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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의 독서만필](3) 영원한 고전 《서유기》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3월10일 09시32분    조회: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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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를 위한 헌사(献词) -영원한 고전 《서유기》

갑오년을 맞아 설기간에 개봉된 영화 “서유기- 대뇨천궁(大闹天宫)”이 흥행 수입 1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중국영화의 신화를 다시 쓰고있다.

《서유기》는 남녀로소가 모두 좋아하는 뛰여난 고전이다. 요즘 판타지물의 흥행으로 “반지제왕”과 “해리포터” 등 해외의 판타지물을 읽는 열조가 일고있지만 이들은 그 수천년전에 나온 동양 최고의 판타지 《서유기》에 대해서 그처럼 열성을 보이지 않는다.

오승은의 천재적인 필봉에 의해 《서유기》에는 정말로 정채로운 인물들이 많이 나온다. 이들의 성격 또한 판이한데 오공은 용맹하지만 외곬이고 저팔계는 탐욕스러우면서도 간계한 일면도 있고 사승은 충직하지만 약간 미련한 구석이 보이고 당승은 독실하고 진지하지만 우유부단한 무능력자로 그려진다.

초동머리적에 재미로 접했던 《서유기》를 나이가 들어 다시 완독하며 주인공인 손오공이라는 원숭이에 대해 다시금 괄목(刮目)하게 되였다.

생명을 점지해준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고 돌에서 태여난 원숭이, 미후왕(美猴王)이라는 용모보다는 우미한 이름을 스스로 붙이고 그것도 모자라 “제천대성(齐天大圣)”이라는 아름찬 작위를 스스로 내리며 치기를 뽐내기도 한다.

근면이 결여한지라 수보리조사의 문하에서 쫓겨난 뒤에도 약간의 재주와 도술을 믿고 룡궁의 보배 여의봉을 빼앗는가 하면 하늘의 천도복숭아와 미주, 금단을 훔쳐먹는 등 온갖 란장판을 벌린다. 천지 높은줄을 모르고 석가여래와 맞장 뜨다가 “부처님 손바닥우의 손오공”이라는 천고의 속담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은 바위속에 갇혀버리는 형벌을 받게 되고만다. 치기와 속안으로 설쳐대다가 꼼짝 못하고 다시 본래 태여났던대로 돌이 되는 운명에 처하는것이다.

바위틈에 끼여 옴짝달싹 못하고 500년이라는 몇겁의 시간을 지내다 드디여 당승을 만난다. 이로써 손오공은 그 운명의 전환점을 맞는다.

여태껏 우리는 《서유기》를 단순한 신화소설로만 여기며 단지 온갖 기괴한 요괴와 마귀들이 등장하는 렵기적인 이야기로만 감상하는데 그쳤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손오공이라지만 결국 손오공이라는 원숭이에 대해서는 다 알지 못하고있다.

당승은 자기 일생을 걸고 서역으로 가서 불경을 갖고와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마음을 안고 길을 떠났고 그 와중에 시종 선두에서 그의 안위를 보필한이는 손오공이였다.

읽는이들은 재미있어도 오공에게는 무지하게 어려운 고행의 나날들임에 틀림없다. 살이 타들어가는 열기를 내뿜는 사막, 깊이를 알수 없는 검푸른 강에는 어김없이 푸른 털 요괴, 꼬리 아홉개 달린 요괴들이 칩복해있으면서 손오공을 기다렸다. 당승일행의 후견인 격인 관음보살과 석가여래는 때때로 의도적으로 요괴들을 사주하여 일행의 길목을 지키게 만든다. 불법을 향해 떠나는 당승일행을 시험에 들게 하는것이다.

그 요괴들은 서천으로 구법의 길에 오른 이들의 허점만을 노려 파고든다. 당승의 자비심, 저팔계의 탐욕, 사승의 어리석음을 온갖 수단으로 건드린다. 공공연한 랍치와 협박, 부귀영화를 눈앞에서 흔들어대는 유혹, 살 떨리는 미인계 등등… 이러한 무차별 공격에 선두에서 대응한이가 바로 손오공이다.

81난의 어려움에 당착한 오공, 하지만 손오공은 힘껏 변신술을 부리고 사납게 여의봉을 휘두르면서 악착배기 요괴들을 하나 둘 섬멸해간다.

다시 보면 손오공이 요괴를 물리치는 하나하나의 장면은 사실 구도자를 시험하는 심마(心魔)를 물리치는 모습을 형상화한것이다. 때로는 저돌적으로 보이는 오공이지만 취경의 의지와 우직함은 변함이 없다.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원숭이의 속태를 벗기 위해 싸우고 또 싸운다. 두려움과 고통과 힘듬을 직시하면서 말이다. 그는 스승과 팔계, 사승의 무정함과 몰리해에도 도망가지 않고 자기를 시험하는 81난을 스스로 한몸으로 받아가며 깨달음의 계기로 삼았다. 하기에 《서유기》는 한 원숭이의 성장기요, 깨달음의 지난한 과정을 보여주는 구법기(求法记)로 읽을수도 있다.

이번에 리메이크(翻拍)된 영화의 주목할 점은 액션스타 견자단을 비롯해 우리가 익숙한 주윤발, 곽부성 등 톱스타가 대거 출연하는 막강 라인에도 있지만 바로 처음으로 되는 《서유기》 3D 영화라는것이다.

3D물, 디지털 미디어의 개발과 고선명 비디오 표준의 등장과 맞물려 요즘 크게 류행하고있는 3차원 영화 즉 립체영화이다. 3D물을 관람하듯이 여러 각도로 들여다보니 《서유기》 그리고 그 당당한 주인공 손오공이 다시 보인다.

새로 개봉된 또 한부의 《서유기》소재의 영화 “대뇨천궁” 포스터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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