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 원숭이 ‘화화’(왼쪽)와 ‘중중’. [Qiang Sun and Mu-ming Poo/Chinese Academy of Sciences]
중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체세포핵치환(SCNTㆍsomatic cell nuclear transfer) 기법을 통해 긴꼬리 원숭이과인 마카크원숭이 2마리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
중국과학원(CAS) 신경과학연구소 연구진은 “SCNT 기법으로 원숭이 두 마리를 복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진은 “복제 원숭이를 통해 뇌신경질환이나 암 같은 사람의 질환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숭이와 사람의 유전자 차이는 약 4%로 매우 비슷하다. 침팬지의 경우 1% 정도다. 이처럼 영장류는 인간과 유전적 차이가 적어 어느 동물보다 치료제 효능을 입증하는 실험에 적합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Cell)에 24일자로 실렸다.
연구진은 현재 생후 6주, 8주인 두 새끼 원숭이게 중국인을 뜻하는 ‘중화’(Zhonghuaㆍ中華)에서 한 글자씩을 따 ‘중중’(Zhong Zhong)과 ‘화화’(Hua Hua)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진 셀]
중국이 원숭이 복제에 쓴 체세포핵치환(SCNT) 기법은 22년 전 영국 연구진이 복제양 ‘돌리’를 만들 때 썼던 기술이지만, 영장류(靈長類ㆍprimateㆍ사람과 유인원과 원숭이를 포괄하는 포유류 동물)에서 이를 이용한 동물 복제가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SCNT는 핵을 제거한 난자와 체세포를 융합시켜 유전자(DNA)가 동일한 동물을 얻는 기술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정란을 대리모에 착상하면 체세포를 제공한 개체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동물을 얻을 수 있다.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 1996년부터 여러 연구진이 이 방법으로 영장류를 복제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가장 큰 걸림돌은 원숭이의 복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기 직전 단계인 ‘배반포기’까지 제대로 발달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CAS 연구진은 복제 수정란의 발달을 활성화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우선 원숭이 복제 수정란을 만들 때부터 실제 수정란과 최대한 가깝게 제작했다. 핵을 제거한 원숭이 난자에 원숭이 태아의 체세포를 넣어 융합시켰다. 또 배반포기까지 복제 수정란이 잘 발달하도록 여러 화학물질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촉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총 109개의 복제 수정란을 만들었고, 이를 21마리의 원숭이 대리모에 나눠 착상시켰다. 6마리의 대리모가 임신했고 이 중 2마리가 새끼를 낳았다. 새끼 원숭이 2마리는 체세포를 제공한 태아와 유전적으로 일치했다.
복제 원숭이 '중중'의 모습. [사진 Qiang Sun and Mu-ming Poo/Chinese Academy of Sciences]
연구진은 새끼 원숭이들에게 각각 ‘중중’(Zhong Zhong)과 ‘화화’(Hua Hua)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중국과 중국인을 뜻하는 ‘중화’(Zhonghuaㆍ中華)에서 한 글자씩을 인용한 것이다.
지난 1999년 미국 연구진이 수정란을 분할하는 ‘할구분할’ 방법으로 원숭이를 복제한 적은 있지만, SCNT로 복제 원숭이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번 원숭이 복제 성공은 3년에 걸쳐 복제 과정을 최적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연구실에서 유전적으로 동일한 원숭이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이런 복제 원숭이를 통해 뇌신경질환이나 암 같은 사람의 질환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제 원숭이 '화화'의 모습. [사진 Qiang Sun and Mu-ming Poo/Chinese Academy of Sciences]
과학자들은 지금껏 이런 질환을 연구할 때 원숭이에서 특정 유전자를 망가뜨리거나 기능을 활성화한 뒤, 다른 원숭이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해 왔다. 하지만 두 원숭이는 유전적으로 100% 같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한영혜 기자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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