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나는 언제나 소통이 그립다(리은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10월26일 13시09분    조회:137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청춘노트] 

리은실(李银实)

필명 몽실(梦实). 1984년출생

2009년 연변대학에서 문학석사학위 취득. 현재 북경민족출판사 근무

최근에 글을 왜 쓰냐는 질문을 몇번 받았다. 글쎄다. 나는 글을 왜 쓸가? 언제나 먹기보단 잠자기를 우선시하는, 잠이 모든 문제해결의 열쇠라 생각하는 ‘잠보’가 잠을 포기하고 새벽까지 컴퓨터앞에서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이 행위를 뭐라고 해석할 수 있을가?

아무래도 나는 내 안에 생각들을, 내 맘속 이야기들을 하지 않고서는 못배기는 그런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듯 싶다.

어려서는 주로 입으로 재잘거려서 부모님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는동시에 ‘대꾸질’도 많이 한다고 해서 혼나기도 했고 지금은 글로 끝없이 주절거려서 독자들에게 조금의 즐거움도 주지만‘쓸데없이 나서서 한마디해야 직성이 풀리는’ 좀 시끄러운 아줌마로 되였다.

아직 치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는 그 모든 것에 초연할 수 가 없다. 박수를 쳐주면 한량없이 즐겁다가 한소리를 들으면 우울해지고 화가 나고 분해지기도 한다. 이 시끄러운 감정의 오르내림을 겪지 않으려면 입을 닫아매면, 글을 안쓰면 세상 편할텐데 그럴수는 없어서 이 고생을 사서 한다.

“편하고 여유가 있는 모양이다. 글 자주 쓰는거 보니.”라고 간만에 말 걸어 오는 친구도 있다. 글이라는 걸 쓸 물리적인 시간이 아예 없었으면야 이런 끄적임을 할 여유도 없기야 할테지만,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을 육아기간에 제일 글 쓸 욕구를 많이 느꼈고 또 제일 많이 글을 썼던 걸 보면 꼭 편안하고 여유있어서 글을 쓴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바로 거기에 리유가 있지 않았을가 한다. 남 다하는 육아를 뭐 대단하게 하는 것도 아니면서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를 안고 병원에 다니면서 나는 꽤 피페해져 있었다. 모든 것을 시니컬하게 넘기는 엄마는 그게 다 손발이 너무 편안해서 생기는 병이라고 일갈했지만 정작 나 본인은 손발 힘든 것만큼 외롭고 힘든 시간이였다.

내 시간이 없다는 것, 사회생활을 단절하고 내 안에 고이기만하는 말들을 쏟을 데가 없다는 것이 꽤 나를 힘들게 했다. 더 고이면 마음 전체가 썩을 것같아서, 그 말들을 쏟아내기 위해, 나는 글쓰기를 다시 시작했던 것 같다.

그 전에도 가끔 글을 발표하긴 했지만 그렇게 절박하진 않았다. 멋져보이는 구절들의 라렬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외롭고 힘든 시간을 지나고 나서야 나는 진심으로 내 마음과 마주한 글쓰기를 해야 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다. ‘글쓰기’가 주는 마음치유의 효과를 톡톡히 보았던 것이다.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중학교 1학년때였을 것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채널이 많지도 않았는데 각 방송국에서 다투어 <천룡팔부>를 방영하고 있었다. 얼마전 작고한 무협소설 대부인 김용의 작품이다.

학교만 가면 아이들은 삼삼오오 떼를 지어 지난 밤 방영한 그 드라마를 가지고 얘기를 나누군 했다. 뭐 얼마나 재미가 있었던지 휴식시간 10분내내 떠들어 놓고도 수업종이 울리면 자못 아쉬워하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가는 그 다음 휴식시간이 되면 약속이나한듯 또 몰려서서 그 드라마 얘기를 주고 받았다. 그 드라마를 보지 못한 사람은 아예 축에도 낄 수 없을 지경이였다.

나는 그때 타방송국의 별로 인기없는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대만 드라마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제목은 <爱在暴风里的日子里>였을 것이다. 아이들이 시끌벅적 떠드는 와중에 구석에 조용히 앉아있는 한 아이를 발견하게 되였다. 서로 눈빛을 주고 받았고 나는 그 아이도 그 드라마를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

다들 <천룡팔부>에 대해 얘기를 나눌 때 그 아이와 나는 우리만의 드라마로 조용히 이야기꽃을 피워가군 했다.

어느 주말에는 전날 본 그 드라마를 너무 나누고 싶어 자전거를 타고 그 아이를 찾아나섰다. 이웃 마을이라 십여분은 자전거를 타고 가야 했던 것이다. 자전거를 창고에서 내오는데 엄마가 어디가느냐고 물으셨다. 친구네를 드라마 본 이야기하러 간다고 하니 엄마가 “다 본 드라마를 다시 곱씹어 말하는건 무슨 재미냐?”며 혀를 끌끌 차셨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칼바람을 무릅 쓰고 눈섭을 날리며 그애의 집을 향해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어떻게 말할가? 걔는 어떻게 봤을가? 머리속으로 말 할 것들을 떠올리며 신나게…

엄마가 하신“무슨 재미냐?”의 질문을 다시 떠올려본다. 그것이 꼭“글을 왜 쓰느냐?” 하는 질문과 일맥상통한 것 같다. 량볼과 귀를 다 얼구며 그 찬날씨에 자전거 타고 친구네 집에 간밤 방영한 드라마 얘기하러가는 것은 대체 무슨‘재미’였을가? 나도 보고 그 아이도 본것을, 구태여 다시 떠올려 말하는 것은 대체 어떤‘재미’였을가?

밤잠을 설치고, 새우자세로 몇시간동안 글을 쓴탓에 허리가 아프고 어깨가 아픈데도 이 행위를 계속하려고 하는 것은 무슨 리유일가?

감히‘소통’, ‘공감’을 나누는 미였다고 해보고 싶다. 처음에는 내가 가진 생각들을, 이 느낌들을 나랑 통할 것만같은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며 공감을 얻고 싶었다. 그러다가는 나랑 안통하는 사람에게도 내 이야기를 들려주어 공감을 이끌어낸다면 참 보람있는 일이겠다싶은 생각이 들었다. 소통의 즐거움과 뿌듯함은 날로 커졌다.

그러다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최종 비결은 화려한 말발이나 어떤 기술이 아니라 허심탄회하게 내 마음을, 내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였다.

내가 좋아하는 중국 당대 작가 리패복(李佩甫)이 자신의 저서 <생명책>에서 “가진게 아무것도 없을 때‘성실함’이 가장 큰 무기이다.”라고 한 적이 있다.

소통에서의 가장 큰 무기도 어쩌면‘성실함’일 것이다.

불필요한 장치를 걷어내고 내가 가진 것을 최대한 담백하게 꺼내보이려면 먼저 나 스스로가 괜찮은 사람이여야만 했다.

좋은 글은 독자와의‘소통’이 잘된 글이라고 생각한다. 독자의 우에 군림하지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다고 자세를 낮춘것도 아닌, 독자와 무릎을 맞대고 앉아 마음속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나누며, 그리하여 독자 스스로가 행간을 읽게 만들고 질문을 품게 만들며 같이 느끼고 고민하게 하는 그런 글 말이다.

내 머리속에 생각들이 꽉 차서 넘쳐흐르고, 마음속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저절로 흘러나와 그 생각과 느낌들이 독자를 만났을 때, 제대로 된 소통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나는 아직 길우에 있다. 먼먼길을 향해 갓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한 초보이다.

어제 본 내용을 어떻게 친구에게 재미있게 전할가, 친구는 내말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일가? 친구는 어떤 생각을 한걸가? 즐겁게 그런 생각들을 머리에 떠올리며 부지런히 페달을 밟고 있는과정. 나는 아마 꽤 오래동안 길우에서 페달을 밟고 있을 것이다.

길림신문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9
  • 일본 도꾜에서 녀성전문병원 을 오픈한 리향란씨 리향란 주치의 지난 4월 3일, 비지니스거리로 번화한 일본 도꾜도의 킨시쵸(東京都錦糸町)역전 앞 상업빌딩안에 녀성전문병원 이 오픈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조선족 리향란씨가 주치의를 맡고 있으며 일본에서 유명한 병원인 쥰텐도대학(順天堂大学)병원과 제휴진료를 진...
  • 2019-04-09
  •        핑크색 꽃망울이 아름다움을 터뜨리는 벚꽃축제의 계절, 일본의 조선족들한테도 오하나미는 하나의 놓칠 수 없는 이벤트로 되여있다.   4월7일, 청명절과 오하나미의 계절을 맞으면서 간사이조선족여성회및 경영자협회에서는 오사카 근교의信貴山のどか村공원에서 회원및 가족 50여명이 함께...
  • 2019-04-08
  • (흑룡강신문=하얼빈) 지난 30일, 주말 날씨가 꽃샘추위로 제법 쌀쌀한 가운데 동경의 벚꽃 명소는 개화기를 맞이한 벚꽃들이 만개하여 상춘객과 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물결을 이루었다.   이맘때가 되면 일본의 기상청에서는 각 지역별로 개화(开花)와 만개(满开) 시기를 예상하며 련일 매체에서도 특집을 만들어 대...
  • 2019-04-04
  •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보람이 있다”           (흑룡강신문=하얼빈) 나보다 먼저 남을 생각하면서 평생 아낌없이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아온 길림성 연길시 공원가두 원월사회구역의 90세 고령의 김순자 로인은 몸이 불편하여 바깥출입이 힘든 지금도 누군가를...
  • 2019-03-28
  • 1급지체장애인 서순애 행복 찾아 수십성상—로동자와 제비 그리고 ‘붉은태양광장’ 서순애, 파가이주구에서 로동자들을 위해 격정을 불태우던 그때를 그리며. 로동자들을 형제처럼 생각하고 화룡시에서는 6,7년전에 순애네가 살던 춘화촌을 포함한 동부 교외 부지를 개발해‘붉은태양광장&...
  • 2019-03-27
  • 1급지체장애인 서순애 행복 찾아 수십성상—“무엇이든 내 두손으로” 손수 만든‘도르래판'으로  움직이는 서순애(56세),안방에서 차를 내오는 중이다. 마을의 ‘꾀꼴새’ 길림성 화룡시 룡성향 춘화촌(지금의 흥륭촌)에서 태여난 서순애(56세)는 척수성마비 1급지체장...
  • 2019-03-26
  •  -1급지체장애인 서순애 행복 찾아 수십성상--효심, 애심의 천사   효비를 세우다   서순애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상으로 조합해낸 부모의 합영 사진. 순애는 아버지가 돌아가는 그날까지 순애를 등에 업고 삶의 리치를 하나씩 깨우쳐 주신 정경을 못잊어하며 “바다보다 깊은 아버지 그 사...
  • 2019-03-26
  • 배급 타는 로동자 되고 싶어 무작정 지신록장으로 떠난 그 날 얼마전에 오랜 친구인 영호가 사망했다는 비보를 접했다. 영호와는 서로 멀리 떨어져있는 사이도 아닌데 생전에 자주 만나보지 못하고 또 가깝게 우정을 나누지 못한 일이 저으기 마음에 걸린다. 문득 지난날 영호와 함께 했던 소중한 추억이 머리 속에 새삼스...
  • 2019-03-25
  • [수기4] 보따리장사하면서 만난 그 때 그 사람들 1988년도 겨울, 여기저기서 돈을 모아 옷 장사를 해 어려운 집살림에 보탬하려고 무작정 연길로 떠났다. 연길 옷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샤쯔와 속내의를 도매가격으로 구매한 후 지방에 가 팔았는데 생각밖으로 불티 나게 팔렸다. 계산해보니 본전과 교통비용 등을 제하고도...
  • 2019-03-22
  • 매일과 같이 한국 경기도 수원시 영화동 장안공원의 한 휴식공간, 마치 전문 제공이나 받은듯 영화동에 거주하는 부분 조선족로인들이 오후 2시―5시 사이에 이곳에 모여서는 이야기꽃을 피워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10명 좌우로 모이는데 많이 찾아들 때면 20여명 모인다. 거개가 74세에서 88세로할머니들이며 연변을 비롯...
  • 2019-03-20
  • 대형계렬기획보도- 백성이야기(93) — 어머니의 생전 소원을 풀어드리려는 윤영학로인의 집착 윤영학의 어머니 요즘《길림신문》일본특파원 리홍매의 일본 관련 기사를 애독해오던 장춘의 윤영학(85세)은 문득《길림신문》을 통해 그의 어머니(전생금, 1893년 생)가 생전에 그토록 그리던 ‘일본딸’을 찾아...
  • 2019-03-04
  • 내가 힘들고 고통속에서 헤매고있을때 가장 위로가 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나와 비슷한 처지나 나보다 못한 사람이라는게 솔직한 '인지상정'일것이다. 이른바 '동병상련', 저러고도 사는데 혹은 나와 비슷하다는 련민으로 뜻밖에도 내삶을 버텨낼 에너지를 얻는다. '사회적 존재'로 태여나고...
  • 2019-02-25
  • -리화-   성인자녀와 백발부모의 사이에 끼여있는 50, 60대. 백세시대 절반을 접고 보면 어느새 내 인생의 세대좌표 역시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딱 중간 그 자리에 와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온전히 나 자신 뿐만이 아닌 어느 부모의 자식으로, 어느 자식의 부모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떤 것이여야 하는지. ...
  • 2019-02-19
  • 2월 4일 그믐날 저녁, 연길시 진학가두 남양위 21조에서 살고 있는 리홍하네 집은 그날따라 북적거렸다. 6명 독거로인이 한자리에 모여 그믐날을 함께 쇠기로 한 것이다. 객실에 들어서니 남양사회구역 왕점화 서기가 로인들에게 설 선물로 빅 스카프(大围巾)를 드렸다. 선물을 받은 로인들은 어린애마냥 기뻐하며 나풀춤을...
  • 2019-02-14
  • - 글 / 현성해 -     예술학교시절 강신자교수님과 함께   1. 꿈많은 어린시절   아버지께서는 넓은 바다의 별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나에게 성해(星海)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다. 그 간절한 기대만큼이나 나는 어릴적부터 다재다능한 소녀로 성장해왔다. 타고난 고운 목소리로 동네에서는...
  • 2019-02-13
  • 구역 로인협회 회원들이 장수로인들에게 축수하고 있다. 2월 1일 오전, 연길시 신흥가 민창사회구역에서는 사회구역주민들의 양로자질을 높이고 로인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하여 관할구역 7명 장수로인들에게 설맞이 장수연을 마련해주었다. 사회구역 일군들이 장수로인들에게 붉은 꽃을 달아드리고 ...
  • 2019-02-03
  • 꽃꽂이와 설계에 대해 설명하는 박금자녀성. 요즘 꽃가게를 통한 꽃문화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너무나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매양 그런 꽃가게를 지나칠 때마다 나의 머리속엔 조선예술영화 《꽃파는 처녀》의 주제가가 떠오른다. “꽃 사세요, 꽃사세요. 어여쁜 빨간 꽃, 향기롭고 빛갈 고운…앓는 엄마...
  • 2019-02-03
  • 84세 할머니 노래 800여수 부를 수 있고 속담 550개 기억 290매의 그림을 그려서 13권의 화책 만들어 100세시대 70세~80세는 중년이요. 80세부터 100세가 로년이다. 우리 주위를 살펴봐도 수명은 전보다 더 길어지고 녀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반면 그것도 시름시름 앓으면서 오래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식 하나 달...
  • 2019-02-01
  • 제2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응모작품 (55) ▩김숙자(길림) 동아리와 함께 등산하면서(중간줄 왼쪽 두번째가 필자) 서로 관계를 맺게 되는 인연을 연분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나는 쭉 살아오면서 많은 연분을 맺어왔는데 그 가운데서 글로 맺은 것이 바로 내가 애독하는 조선문으로 된 《길림신문》과의 연분이...
  • 2019-01-25
‹처음  이전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