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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편집장들이 꼽은 ‘2015년 여름, 이 책’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8월2일 11시38분    조회: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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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다. 떠나든 남든 휴가철의 책 한 권은 휴식과 혜안과 재미를 준다. 죽부인(竹夫人) 대신 책을 껴안고, 바닷물 대신 책에 빠져보자. ‘뭘 읽을까’란 고민 앞에 머리가 멍해지는 분들. 동아일보가 20개 출판사의 편집장들에게 해법을 요청했다. 편집장들이 추천한 책 중 본보 문화부 출판팀이 어른을 위한 10권, 아이들을 위한 5권을 골랐다. 최근 5, 6년 내에 출간된 책들을 대상으로 했다. 》


저자의 묵직한 목소리 들리는 듯

담론 (신영복 지음·돌베개)

성공회대 석좌교수인 저자가 ‘강의’ 이후 10년 만에 펴낸 강의록이다. 인문학은 잘살기 위해 필요한 도구가 아니라 삶 그 자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동양고전을 읽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게 한다. 저자는 다른 사람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독서 이상의 독서라고 봤다. “강의록 특유의 맛이 살아 있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저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는 평가다.




눈물나게 소중한 우리 삶 이야기

사는 게 뭐라고(사노 요코 지음·마음산책)


일본 그림책 작가인 저자가 암에 걸려 사망할 때까지 5년간 쓴 일기다.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자마자 녹색 재규어로 차를 바꿨다. DVD를 사 모으느라 재산을 탕진하고, 한국의 욘사마에게 푹 빠져서 남이섬을 방문한다. 편집장들은 “흥과 냉소와 생명력이 넘치는, 한 시한부 작가의 기찬 일상” “참 별거 없다 싶다가도, 눈물나게 소중해지는 우리 삶의 이야기”라고 추천의 이유를 붙였다.


긴 호흡의 서사, 예상 깬 속도감

황금방울새(도나 타트 지음·은행나무)


지난해 퓰리처상을 수상한 소설. 퓰리처상 수상작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가 눈에 띈다. 미술관 폭탄 테러에서 혼자 살아남은 소년이 명화 ‘황금방울새’를 손에 넣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긴 호흡의 서사를 원하는 독자라면 좋아할 만한 문학작품이다. 추천자는 “운명 앞에 드러나는 인간의 나약함, 상실과 집착을 밀도 있게 그린다”고 평가했다.


사진 230장에 담긴 구름, 하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름 사전(무라이 아키오·우야마 요시아키 지음·사이)


일본의 천문학자이자 구름 애호가인 두 저자가 10여 년 동안 직접 찍은 230여 컷의 구름 사진과 100여 종류의 구름을 소개하는 ‘구름 백과사전’이다. 보기만 해도 눈이 맑아지는 아름다운 구름과 하늘이 담겼다. 일상에 지쳐 고개도 못 들고 살아가는 동안 저 위에서는 저렇게 예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누워서 하늘 볼 시간도 내기 힘든, 휴가를 못 가는 이들에게 강추.


老교수가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

밤이 선생이다(황현산 지음·난다)


불문학자이며 고려대 명예교수인 저자의 첫 산문집. ‘협객은 경공술로 날아가도 벼는 천천히 크고 천천히 익는다. 늙은 농부에게는 벼 크는 소리가 들린다는데, 그러고 보면 농부야말로 눈먼 무사 따위에 비할 수 없는 강호의 협객이다.’ 문장이 아름답다. 해학적이고 심미적인 문체로 일상을 담았다. ‘직접 살아 보지 않은 타인의 인생까지 깊이 이해하는 통찰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추천사가 눈에 띈다.


페이지마다 가슴을 흔드는 문장

다뉴브(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지음·문학동네)


3000km에 이르는 유럽의 다뉴브 강을 4년간 여행하며 여러 민족의 신화와 전통, 문학과 우화, 소소한 일상 풍경을 담은 에세이. 아일랜드 작가 존 밴빌은 이 책에 대해 “거의 매 페이지마다 가슴을 뒤흔드는 문장이 나온다”고 했을 만큼 빼어난 문장으로 채워진 기행문학이다. 편집장들은 “이 강에 한번 빠지면 헤쳐 나오기란 쉽지 않다. 여름휴가를 다 써도 아깝지 않을 책”이라고 했다.


과학으로 풀어낸 맛의 즐거움

맛의 원리(최낙언 지음·예문당)


인체가 맛을 어떻게 느끼는지, 미각과 향에 대한 오해는 없는지를 풀어썼다. ‘맛의 즐거움’을 느끼는 원리를 식품학, 생리학, 뇌과학, 음식의 역사,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맛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감각기관뿐 아니라 뇌의 욕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추천한 편집장은 “최근 한껏 부풀어 오른 음식 이야기들을 과학적으로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머리 슈퍼히어로 좌충우돌기

원펀맨(무라타 유스케 지음·대원씨아이)


보통 슈퍼히어로가 주인공인 만화와는 다른 재미의 만화책이다. 주인공은 대머리에다 무심한 듯한 표정을 짓는 사이타마. 슈퍼히어로가 되기 위해 훈련을 너무 많이 해서 머리가 다 빠지고 궁극의 힘을 가졌다는 설정이다. 무심한 표정으로 사태를 해결하는 주인공 캐릭터가 의외의 웃음을 준다. 일본에선 ‘원피스’ ‘나루토’ 같은 만화책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책읽기 고수가 말하는 독서법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걷는나무)


공부전문가이자 다독가인 사이토 다카시 일본 메이지대 교수가 알려주는 전방위 독서법.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쉽고 명쾌하게 정리했다. ‘추천 도서보다는 끌리는 책부터 먼저 읽어라’ 등의 독서 습관을 기르는 방법부터 일주일에 10권을 읽는 동시병행 독서법이 담겼다. “책을 읽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독서의 가치와 효용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평가다.


이오덕-권정생 절친 30년 편지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이오덕 권정생 공저·양철북)


‘우리말 바로쓰기’의 저자 이오덕과 ‘몽실언니’ ‘강아지똥’을 쓴 아동문학가 권정생, 두 사람이 30년 넘게 절친으로 지내며 주고받은 편지를 가려 뽑은 책이다. 같은 꿈을 꾸는 지음(知音)을 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서로를 아끼고 간절한 마음으로 돌보는 관계가 무엇인지 30년의 시간만큼 울림도 크다. 사람이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진하게 돌아보게 한다.


스마트폰 끄고 신나게 노는 법

놀이의 영웅(김은 글, 이형진 그림·소나무)


방학이 돼도 놀 줄 모르는 요즘 아이들에게 놀이의 영웅이 한 수 가르쳐
주는 진짜 노는 법이 담겼다. 술래잡기, 제기차기, 공기놀이, 말뚝박기, 비석치기 등 지금은 아이들과 멀어진 다양한 놀이를
소개한다. 추천한 편집장은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끼고 혼자 노는 데 익숙한 아이들에게 함께 뛰노는 즐거움을 알려준다”고 평가했다.


지도에 없는 마을로 떠난 세친구

율리시스 무어 시리즈(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지음·웅진주니어)

‘해리포터’ 이후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끈 아동 판타지물. 지도에 없는 신비한 마을에서 세 아이가 펼치는 흥미진진한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영국의 한 지방에 와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면 좋아할 만한 신비로운
이야기가 담겼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에게 알맞은 책이다.


일주일간 세상에 전기가 없다면

블랙 아웃(박효미 지음·한겨레아이들)



어느 소도시에서 일주일 동안 일어난 가상의 대규모 정전 사태를 다룬 동화다. 정전이 갑자기 발생해 도로는 마비되고, 상점들은
영업을 포기한다.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비상등이 꺼지며, 물과 가스도 끊긴다. 허술한 사회 시스템과 위기에 몰려 이기심을
드러내는 어른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풍자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에게 추천한다.


태양시 지구 밀림동에 생긴 일

내 이름은 파리지옥(이지유 글, 김이랑 그림·해그림)

여기는 태양시 지구 밀림동 늪지대. ‘공주병’에 걸린 파리지옥이 살고 있는 곳이다. 어느 날 파리지옥은 하늘에서 떨어진 이상한
씨앗인 ‘치즈잎’과 친구가 된다. 파리지옥은 식물이면서도 식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치즈잎에게 식물로 사는 법을 알려준다.
생태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파리지옥의 유쾌한 수다로 그린다.


책 보는 건 바보? 정말 그럴까

책만 보는 바보(안소영 지음·보림출판사)

아이들 세계에서도 책을 보는 건 ‘바보’ 같은 일이 되어 버린 요즘. 선조의 이야기 속에서 책이라는 존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주인공인 이덕무는 출신의 벽 때문에 높은 학식에도 불구하고 존경받을 수 없는 현실이 괴롭다. 하지만 진정으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들과 우정을 쌓아간다.

동아일보는 각각의 출판사 편집장들에게 자사 출간 책 한 권과 타사에서 나온 책 두 권 등 3권씩을 추천받았다. 아동청소년 도서를
포함해 20명이 모두 60권을 추천한 것이다. 이 중 15권만 선정됐지만 일부 아쉽게 탈락한 책들을 소개한다.

탈락한 책 중에는 미국 공포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이 쓴 첫 탐정소설 ‘미스터 메르세데스’(황금가지)가 포함됐다. 이 책은 미국 최고의 추리문학상인 ‘에드거상’을 수상했다.
‘바다 한가운데서’(너새니얼 필브릭 지음·다른)는 향유고래와 싸우다 난파된 포경선 에식스호 참사를 다룬 논픽션이다.
망망대해에서 조난해 동료의 인육을 먹고 살아남은 선원들의 이야기가 서늘하다. 기괴한 사건들로 가득 찬 일본 만화 ‘소용돌이’(이토
준지 지음·시공사)
도 추천을 받았다.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소설 ‘신비한 결속’(문학과지성사)을 추천한 편집장은 “투명한 빛으로 가득한 해변에서, 오로지 본능과 열정에 충실한 ‘최초의 사랑’을 만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무에서 해방된 느낌을 만끽하고 싶다면 ‘위대한 생존: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나무 이야기’(레이첼 서스만 지음·월북)
좋다. 사진작가인 저자가 사막부터 바닷속까지 나무 30종을 사진과 담백한 글로 담았다. 여행지의 추억을 그림에 담고 싶으면
‘끄적끄적 길 드로잉’(이다 지음·웅진지식하우스)을 참고할 만하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차근차근
안내한다.

편집장들은 세상과 삶을 보는 혜안을 얻고 싶은 독자에게는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 맞서다’(김시덕
지음·메디치미디어), ‘2030 대담한 미래’(최윤식 지음·지식노마드),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댄 애리얼리 지음·청림출판)

등을 추천했다.

:: 설문에 응답한 편집장들 ::

어른을 위한 책 △강무성 열린책들 △김준혁 황금가지 △김효선 시공사 △송상미 알에이치코리아 △신동해 민음사 △염현숙 문학동네
△이근혜 문학과지성사 △이부연 위즈덤하우스 △이승학 마음산책 △이진희 은행나무 △전은희 다른 △주정림 웅진씽크빅 △최연순 사회평론
△황서현 휴머니스트 △황혜숙 창비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책 △김태희 사계절 △김연희 양철북 △박지은 비룡소 △이주은 푸른책들 △황정원 현암사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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