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 까 치 소 리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9월9일 08시11분    조회:190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까치소리는 언제나 반갑고 그립다. 까치소리는 내 동년의 아름다운 추억중의 하나로 나의 마음 속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마을 앞 키 높은 백양나무 우에 둥지를 틀고 알을 까고 새끼를 키우며 가끔 마을의 낮은 지붕우로 “깍깍”거리며 날아지 날 때면 어쩐지 기분이 좋았던 나의 동년시절이다.

필자 홍순룡

어렸을 때 까치는 기쁜소식을 전한다고 들어서인지 지저귀는 까치의 소리는 언제나 귀맛 좋았다 .아침에 까치가 우리 집 앞마당의 나무 우에 앉아서 지저귀고 날아간 날이면 보고 싶은 사람이 오거나 좋은 소식이 있지나 않을가 하고 은근히 기다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렇게 천진하고 유치하면서도 막연한 그리움과 바람 속에서 나의 동년이 흘러갔다.

까치소리는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달픔과 그리움을 달래여주는 천사의 노래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좋은 소식이 있거나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이야기는 옛사람들이 삶의 고달픔과 무료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꾸며 낸 이야기가 아닐가 생각된다.

교통이 불편하고 통신이 락후했던 그 세월에 보고 싶은 친인들과 자주 만날 수도 없었고 친인들 사이의 소식도 편지로 밖에 전할 방법이 없었던 그 세월에 귀엽게 생기고 소리마저 아름다운 까치를 이야기로 꾸며내서 그리움을 달래는 것이 아니였을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참 묘한 착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튼 옛사람들의 고심에 탄복한다. 그러한 사연을 담은 까치소리여서 그런지 그 소리를 들을 때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진다.

누군가가 기다려질 때, 또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을 때 그 기다림과 바람 자체가 하나의 희망이 아닐가. 변함이 없을 것 같은, 매일 되풀이하는 일상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고 마음의 한자락을 기탁할 수 있게 했던 그 까치소리가 옛사람들에게는 얼마나 고마왔을가 하고 새삼스럽게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면서 옛사람들의 삶의 지혜에 다시 한번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인간이란 참 괴상한 동물이라 하겠다. 어렸을 적에 들었거나 익힌 것들을 항상 념두에 두고 잊지를 못하고 있다가 때가 되면 소중하게 간직되여있던 그 것들이 출구를 헤치고 뛰쳐나와 어제와 오늘을 아주 미끈하게 이어주고 있는 것이다. 까치소리에 깃든 이야기가 그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가.

그 옛날 편지만이 유일한 통신수단이였다면 지금은 핸드폰으로 모든 통신이 가능해져 참 편리하다. 게다가 화상통화까지 막힘없이 되여있어 정말 좋은 세상이다.

그러면서도 현대통신수단 때문에 서운한 마음도 감출 수가 없다. 편지라고 하면 그 발신자의 진지한 마음이라든가 넘치는 감정마저 모두 그 발신자의 글씨체로부터, 혹은 글귀마다의 사이사이에서 읽을 수가 있어서 수신자에게는 넘쳐흐르는 친절감을 안겨주어 좋았지만 지금은 딱딱한 활자체로 찍혀나온 문자들에서 그런 맛을 전혀 느낄 수가 없어서 마음이 서글프기만 하다.

이럴 때면 오히려 편지같은 좋은 소식이 올거라고 집앞까지 찾아와 울어주던 까치소리라면 더욱 반갑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순수함과 인정미가 무엇인지를 까치소리에서 찾게 되는 이 마음만은 죄스럽지가 않다.

까치소리는 이미 저 멀리 흘러가 버린 옛날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은 것 같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오히려 고달픔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다독여주고 보듬어주고 있는 것이 마치 자애로운 어머니의 조용하고도 사랑을 가득 담은 아름다운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것 같다. 그래서 까치소리는 언제나 정겹다.

까치소리는 그저 옛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그 옛날의 고달팠던 사연으로부터 차츰 희미해지고 사그러져가는 오늘날의 인정세태에 이르기까지를 다 가늠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까치소리는 지금도 무디지 않은, 그 옛날의 티없이 맑고 정다운 목소리 그대로 귀맛 좋게 메아리로 울려와 나의 심금을 오래오래 흔들어준다.

나는 지금도 누군가가 그리워지고 보고 싶어질 때면 까치소리가 언제 들려올가 조용히 귀를 기울이게 되고 벌써 출입문에 시선이 가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나에게는 까치소리와 더불어 그리운 이들이 너무도 많아서인지 모르겠다.

지금은 도시에 살고 있어 까치의 “깍깍” 하는 귀맛 당기는 소리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어 마음이 허전해질 때도 많지만 그래도 서럽지가 않다.

까치소리는 언녕 나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있어 그리운 이들을 잊지 못하게 한다.

오늘도 흘러간 동년시절처럼 까치소리가 그리워 진다.

아, 정다운 까치소리여.

홍순룡/길림신문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2016년 5월 13일, 장장 13시간 하늘을 날아 우리 일행은 마침내 상해로부터 프랑스 빠리에 도착했다. 지친 몸을 가눌새도, 구겨진 옷을 갈아 입을 새도 없이 부랴부랴 관광버스에 올라 유럽려행 첫 코스 개선문을 향한 마음은 흥분에 들떴다. 빠리의 거리는 상해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상해 륙가주(...
  • 2022-05-17
  • 최선 다해 삶을 살아가는 녀강자 고향이 흑룡강성 가목사인 정계화(1967년생)는 부모형제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정계화는 아버지가 장기환자인, 생활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3남매 중 맏이로 태여났다. 호도거리를 시작하면서 정부에서는 대부금을 내주며 ‘전문호’로 될...
  • 2022-05-17
  • 올해 봄은 코로나19의 여파로 본지방을 마음대로 리탈하지 못하는 방역지침을 따라야 하기에 진달래꽃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타지방으로 가지 못하고 가까운 일광산, 후안산 진달래꽃 구경으로 만족해야 했다. 요즘은 그 진달래꽃도 어지러이 락화하는지라 어디로 구경갈 데도 마뜩잖던 차에 등산애호가인 윤선생이 4월 30일...
  • 2022-05-10
  • 봄바람이 산들산들 부는 어느 휴일, 나는 강변을 거닐다가 우연히 연 띄우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였다. 연이 자유로이 날아오르기도 전에 연줄을 너무 세게 잡아당겨 조금 날다가 휙 돌아치며 땅에 곤두박질하는 ‘물고기 연’이 있는가 하면 하늘 높이 날아올라 보일락 말락 까만 점으로 되자 급히 연줄을 ...
  • 2022-05-10
  •   [료녕신문 최수향 기자] 5월 8일, 대련아리랑예술단 전체 단원 31명은 80세 이상 장수로인 5명을 모시고 뜻깊은 어머니날 경축모임을 가졌다.   이날 대련아리랑예술단 성원들은 예술단의 장수로인 리복록, ...
  • 2022-05-10
  • 빈곤퇴치 난관공략 촌주재사업팀 일군에서 전염병퇴치 ‘따바이(大白)’가 되기까지 연변주청소년사업발전쎈터 부주임 김명길은 그야말로 ‘전문역행자’이다. 이 동북 조선족 ‘90후’는 “어디에서 나를 필요로 하면 나는 어디에 간다.”고 말했다.   3월초, 연변 훈춘에서...
  • 2022-05-07
  • 김향자 촬영작품 《고향•넋》 전시 포스터 4월 16일, 연변녀성촬영가 10인 초청작품전의 첫 행사로 김향자(61세)의 《고향•넋》작품전시가 연길백화청사(8층) 하건나(哈根娜)커피청에서 정식 개막되였다. 녀성의 달 3월을 겨냥하여 준비한 작품전이건만 코로나사태로 미뤄진 행사라 모처럼 이루어진 모임에서 주...
  • 2022-04-22
  • [수기 103]인생을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 편집/기자: [ 홍옥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2-04-15 20:40:27 ] 클릭: [ ] 인생은 홀로서기라는 말이 있다. 말하자면 자신의 강인한 힘으로 인생을 창조해야 한다는 말이겠다. 손에 손 잡고 가자는 말도 있다. 이는 함께 살아가는 동조의 뜻이다. ...
  • 2022-04-17
  • [수기] 마음의 가책 김영숙 (룡정시북안소학교) “앗…” 종합 실천활동 시간에 애들과 함께 채색 종이를 오리고 자르고 붙이는 과정에서 나는 그만 부주의로 가위에 왼손 식지가 찔리웠다. 깊게 난 상처는 아니지만 새빨간 피가 방울방울 솟아나왔다. 애들은 울상이 되여서 “선생님, 괜찮습니까? 빨...
  • 2022-03-29
  • 3월 8일 오전, 료양현 흥륭진 홍광조선족촌은 촌사무실 앞마당에서 ‘3.8’부녀절 경축행사를 가졌다.     “오늘 우리 ‘시골’ 동네에서도 ‘3.8’절 경축행사를 가졌수다” 문정숙 촌서기 겸 촌주임의 가득 들뜬 말이다.      현재 홍광조선족촌...
  • 2022-03-10
  • [수기] 집 찾아 돌아온 오리 김순옥 몇년전 나는 그림 같고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새 아빠트에 입주했다.  아빠트단지에 들어서면 유난히 내 마음을 사로잡는 오리 조각상이 있다.  매번 오리 조각상을 볼 때마다 지나간 추억이 새록새록...
  • 2022-02-25
  • [수기] 부러움 없이 보냈던 동년시절의 설 김춘선 나의 동년시절은 남진골, 차창에서 보냈다. 남진골은 화룡현 덕화향의 한 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지금은 페허로 되였다. 남진골에서 출생한 내가 세상 물정을 알게 되였을 때는 아마도 대여섯살부터인 것 같다.   1958년 7월 화룡 차창에서 형제들과 함께 기념...
  • 2022-02-24
  • [생활수기] 코바늘에 깃든 이야기 - 최범수 갓 결혼하고 첫 딸애를 본 나는 마냥  즐거워 늘 행복 속에 잠겨 흥얼흥얼 코노래를 부르며 학교로 출근했다. 금방 걸음마를 탈가말가하는 딸애는 그렇게도 귀엽기만 했다...
  • 2022-02-24
  • [생활수기] 손자에게서 배우는 재미 - 리삼민 ‘강산이 일곱번 바뀌’는 사이, 뜻밖의 사연으로 얼굴이 뜨거워질 때가 많았지만 외손자가 나에게 준 교훈은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는다.     외손자의 이름은 김...
  • 2022-02-17
  •  [수기] 행복을 찾아가는 길 김영실(연길시건공소학교) 전 지구촌을 휩쓰는 코로나19 때문에 정상적인 교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학교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하며 복새판을 부리다 보니 어느새 한해가 다 지나갔다. 지나온 한해를 돌이켜 보노라니 분명히 어려운 일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행복했던 순간들...
  • 2022-02-17
  • 장백산 아래 어느 로부부가 들려준 ‘길’에 담긴 이야기     장백산 아래에 사는 김은호, 남영자 로부부가 고향에 들어선 고속철역 앞에서.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길부터 먼저 닦으라”는 말이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장백산고속철이 개통식을 가진던 날, 안도현 현성과 200여리 떨어진 ...
  • 2022-02-10
  • 수기ㅣ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정영수 나에게는 늘 함께 하는 친구가 있다. 며칠전 친구모임을 가졌는데 설전에 단동 친구네 별장에 가기로 약속했다. 지정한 날자에 심양에서 승용차 두대에 몸을 싣고 출...
  • 2022-02-07
  • 과거에는 많은 친척들이 모여 함께 설을 맞이하고 음식을 나눠 먹던 풍경과 달리 코로나19 사태로 직계가족만 모여 조용하게 명절을 보내는 추세가 반영되면서 장을 봐서 일일이 조리해야 하는 음식보다는 간편하고 간단하게 료리할 수 있는 반성품,간편식이 인기이다. 1월 31일, 3년째 반성품  ‘땅추(当厨)&rs...
  • 2022-02-07
  • 연변가정연구소 문화봉사자팀은 지난 1월 16일 그들의 전문 교육장인 연길태원호텔에서 제2기평생교육강좌 수료식을 ‘마지막 수업’으로 15년간 이어온 평생교육강좌를 마쳤다. ‘문화봉사자'라는 이름으로 함께 해온 15년의 성장을 기억하고 기록하며 문화봉사자팀 일동은 우선 “20여년간 하루...
  • 2022-02-03
  • 바로 지금이다. 그대 곧 시작하라!   김훈       며칠전 한국에 있는 지인이 전화로 문안을 전하면서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보람찬"일거리"를 찾았다고 했다. 이름만 대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예술무대에서 유명세를 탔던 별호가 “수러우”인 리옥희 배우다.. 지인이 찾은 보...
  • 2022-01-28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