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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뒷줄 오른쪽)가 1942년 일본 릿쿄대 유학생 시절 잠시 귀국해 고종사촌 형인 송몽규(앞줄 가운데) 등 지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일본 릿쿄대와 도시샤대가 일제강점기의 크리스천 ‘저항 시인’ 윤동주(1917∼1945)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토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릿쿄대학윤동주추도회 한국사무소 소장인 유시경 대한성공회 교무원장은 12일 “윤동주는 처음 유학 생활을 했던 릿쿄대뿐만 아니라 이후 편입한 도시샤대학 모두 졸업을 하지 못했다”면서 “그의 탄생 100주년과 추도회 설립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한·일 시민들과 함께 ‘윤동주 명예졸업장 수여’ 방안을 양 대학 측에 정식으로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동주는 1941년 말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를 졸업한 뒤 이듬해 초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해 6월까지 도쿄 릿쿄대 문학부(영문과)를 다니다가 중퇴한 뒤 10월 교토 도시샤대 영문학과에 편입했다. 두 곳 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미션스쿨이다.
1943년 7월 귀국을 준비하던 그는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붙잡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후쿠오카 형무소에 투옥된 윤동주는 광복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채 1945년 2월 16일 옥사했다.
일본 유학 당시 윤동주가 남긴 시는 릿쿄대 시절, 서울의 친구에게 편지와 함께 보낸 시 ‘쉽게 씌어진 시’ 등 다섯 편이 전부였다. 이후 작품들은 일본 경찰에 압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릿쿄대 교목을 지낸 유 교무원장은 “윤동주의 첫 유학지가 릿쿄대였지만 10년 전만해도 그런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면서 “윤동주 추도회를 만들어 매년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2010년부터는 한국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윤동주와 학교를 알리고 한·일 양국간 교류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교무원장은 이어 “양 대학이 함께 윤동주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는 일은 한·일 양국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며, 관계를 회복하고 나아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명예졸업장 추진 제안은 오는 19일 릿쿄대에서 열리는 윤동주 탄생 100주년 추모 행사에서 공식적으로 이뤄진다.
당일 행사는 추모예배와 함께 ‘시와 음악으로 엮는 윤동주의 생애’ 등의 순서가 이어진다. 47년 경력의 배우인 마츠오카 미도리 등을 비롯해 양국의 고등학생들이 나서 윤동주의 시 등을 낭독한다. 앞서 윤동주 기일인 16일에는 그의 고향인 중국 룽징의 명동교회에서, 오는 26일에는 미국 뉴욕 플러싱제일교회에서도 추모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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