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식 시사성 있는 발언이나 본인의 신변잡기를 이야기하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팬들과의 교류 행사에서 소설 창작을 자신이 좋아하는 굴튀김을 혼자서 해먹는 것에 비유했다. 즐겁지만 고독하고, 고독하지만 즐거운 일이라는 것이다.
하루키는 ‘고독한’ 마라톤을 즐겨하는 등 유달리 ‘고독’에 대한 천착이 강한 작가로 꼽힌다. 글쓰기란 것도 괴롭지만 또 한편으로는 좋기 때문에 한다는 것으로, 굴튀김이란 비유를 써서 그렇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말처럼도 들린다. ‘굴 튀김’에 대한 비유가 우리한테 신선하게 들리지만, 섬나라여서 그런 표현을 썼을테지만, 우리 표현으로 치면 ‘글쓰기는 즐거운 비명 같은 것’이라는 표현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무라카미는 지난 29일 동일본대지진 및 원전사고 피해지역인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에서 열린 문학 행사장을 방문해 갑자기 굴튀김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굴튀김을 좋아하지만 아내가 싫어하기 때문에 혼자서 튀긴다”고 소개한 뒤 “혼자서 먹는 굴튀김은 맛있지만 쓸쓸하다. 쓸쓸하지만 맛있다. 고독과 자유의 관계처럼 영원히 순환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안에 있는 말 하나하나를 퍼내는 작업은 고독한 작업이어서 혼자서 굴을 튀겨먹는 것과 닮았다”며 “소설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면 머리가 무거워지지만 굴튀김을 튀기고 있다고 생각하면 편해진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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