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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캠프 도착 첫날 공개훈련
한국 훈련 지켜본 이탈리아人 "2002 월드컵 16강전 생각나"
발등 다친 '수비 核' 홍정호… 18일 러시아전 선발 출장
"패배의 분위기는 마이애미에 두고 왔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12일(한국 시각)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이애미를 떠나기 전에 분위기를 바꾸었다"며 "패배 의식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10일 가나와 벌인 평가전에서 0대4 대패를 당했다.
경기 다음 날 오전만 해도 패배 후유증 탓인지 선수단 분위기는 무거웠다. 회복 훈련을 하러 가는 버스 안에서도 정적만 흘렀다. 하지만 막상 훈련에 들어가자 분위기는 서서히 바뀌었다. 대표팀의 공인 '분위기 메이커'인 박주영이 몸을 푸는 시간 선수들을 하나하나 붙잡고 말을 걸자 그라운드엔 웃음꽃이 피었다.
12일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의 페드로 바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표팀 공개 훈련에서 손흥민(가운데)이 헤딩을 시도하고 있다. 평가전 패배의 분위기를 털어 버린 대표팀은 18일 러시아전을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뉴시스돌아가는 버스 안에선 경쾌한 트로트 노래가 흘러나왔다. 홍명보 감독이 "너희가 다 맘에 안 들지만 노래 선곡이 가장 마음에 안 든다. 누가 이 노래를 골랐느냐"고 농담하자, 한쪽에서 "(이)청용이 형이요!"라는 대답이 나왔다. 한바탕 웃으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유쾌하게 브라질 땅을 밟은 대표팀은 붉은 옷을 입은 교민 수십 명의 환대를 받으며 숙소인 버번 카타라타스 컨벤션 리조트에 들어섰다. 이날 환영 행사에 참석한 김광진(47) 파라과이 한인회장은 "4시간 걸려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여기까지 왔다"며 "교민의 응원에 힘을 입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이 묵는 버번 리조트는 이구아수 폭포에서 12㎞ 떨어진 곳에 있는 5성급 휴양 리조트다. 대표팀의 특별 요청으로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여유 있게 구비해 놓았다. 현지 군인·경찰의 철통 보안 속에 12일부터는 취재진을 포함한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다.
이날 오후엔 페드로 바소 스타디움에서 베이스캠프 첫 훈련이 펼쳐졌다. FIFA(국제축구연맹)는 월드컵을 앞둔 훈련 일정 중 하루를 팬들에게 공개하게 하는데, 한국은 첫날을 택했다. 무료입장한 브라질 현지 팬 등 600여명이 한국의 훈련을 지켜봤다. 2년 전 포스두이구아수에 정착했다는 이탈리아인 안토니오 줄리오르(48)씨는 "박지성이 없어 아쉽다. 2002 월드컵 16강전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도 안팎의 좋은 날씨에서 훈련은 시작됐다. 지난 가나전에서 상대 압박에 고전했던 선수들은 패스를 통해 효과적으로 압박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반복했다.
지난달 튀니지전에서 발등을 다쳤던 수비수 홍정호는 정상적으로 훈련에 임하며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18일 오전 7시) 선발 출장을 예고했다. 홍정호는 "아직 순간적으로 움직일 때는 통증을 느낀다"며 "감독님이 2002년 월드컵 때 발등 통증을 안고 뛰었던 경험을 얘기해 주셔서 큰 용기를 얻었다. 진통제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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