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소설가 김혁의 독서만필] 청춘의 증명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7월3일 00시00분    조회:143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 소설 <방화(芳华)>를 읽다

 
김 혁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왠지 김창완 밴드의 노래 <청춘>을 떠올렸다.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 내 젊은 령가(灵歌)가 구슬퍼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 손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물론 소설을 각색한 동명영화에도 주제곡이 붙어있지만 이 노래가 더욱 작품에 사개가 맞게 느껴졌다.

올해 상반년 베스트셀러를 뽑으라면 단연 엄가령(严歌苓)의 장편소설 <방화>가 장가락으로 꼽힌다. 게다가 풍소강(冯小刚) 감독의 동명원작 영화가 개봉, 커다란 흥행을 보이면서 <방화>는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쾌거를 올렸다.

소설의 제목 <방화>, 여기서 방(芳)은 냄새, 화(华)는 색채 즉 아름다운 내음으로 피여오르는 청춘의 기상을 말해주는 낱말이다. 그러나 작품을 보는 내내 아름다와야 할 청춘에는 아름다움이 빠져있었다. 그 아름다움의 루락이 바로 작가 엄가령이 말하고저 하는 것이였다.

지난 70년대, 문예에 장기를 가진 꽃 같은 청춘들이 방방곡곡에서 중국인민해방군문예사업단 소속단원으로 모여와 특수한 사명을 몸에 짊어진다.

소설의 남자 주인공 류봉, 남보다 조악한 가정배경으로 자격지심에 눌렸던 그는 문공단에서 궂은일, 마른일 가리지 않고 하면서 ‘모범표병’으로 표창받는다. 그는 문공단의 단원 림정정을 짝사랑한다. 하지만 그로서 류봉의 운명은 파멸의 늪으로 빠져든다. 림정정의 고혹적인 등줄기를 한번 만졌다는 리유 하나만으로 그는 공개비판을 받고 고역의 벌목장으로 쫓겨나게 된다.

문공단에서 유일하게 류봉의 처우에 동정을 보내는 하소만은 우파인 아버지와 결렬하고 재가한 어머니와 새로운 가족에서 조롱과 따돌림의 대상이 되였던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그녀는 문공단을 운명의 일탈의 출구로 삼는다. 그 와중에 변강지역에서 전화(战火)가 인다. 저 유명한 윁남자위반격전이 일어 난 것이다. 참전했던 류봉은 가렬한 전투에서 그만 팔 하나를 잃는다.

간호사로 전장에 투입된 하소만은 부상병을 구하고 일조일석에 영웅으로 부상한다. 매일이고 떠받들림 속에서 붉은 꽃송이를 안은 채 하소만은 외려 미쳐난다.

어느덧 시대가 변하고 젊은이들은 그동안 지켜온 것에 대한 회의감과 새 것에 대한 수용사이에서 방황한다. 누군가는 떠나고 싶고 누군가는 지키고 싶은 마음의 공황 속에서 결국 마음을 다친 정신병원 환자들을 위한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문공단은 해체된다.

세월이 흘러 정상인으로 돌아온 중년의 하소만은 차가운 의수를 달고, 직장암 판결을 받은 채 생계를 위하여 극장 문지기로 있는 류봉을 만난다.

작가 엄가령은 유미한 필치로 가장 은밀한 청춘의 국부와 상처를 만지고 건드린다. 그로서 시대적 기억과 개체적 기억에 대한 증명과 진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수작으로서 이룩해내였다.

소설 속에서 시대에 의해 버려지고 운명에 의해 상처받은 이들은 저마다 청춘을 경유하여 자아구원의 가시밭길을 걷는다. 40여년이라는 왜틀비틀한 보폭을 거쳐 그를 반추하고 다시 인지하고 심미를 거쳐 상처의 치유를 얻는다.

소설의 표지에는 커다랗게 클로즈업된 토슈즈(舞鞋)와 군화가 그려져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자신의 청춘을 증명해보이려는듯 그렇게 독자들의 열독 속에서 분방함과 몽매와 혼돈과 감성이 혼재된 청춘의 춤을 추고 또 추고 있다.

 

Total : 1576
  •     "한국학 교육·연구의 현황과 전망" 국제학술대회 중앙민족대학서 개최   (흑룡강신문=하얼빈) 최근 중앙민족대학교 해외한국학 중핵대학 육성사업에서 주관한 '한국학 교육과 연구의 현황과 전망' 국제학술대회 및 한국학 청년교사 연수회가 중앙민족대학에서 진행됐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중...
  • 2018-06-06
  •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500만 유로 넘은 뒤 피 말리는 신경전 맨뒤의 동양인 회심의 “560만”도 잠시, 전화 참가자 “600만”… 박수가 터졌다 프랑스 파리 8구 샹젤리제거리에 있는 경매회사 ‘아르퀴리알’ 2층에서 4일 오후 빈센트 반 고흐의 1882년 작품 경매가 한창 진...
  • 2018-06-06
  • 자치현창립 60주년을 맞으며 장백조선족자치현 마록구진에서는 과원조선족민속촌에 조선족민속전시관을 한창 건설하고 있다. 과원조선족민속전시관은 건평이 350평방메터에 달한다. 현당위와 현정부 그리고 현민족종교국의 대폭적인 지지하에 진정부에서는 여러모로 자금을 모아 원래의 촌부를 다시 훌륭하게 보수하고 연변...
  • 2018-06-05
  • 미니영화 은 연변영화드라마애호가협회 28번째 작품 3일동안 위챗을 타고 3만여회의 조회수 자랑한 작품     영화 한장면   "내 엄마는 왜 돌아오지 않지?ㅠㅠㅠㅠ..." 요즘 위챗을 도배하는 미니영화 상영의식이 5월 31일, 연변대학사범분원 부속소학교에서 있었다. 미니영화 은 어린이들에게 주는 "6.1"절...
  • 2018-05-31
  • 각축전 끝에 선출된 최후의 7인. ‘문제가 남느냐, 내가 남느냐!’ 31일 오후, 연길시 중앙소학교 운동장에서 ‘좋은 책과 친구로’ 독서 지식경연이 열띤 응원 속에서 펼쳐졌다. 3학년~6학년에서 선발된 100명 학생이 저저마다 열독 지식량을 뽐내며 치렬한 각축전을 벌였다. "독서는 평생을 동반할 ...
  • 2018-05-31
  • -한락연 탄생 120주년 기념 작품전 중국미술관서 개최 한락연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여 중국미술관에서는 5월 19일, ‘비단의 길 무지개(丝路飞虹)’라는 주제로 된 한락연 작품전(5월 19일─7월 3일)을 개최했다. 이번 작품전은 중국미술관의 ‘전장활화(典藏活化)’ 시리즈 전시의 계속으로서 20세기...
  • 2018-05-31
  • 그림 중앙부분 3군데 훼손     보드카에 취한 러시아 남성이 러시아 국립미술관에서 금속 막대봉을 휘둘러 러시아 명화(名畵) '이반 뇌제(雷帝)와 아들, 1581년 11월 16일'〈그림〉을 크게 훼손했다. CNN에 따르면, 한 37세 러시아 남성이 지난 25일 오후 모스크바 트레티야코프 국립 미술관을 돌아다니...
  • 2018-05-30
  • 연길시인대상무위원회 교육과학문화위생사업위원회에 따르면 일전 국가 문화관광부에서 발표한 제6차 전국 현급이상 공공도서관 평가에서 연길시소년아동도서관이 ‘1급공공도서관’으로 평정받았다. 이번까지 연길시소년아동도서관은 련속 5차례‘1급공공도서관’으로 평정받은걸로 기록된...
  • 2018-05-29
  •   국내외 한국학 전문가들, 함께 모여 무슨 얘기를 했나?     "한국학 교육·연구의 현황과 전망" 국제학술대회 중앙민족대학서 개최 북경 5월 28일발 인민넷소식(기자 임영화):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중앙민족대학교 해외한국학 중핵대학 육성사업에서 주관한 '한국학 교육과 연구의 현황과 전...
  • 2018-05-28
  • 연길시인대상무위원회 교육과학문화위생사업위원회에 따르면 조선족복장 제작공예, 조선족악기 제작공예 대상이 일전 문화 관광부, 공업 정보화부에서 선정한 〈재1진 국가 전통공예진흥목록〉에 입선되였다.   어머니(김정희)한테서 민족전통복장 제작공예를 전수받고 있는 최월옥 (왼쪽)과 그의 며느리, 손녀. 최월옥은 민...
  • 2018-05-25
‹처음  이전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