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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수익’ 5000자 토막글 모아 태산 … 작가 상위 1%는 월 1000만~1억원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2월4일 09시21분    조회: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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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에 50~100원 이야기]
영화·드라마·캐릭터 판권 짭짤
연 3000억 시장 … 5년 새 30배 성장

[학생서 회사원까지 등단]
아마 작가, 조회수 높으면 데뷔
종이책 출간 작품 잘라서 팔기도

[웹 콘텐트 산업 빠르게 성장]
포도트리·문피아 올해 상장 준비
싱가포르 국부펀드 1250억 투자
[FOCUS] 유료 웹소설 전성시대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대한민국 서울에서 처참하게 살해된 28세 여성이 환생한다. 태어나보니 황권 쟁탈전에서 갓 승리해 영토 확장에 여념이 없는 아그리젠트 제국 황제의 딸이다. 황제는 권력 다툼 과정에서 형제를 모두 죽였고, 이웃 나라에서 볼모로 데려온 후궁이 임신하면 출산과 동시에 살해하는 폭군이다. 환생한 여성은 전생의 기억을 활용해 처신을 잘한 덕에 살아남는다. 폭군이지만 세상에 둘도 없는 미남자인 황제의 미모를 물려받은 여성은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다. 아버지를 포함한 황국의 대부분의 남성이 이 여성을 사랑한다. 

146만여명이 읽은 인기 웹소설 ‘황제의 외동딸’(윤슬)의 내용이다. 2014년 연재를 시작해 같은 해 11월 완결됐지만 조회수는 줄지 않고 있다. 이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디앤씨미디어는 첫해 소설 대여료 매출 2억원을 올렸다. 2015년 8월부터는 웹툰 서비스를 시작해 아직 연재 중이다. 소설 연재가 끝난 후에도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2016년 한해 황제의 외동딸이 올린 매출액은 13억3000만원에 달한다. 누적으로는 지난해 1분기까지 32억원이 넘는다. 종이책 매출과 판권 판매는 제외한 수치다. 웹툰 버전은 중국에 진출해 9억5000만뷰를 기록했다. 

웹툰·웹소설 관련 상표 연 3000건
3000~5000자 짜리 토막글 한편을 50~100원을 주고 읽는 유료 웹소설의 전성시대다. 푼돈이라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유료 모델 등장 당시 20년 가까이 공짜였던 웹소설(인터넷 소설)을 보겠다고 돈을 낼까 싶었지만 5년 전 10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은 3000억원 규모로 훌쩍 컸다. 웹소설 시장은 영화·드라마·캐릭터 판권까지 확장성이 좋아 실제 시장 규모는 이보다 크다는 분석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2년 1571건이던 웹툰·웹소설 관련 상표출원 2016년 3070건으로 두 배가 됐다. 상표출원 증가를 이끈 것은 밀리언 페이지뷰가 속출하고 있는 웹소설이다. 웹툰과 마찬가지로 검증된 웹소설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기에 위험 부담이 작아 판권으로 인기가 좋다. SBS에서 드라마로 제작 예정인 ‘김비서가 왜 그럴까’(정경운)의 주인공이 배우 박서준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관심이 쏠린 것도 이미 130만명이 본 웹소설이 원작이기 때문이다. 

웹소설의 산업적 성장 뒤에는 디지털 기술환경이 유료화에 적합하게 진화한 덕이 컸다. 1990년대 중반 PC통신으로도 소설이 유통되기 시작했지만, 당시의 관심이나 화제성, 인기는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1999년 연재된 ‘엽기적인 그녀’(견우84), 2001년 연재된 ‘그놈은 멋있었다’(귀여니)의 조회수는 800만 건 이상이었다. 하지만 ‘조회수=수익’은 아니었다. 작가의 수익은 종이책 판매와 영화화시 원작료로만 기대할 수 있었다. 

이젠 ‘조회수=수익’ 등식이 자리잡으면서 웹소설 성장 자양분이 되고 있다. 웹소설 지망생은 10대 학생에서 부업 전선에 뛰어든 회사원까지 다양하다. 어느 정도 그림 실력을 갖춰야 시작할 수 있는 웹툰과 달리 진입 장벽이 전무하다. 클릭이 바로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매력적이라 불투명한 출판 유통 구조에 불만이었던 기성 작가까지 빨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변화의 시작을 2008년 다음 ‘문학속세상’ 섹션의 출현으로 꼽았다. 아이폰이 등장(2007년)하면서 콘텐트를 수시로 조금씩 소비하는 스낵 컬처가 확산됐다. 이후 ‘하루 뒤 무료’와 같은 마케팅 기법이 기술과 결합하면서 토막글 소비가 가속화됐다. 기존 종이책으로 출간된 작품도 최근에는 잘라서 파는 추세다. 2013년부터는 문피아나 로망띠끄 같은 웹소설 플랫폼이 유료화 대열에 동참하면서 웹소설 인기는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활동 작가 중 상위 1%는 월 1000만~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 웹소설 플랫폼은 카카오페이지와 문피아·조아라·북팔 등이 이끌어가고 있다. 가장 큰 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엔 3000개가 넘는 웹소설이 연재 중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의 하루 최대 거래액은 6억2000만원 상당이다. 웹툰과 합산된 금액이긴 하지만 독자들이 연간 2000억원을 쓴다는 계산이다. 외전까지 총 188편으로 쪼개져 있는 ‘황제의 외동딸’ 전편을 보려면 약 3만원이 필요하다.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만, 기꺼이 지갑을 여는 독자가 많다. 작가와 플랫폼 수익률 배분은 7대 3이 보편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웹소설은 무료지만 작품에 따라 대여료를 받기도 한다. 월간 실사용자수는 약 680만명에 달하는데다 갈수록 증가 추세다. 현재까지 웹소설의 누적 조회수는 130억건이다. 네이버는 소속 웹소설 작가에 고료를 주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소속 작가는 248명이고 작품 400편이 연재 중이다. 카카오페이지의 아마추어 리그(챌린지 리그)를 합하면 작가 28만명, 작품은 44만편이 된다. 아마추어리그에서 조회수가 높으면 정식 작가로 승격되기도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웹소설 작가는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한 웹툰보다는 원고료가 낮지만 광고와 판권으로 얻는 수익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피아는 중국 텐센트와 투자 협의
IBK투자증권 문경준 애널리스트는 “웹 콘텐트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면에서는 이견이 없어 웹소설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부터 2021년 사이 관련 기업의 상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웹소설 관련사 중 현재 상장사는 콘텐트 제공사(CP)인 디앤씨미디어가 유일하다. 카카오페이지와 다음 웹툰을 운영하는 포도트리, 중소 웹소설 플랫폼인 문피아가 올해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카카오 자회사인 포도트리엔 이미 앵커에쿼터파트너스(AEP)와 싱가포르 국부펀드가 1250억원을 투자했다. 내년까지 상장을 준비 중인 문피아는 텐센트와 투자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협소설 작가 커뮤니티에서 출발해 2013년 유료 웹소설 서비스를 시작한 문피아는 하루 약 50만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활동 작가는 3만명에 달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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