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고려인 아나톨리 김 '과거 들추는 건 문인들의 숙명'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2월3일 09시45분    조회:191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아시아엔=전상중 국제펜클럽 회원, 예비역 해군 제독] 9월12일에 이어 두 번째 지진이 일어난 바로 이튿날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국제PEN 경주대회 겸 제2회 세계한글작가대회가 막을 올렸다. 3박4일간 계속된 올해 대회에는 모스크바예술상·톨스토이문학상 등을 수상한 현대 러시아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고려인 3세 아나톨리 김을 비롯해 중국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옌, 198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인 예자오옌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선 신달자·유안진·유자효·이근배·김홍신 등이 함께 했다. 18개국에서 84명이 연사로 나설 만큼 제법 큰 국제행사였다. ‘한글과 한국문학’을 함께 토론하는 국내외 유일한 한글문학대회인 이번 대회 주제는 ‘한글문학, 세계로 가다’였다. 대회기간 참석자들은 문학인의 소명을 재확인하고, 민족어의 풍요와 세련을 위해 공동 노력하자고 입을 모았다.

국제펜클럽 정회원으로 수필가인 전상중(68) 예비역 해군제독이 아나톨리 김(77) 작가를 만나 특별대담을 나눴다. <매거진N>은 두 사람의 대담을 독자들께 소개한다. 특별대담은 아나톨리 김이 21일 오전 세션에서 ‘언어와 문학-인류의 과거와 미래의 열쇠’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마친 직후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아나톨리 김은 전상중 수필가가 자신을 해군제독 출신이라고 소개하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자신의 문학관과 세계관 그리고 민족의식 등을 때론 나지막히 때론 우렁차게 펼쳤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다. 통역은 모스크바대 출신으로 한국외대에서 러시아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수희 교수가 맡았다.<편집자>

 

전상중: 지진의 진원지 경주에 와보니 삶의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고 고장난 인생을 수리하는 게 문학인데, 여기 오는 것에 우물쭈물한 것이 부끄러웠다.

아나톨리 김:지진 위험에 노출된 경주시민들이 용기와 희망을 갖길 바란다. 문학과 언어를 놓고 토론할 수 있는 이런 자리가 마련돼 기쁘다.

전상중:언어와 문학을 통해 고통을 이겨내며 희망찬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나톨리 김:문학의 현실은 다들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스스로의 관점을 이야기하지만, 작품이 화제의 중심에 오르면 설전은 멈추고 만다. 그것이 문학의 힘이고 이를 통해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전상중:이념과 윤리·도덕이 실종된 지금, 문학 그리고 문학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아나톨리 김:19세기 독일을 구한 피히테를 보라. 그는 초등교육을 중심으로 온국민에게 정신운동을 펼치며 나라를 구했다. 바로 피히테와 같은 역할을 우리 문인들이 해야하는 것 아닌가 싶다.

전상중:해외동포로서, 그리고 러시아 이주 3세로서 선생님의 한국과 한국어 사랑은 남다르다고들 한다.

아나톨리 김:나의 뿌리는 한국이며 한국어다. 언어에 영혼을 담아 민족과 국민을 치유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문인들의 중요한 역할이고 사명이다.

전상중:선생께서 활동하시는 러시아는 국민들이 억압받거나 고통을 당하지은 않은지 궁금하다.

아나톨리 김:오히려 지금은 일반 민중이 정부를 이끌어가는 경향도 있다.

전상중:아까 말씀하신 문학의 역할 또는 사명에 대해 묻고 싶다.

아나톨리 김:현재 우리가 발 딛고 살고 있는 사회뿐 아니라 다가올 미래에 있을 상처마저 치유하는 것 역시 문학의 역할이다. 정신 혹은 혼을 부둥켜안고 함께 가는 것 그것이 문학의 중요한 몫이다. 지금 시대환경 속에서 창작을 좋아하는 사람은 외롭지만 의연히 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그만큼 우리 문인들의 사명이 중차대하기 때문이다.

kakaotalk_20160921_125052004

앞서 아나톨리 김은 이날 특별강연에서 “우리 인생을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쉼 없는 일방통행이라고 여긴다면 문학에서 과거의 일들을 되살려 저술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형 동사가 지배하고 있는 지나간 삶에 대한 향수의 잔인한 권력에서 해방되려면 지금보다 더 완벽하고 더 넓어져야 한다”며 “그것도 우주적으로 완벽하고 넓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나톨리 김은 “분명한 것은 우리의 실존적 범위 내에서 우리의 ‘삶 이전의 삶’과 ‘현재의 삶’을 결합시켜 ‘삶 이후의 삶’에 지속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상중 수필가는 이날 <붉은 수수밭>으로 잘 알려진 중국의 모옌 작가(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만났다. 전 수필가는 모옌의 말을 이렇게 전했다. “사람들은 내 작품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내가 받은 노벨상에만 주목합니다. 내면에 대해선 모른 체 하며 외형에만 온통 신경을 쓰니 창작할 의욕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때론 의기소침해지기도 하구요. 그래도 낙담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래도 용기를 낼 수밖에요. 언어에 영혼을 심는 일, 우리 문인들의 숙명이니까···.”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동아일보] 의혹이후 수사기관에 처음 입장 밝혀… 2015년엔 “내 기억 나도 믿을수 없어” 일본 탐미주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1925∼1970)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소설가 신경숙 씨(사진)가 검찰이 조사한 e메일 답변에서 “표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24일 확인...
  • 2016-03-25
  • [한겨레] ‘윤동주 친우’ 문동환 목사, ‘동주’ 각본가 만나 그를 추억하다 ‘명동촌과 윤동주’를 기억하는 마지막 증인 문동환 목사(사진 오른쪽)와 영화 를 각본·제작한 신연식(왼쪽) 감독이 23일 낮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문 목사 자택에서 를 관람한 뒤 대담을 하고 있다. 김명...
  • 2016-03-25
  • ‘영원한 청춘’을 체현하고 있는 문학지상주의자 [삶, 예술, 자연… | 소설가 박범신] “산은,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키고 본성을 회복시켜 주는 곳” 박범신은 소설 에 대해 설명하다가 “내가 연애 소설, 사랑 얘기에 소질이 있나보다. 사랑은 갈망이고, 갈망이 있어야 문학이 가능하다. ...
  • 2016-03-23
  •   ▲ 전시 작품 앞에서 환하게 미소 짓는 이상규 시인 이상규 시인의 ‘제2회 한·중문화예술교류전’  중국 측 67점·한국 측 56점 한데 모아 15~20일 한전아트센터서 개최 [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가슴 깊게 묻혀 미소짓고 때론 눈물짓는 그대, 오직 그대...
  • 2016-03-16
  • ▲ 영화 포스터 의 송몽규 캐릭터 포스터. 오늘(3월 7일)은 송몽규의 기일이다. ⓒ 메가박스㈜플러스엠   [기획] 71년 전 오늘, '청년문사' 송몽규가 떠났다 영화 개봉 전날이었던 2월 16일은 윤동주 사망 71주년 되는 날이었다. 또 다른 주인공 송몽규의 기일은 오늘(3월 7일)이다. 오늘로서 사망 71주...
  • 2016-03-08
  •  "문학상 히트시켜 돈 벌었냐고요?… 순수 문예지 30년간 발행했지요 40회 맞은 '李箱문학상' 주관, 임홍빈 문학사상사 대표 문인 동경해 문학사상사 인수 절친 이어령 前장관이 다져놓은 비옥한 땅에 나는 나무만 심은 셈… 작품집마다 베스트셀러 신경숙 뭉개버리면 안 돼 표절 잘못한 것 맞지만...
  • 2016-02-27
  • 경찰이 소설가 공지영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공씨는 지난해 7월 ‘전직 신부가 성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해당 신부에게 고소를 당했다. 소설가 공지영씨 [중앙포토] 서울 서초경찰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부 김모씨가 밀양 송전탑 쉼터를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모...
  • 2016-02-22
  • NYT·가디언 등 호평 이어져…작품성·번역·지원의 3박자가 어우러져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최근 영미권에서 번역 출간된 소설가 한강의 작품들이 대대적인 호평을 받으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은 한강의 '채식주의자', '...
  • 2016-02-21
  • 삶의 대부분 고향서 보낸 '은둔의 작가'…'파수꾼' 출간 7개월만에 별세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의 '국민소설'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의 작가 하퍼 리가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9세. 미국 출판사 하퍼콜린스는 1...
  • 2016-02-20
  • 17일 개봉하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는 시인 윤동주와 그의 사촌 송몽규의 삶을 통해 일제강점기 당시 청년들의 고뇌를 그렸다. /사진=영화 '동주' 포스터 서거 71주기…'부끄러움'을 노래한 시인, 윤동주를 기억하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
  • 2016-02-16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부끄러움'을 노래한 시인 윤동주, 그는 71년 전 오늘(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9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조선인 유학생을 모아놓고 민족문화를 알리며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수감된 뒤 1년 만이었다. 생...
  • 2016-02-16
  • 【서울=뉴시스】영화 '쎄시봉' 중 강하늘(왼쪽), 윤형주 16-02-14        윤형주, 윤동주와 강하늘 그 詩 같은 인연        【서울=뉴시스】신진아 기자 = 가수 윤형주(69)가 영화 ‘쎄시봉’과 ‘동주’로 남다른 인...
  • 2016-02-15
  • 1월 30일 오후, 심양시조선족문학회에서 주최하고 료녕성조선족 경제문화교류협회, 료녕성한마음애심기금회, 료녕성조선족기업가협회, 심양시조선족기업인협회에서 후원한 《료동문학》 2015년 문학신인상 및 제4회 호룡꼬마 작가상 시상식이 심양시 서탑 모란관식당에서 있었다.   료녕성한마음애심기금회 박성관회장...
  • 2016-02-06
  • “올해의 시인상” 공모통지 취지: 우리 시단의 더한층 발전과 시창작의 열성을 불러일으키고 시작품의 질적향상을 기하며 시단의 분위기를 한결 돋우어주기 위하여 연변작가협회와 연변인민출판사, 연변장백문화추진회에서는 연변화하상황균업유한회사의 라동도사장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시문학상 “올해의...
  • 2016-01-30
  • | 인터파크도서 북DB 제공 사람을 만날 때면 늘 첫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체로 첫 느낌에서 오는 직감을 믿는 편이기 때문이다. 책의 표지를 넘기며 처음으로 마주했던 소설가 이유의 인상은 뭐랄까, 수줍어 하는 얼굴에서 조금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열 마디 건네면 한두 마디 정도의 대답을 겨우 들을...
  • 2016-01-19
  • 책으로 돌아보는 신영복 선생의 발자취 “언젠가는 여러분 삶의 길목에서 꽃으로 다시 만나기를” 1988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부터 2015년 ‘담론’까지 시대의 반듯한 초상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간다” 믿음   신영복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 2016-01-16
  • [한겨레] 단편 ‘천국의 문’으로 대상 수상 “아버지 죽음 통한 생각들 담아” 김경욱씨 올해로 40회를 맞은 이상문학상에 중견 작가 김경욱(45)의 단편 ‘천국의 문’이 선정되었다. 이상문학상 심사위원회(권영민, 김성곤, 김인숙, 김종욱, 윤후명)는 13일 “‘천국의 문&rsquo...
  • 2016-01-11
  • 키워드로 본 출판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걸린 도서정가제 시행 안내문. 동아일보DB 문학, 출판계에 온기가 돈 적이 언제였던가. 올 한 해도 그랬다. 오히려 유명 작가들의 표절과 시행 1년을 맞은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다. 그래도 웹소설과 라이트노벨 같은 새싹이 보이기도 했다. 올해 문학과 출...
  • 2015-12-16
  • 지난 10월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무대인 전라북도 군산을 찾은 번역아카데미 수강생들. 작품의 현장에서 생생한 문학 수업을 받았다. 이들은 고창 등 호남지역을 2박3일 간 둘러봤다. [군산=프리랜서 오종찬]   왼쪽부터 디륵스, 베네디띠스, 장리리.   최근 발표된 올해 대산문학상 번역부문 수상작은 심사위...
  • 2015-12-02
  • 10월 24일 오전, 대나무 우거진 아름다운 항주 서호의 모가부에서 리광인 작 《시인 윤동주 인생려정 연구》(민족출판사 출판) 출간기념식과 세미나가 펼쳐졌다. 이는 연변작가협회 남방창작위원회와 절강한글협회에서 우리 시인 윤동주 타계 70주기를 기념하면서 마련한것이다. 저자 리광인은 절강월수외국어대 한국어과 ...
  • 2015-10-29
‹처음  이전 5 6 7 8 9 10 11 12 13 1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