 흑룡강 엘리트들의 역할...
  • 2017-06-05
  •  6.1절입니다. 사랑의 집으로 가는 날입니다. 오늘 동생과 해피맘췬의 두명 어머님이랑  함께 '사랑의 집'에 다녀왔습니다. 전날 시장에서 모든 재료를 사고나서야 마음이 노였습니다.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데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2년전 우연히 “해피맘” 위챗췬의 분들 하고 사랑의...
  • 2017-06-02
  • 1931년 7월생인 박연희 할머니(연길시 신흥가두 민부사회구역 거주)는 연길시로인‘뢰봉반’성원이다. 일찍 가두 주민위원회에서 당지부 서기로 있은 그를 사람들은 습관적으로‘박서기’ 라고 친절히 부르고 있다. 어느날,‘박서기’는 건강에 이상이 생겨 병원출입을 하게 되였다.&n...
  • 2017-06-01
  • [4년째 매달 복지관 등에 김치 기부… 조선족 출신 사업가 김봉규씨]  처음엔 식당 등 전전, 눈물바람… 6년간 돈 모아 식자재업체 인수 "성실하게 일하면 조선족도 성공" 식당 이모들 응원에 고생 견뎌 2007년부터 거리 청소 등 시작, 밤엔 대림동 순찰 등 봉사활동   19일 오후 2시쯤 서울 구로구...
  • 2017-05-20
  •   림강시 진의장군기념비를 관람하고 기념사진 백산시 혼강구 칠도강진 선명조선족촌로인협회에서는 촌민위원회의 대폭적인 지지하에 로인활동을 뜻깊게 조직해 로인들의 만년생활에 즐거움을 가져다주고 있다. 백산시교구에 위치한 선명조선족촌은 몇해전까지만 해도 70여명의 로인들이 마을의 로인활동에 참가할 수...
  • 2017-05-19
  • (흑룡강신문=하얼빈) 나는 2014년초에 위챗을 접했고 그 때는 내가 참여하는 단체방이 없었다. 위챗대화 상대가 몇 안되였을 때 일본에 있는 대학동창이랑 련락이 되고 대화를 하던 중, 위챗에 동창모임방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나누게 되였고 일사천리로 그날부터 방을 만들었다. 아직은 봄추위가 느껴지는 바닷가 ...
  • 2017-05-18
  • ‘여태껏 내가 뭘하고 살았지? 나한테 남은게 뭐야? 다시 태여 날수 있다면 래생엔 남자로 살고 싶어.’   오십을 앞둔 녀인들 거의 모두가 한번쯤은 뱉은 말이다.   맺어진 계약 마감기일을 앞두고 있는 초조함과 불안감을 방불케 하는 그런 느낌을 주는 말들이다.   지천명 나이의 녀자들. &nb...
  • 2017-05-16
‹처음  이전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