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갈 팀은 올라가고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
결국은 강팀이 승리하게 돼있다는 연변축구팀을 응원하는 프로 스포츠 팬들사이의 은어이다. 최근 통계를 보면 도서시장에도 이 은어가 적용된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점점 줄고있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의 독서량은 오히려 늘고있다. 독서의 량극화이다. 출판시장은 열혈독자의 힘으로 유지되지만 갈라진 독서의 세계를 보는 시선은 우려로 가득차있다. 독서는 지적 탐구행위이자 정치, 문화 힘을 낳는 행위이기때문이다. 갈라져있고 쏠려있는 우리 독서시장을 들여다봤다.
전민열독활동조직위원회가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전민열독 실태조사를 보면 올해 성인중 1권 이상의 책을 읽는 사람들 비률은 68.9%, 20년전에 비해 22.4%포인트 떨어진 력대 최저수치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성인을 기준으로만 비교했을 때 성인 독서량은 지난해 18권으로 2013년(11.5권)보다 늘었다. 출판시장 규모는 그럭저럭 유지되고있다. 올해는 페미니즘 열풍이 독서시장을 이끌었다. 페미니즘 열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사회과학분야가 성장했다. 출판시장에 분 페미니즘 효과는 정확히는 독서절 페막식이 열리는 래년 1월에 확인할수 있다. 독서시장에 페미니즘 열기가 불어닥친만큼 “녀성들의 독서”가 크게 늘었다고 예상할수도 있다. 하지만 전민열독활동조직위원회가 밝힌바에 따르면 독서시장은 진작부터 녀성들이 장악하고있다.
■도서 구매자 녀성 남성보다 많아
독서시장의 성별 격차는 매우 두드러진다. 신화넷에 따르면 온라인서점의 구매자 비중을 보면 40대까지는 전 년령대에서 녀성이 남성보다 높다. 인터넷서점인 아마존중국이 지난 8월 발표한 상반기 년령별 통계실태를 보면 이같은 경향은 이미 6년째 련속 유지됐다. 책을 가장 많이 사는 년령대는 30대 녀성으로 출판시장에서는 “헤비 리더”로 불린다. 아마존중국의 통계에서 보여지다싶이 2014년과 2015년에 30대 구매자들에서는 녀성이 남성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20대 녀성 구매자 비중이 크게 늘기도 했다. 인터넷으로 페미니즘에 입문한 20대 녀성들이 도서 구매로 이어졌다는것이 주된 분석이다.
우리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연길시 신화서점 김영순 업무경리에 따르면 서점을 찾는 구매자중 20대 남성은 좀처럼 구매비률이 변하지 않고있다. 반면 30대 남성독자는 지난해에 비해 올 상반기 크게 줄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40대 구매자가운데 녀성 비률은 남성의 3배를 넘는다. 30대 녀성을 제치고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것이 눈에 띈다. 2014년부터 지속된 경향으로 김영순 업무경리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 계층에서 고르게 사랑받고있는 덕분에 유아도서는 물론 영어공부를 위한 스크립트와 원서까지 인기를 얻고있다”며 “문화소비에 익숙하고 경제력 있는 40대 녀성들이 자기계발과 자녀교육을 위해 지갑을 열고있기때문”이라고 말했다. 50대 이상으로 넘어가면 녀성 구매자들의 비중은 뚝 떨어진다.
■출판시장에 2030 남성은 없다
반면 2030 남성독자들의 저조한 독서량은 어렵지 않게 보아낼수 있다. 독서시장의 트렌드를 녀성이 이끌다보니 출판계에서도 이에 부응한다. 과거에는 경영 및 자기계발서나 력사책 분야는 남성독자의 령역으로 여겨졌는데 최근에는 이 령역도 녀성독자들에게로 넘어가고있다. 치유 목적으로 책을 읽는 경향에 따라 필사, 컬러링북의 판매도 늘었다.
년령별 격차도 중요한 특징이다. 10대의 책 구매률은 남성 2%, 녀성 6%이다. 단 입시와 관련해 10대들의 독서량 자체는 전체 인구에서 많은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출판통계에서 10대들의 년평균 독서량은 19.7권으로 전체 년령대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다만 입시 목적의 독서 가능성이 크다는것이 지배적이다. 50대 이상으로 올라가면 책 구매률이 매우 큰 폭으로 떨어진다. 스웨덴,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로인인구의 독서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2014년 일본 출판자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1억 2000만 일본인이 한해 서점에서 6억 4000만권을 사보고 도서관에서 7억권을 빌려봤다. 우리보다는 전 년령에서 골고루 책을 본다는 얘기이다.
독서의 격차는 지식의 격차로 이어진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데이비드 런시만교수는 “교육 격차는 21세기 민주주의의 큰 화두이자 도전이 될것”이라고 봤다.
연변일보 글·사진 신연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