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작가들 시대와 문학을 논하다
"1950년 이후 한국 문학과 중국 문학은 상이한 체제와 이념 속에서도 유사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서양 문학을 모방해 자국 현대문학을 건설하는 도정에서 서구 문명에 대한 열등감을 내면에 키워왔다는 점에서 그러하고, 폭력적 억압을 경험했다는 점이 그러합니다."(문학평론가 홍정선 인하대 교수)
"양국 작가들은 현 시대 조류에 따르면서도 고유의 문학 전통을 지키기 위한 선택과 창조를 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문화의 품격을 침식하는 소비주의에 어떻게 저항해야 할지를 마찬가지로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소설가 아라이)
조선족 작가 김인순(70년생)
제8차 한ㆍ중작가회의가 10일 경북 청송군 진보면 객주문학관에서 개막했다. 2007년부터 매년 양국을 번갈아 오가며 열리는 이 행사에는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고루 참석했다. 한국에선 소설가 김주영 김원일 정찬 박상우 권지예를 비롯해 시인 황동규 이근배 이시영 구광열과 평론가 김주연 홍정선 등 26명이 참석했다. 중국에선 모옌, 옌롄커 등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티베트 출신 소설가인 아라이 쓰촨성작가협회 주석과 조선족 작가 김인순, `신세대 10대 여시인` 칭호를 받은 안치, `당대작가평론` 편집장인 린젠파 상숙이공학원 교수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주제는 `위기의 시대, 위기의 사회, 위기의 문학`. 문학의 위기를 논해보자는 취지지만 세월호 참사를 맞아 양국이 처한 사회 문제까지 폭넓은 토론이 이뤄졌다. 특히 양국 문인들은 지금 시장경제의 도도한 추세 속에서 문학의 진정성이 실종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 문학에 대한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행사는 작품 낭독과 토론으로 진행됐다. 아라이가 김주영 소설 `엄마 잘 가요`를, 김주영은 아라이 소설 `날아예는 꿀벌들`을 낭독하고 토론했다. 수팅은 황동규 시 `하루살이`를, 황동규는 수팅 시 `신녀봉`을 낭독했다.
중국 작가들은 "중국 작가와 외국 작가 간 대화가 하나의 고정된 틀 속에서 용두사미가 되지 않고 다년간 지속된 것은 한ㆍ중작가회의가 유일하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교류가 결실을 맺어 오는 9월 말 중국에서는 `객주`를 비롯한 김주영 소설을 집중 조명하는 행사가 열리고 중국 주요 학술지에 실릴 예정이다. 2015년 제9차 한ㆍ중작가회의는 아라이가 작가협회 주석으로 있는 중국 쓰촨성에서 열린다.
매경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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