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오무라 마스오,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학문적 여정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7월24일 14시11분    조회:27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한국문학 연구를 위해 평생 헌신한 일본인 노학자가 있다. 그는 1973년 한국에 유학 왔을 때의 설레는 마음을 “오랜 세월 동경해 오던 땅에 실제로 몸을 두고서, 그 대지 위를 걸어 다닐 수 있는 기쁨에 나는 취해 있었다. … 내 조국이라고 부를 수 없지만, 사랑하는 대지를 밟았다”고 고백한다. 1970년에 발간한 잡지 ‘조선문학’ 창간호에는 “조선문학을 사랑하고 조선문학을 필생의 사업으로 삼는다는 오직 하나의 목표로 우리가 뭉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적었다. ‘한국(조선)문학’에 대한 그의 각별한 사랑은 이후 한결같이 유지됐다. 나는 이토록 한국과 한국문학에 순정한 애정을 지니며 심혈을 기울여 탐구한 일본인 학자를 본 적이 없다.
 
 
그는 1950년대 후반 대학원 시절 중국문학을 전공하던 중에 운명과도 같이 한국문학과 만났다. 님 웨일스·김산의 ‘아리랑’,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접한 것이 한국(문학)에 눈을 돌리게 만든 뜻깊은 계기였다고 한다. 그 이후로 60여년의 세월 동안 누구보다도 열정적이며 성실하게 한국문학 연구에 몰두했다.
 
오무라 마스오(大村益夫·1933~) 와세다대 명예교수 얘기다. 최근 ‘오무라 마스오 문학 앨범’(소명출판)이 발간되면서 그의 저작집 여섯 권이 모두 완간됐다. 요 며칠간 폭염과 사투하며 여섯 권을 탐독했다. 이전 판본이나 학술지에서 이미 읽은 대목도 있었지만,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감동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는 어떤 한국학자 못지않게 한국문학과 한국의 역사를 투명하게 인식하고 한국인의 고뇌와 상처, 투쟁과 저항, 심성과 운명을 따사로운 시선으로 응시한다.
 
그는 단지 서재에서 한국문학 연구를 수행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한국 유학과 방문학자 경력은 물론이거니와 1985년 조선족 문학을 연구하기 위해 연변에서 일 년 동안 체류하기도 했으며, 1991년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중국 장백 조선족 자치현을 방문한 바 있다. 연변 거주 기간에 그가 40여년 동안 고향 용정 언덕에 방치됐던 시인 윤동주의 묘비를 발견해 세상에 알린 것은 동아시아 현대문학사에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리라. 오무라 마스오 저작집을 통독하면서 엄밀한 실증정신, 연구 대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열린 태도, 편견 없는 지성의 향기, 인간과 문학에 대한 곡진한 애정, 소수자와 함께하는 따뜻한 정신을 느꼈다.
 
1권 ‘윤동주와 한국 근대문학’을 비롯해 여섯 권 모두가 소중한 성과이지만 특히 6권 ‘오무라 마스오 문학 앨범’에는 저자가 만난 한국문학의 생생한 현장과 수많은 사람의 무늬가 펼쳐져 있다. 윤동주, 김학철, 김용제, 임종국과 함께한 시간, 장소, 표정, 미소가 깊은 페이소스를 발산한다. 특히 오무라 교수의 스승이자 저명한 루쉰(魯迅) 연구자인 다케우치 요시미 교수가 결혼식 축사를 하는 인상적인 사진은 그 자체로 기억할 만한 장면이다. 나는 이 앨범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단아한 표정에 담긴 진심과 겸허한 지성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오무라 마스오 저작집이 일본이 아니라, 그 이해와 공감을 위해 평생을 바친 한국에서 출간됐다는 사실 자체가 그와 한국을 둘러싼 숙명을 상징한다.
 
급조된 가짜 국제 학술대회와 가짜 학술지가 요즘 학계의 화제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이기에 소수자, 상처받은 자에 대한 깊은 공감과 정겨운 연대의 마음으로 한국문학 연구에 온 인생을 바친 오무라 교수의 학문적 여정은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오무라 마스오. 그는 일본의 양심이며, 이 시대 학자의 귀감(龜鑑)이다.
 
남과 북, 중국, 일본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역사적 전환기다. 그렇다면 조선족(문학)을 비롯해 남과 북의 문학에 대해 오랫동안 담담한 애정으로 응시해 온 일본인 오무라 교수의 삶과 글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우리가 온전히 되새겨야 할 문화적 자산이리라. 그의 건강을 기원한다. ▲ 권성우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서울신문 2018-07-24 30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10
  • 민변 창립 멤버 김형태 변호사 등 고은 변론 맡자 일부 여성들 분노 "여성 인권은 다르게 보이는가"… 金 "미투 폭로와 다른 증언 나와" 고은(85) 시인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57) 시인 등을 상대로 1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소송을 낸 가운데, 김형태(62·사진) 변호사가 고은 시인의 법률 대리...
  • 2018-08-18
  • [앵커] 인공지능(AI) 기술이 인간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예술 '창작' 분야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AI가 쓴 창작소설 공모전이 열렸는데, AI가 직접 제작한 소설이나 영화를 볼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김범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을 틈타 작가...
  • 2018-08-18
  •     8월 12일 오전,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이하 연구회) 주최로 연길시 한성호텔에서 진행된 제3회 리상화문학상 시상식에서 정두민시인이 시 로 대상을 수상하였다.   연구회 편집국장 박문희시인은 개회사에서 “2014년부터 2년에 한회씩 진행하는 리상화문학상은 전 2회는 한국의 리상화기념사업회(회...
  • 2018-08-13
  • 2014년부터 펼쳐온 호미중국조선족문학상 응모를 올해도 제5회로 진행한다. 우리 민족의 문화를 지키고 고양하고 새로운 차원에로 승화발전시키는데 일조되기를 바라면서 더욱 많은 문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1. 부문 : 시(3편 이상, 간력 및 주소, 전화번호 기록) 2. 대상 : 중국조선족문인 3. 응모기간 : 2018년...
  • 2018-08-12
  • 2014년부터 펼쳐 온 ‘호미중국조선족중학생문학상’공모를 올해도 제5회로 진행한다. 우리 민족청소년들이 우리 말과 우리 글을 배우고 지키고 능란하게 쓸수 있도록 일조하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조선족중학생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1. 부문 : 운문, 산문 2. 대상 : 중국조선족중학생(초중생, 고...
  • 2018-08-12
  • 녀성문인들의 문학적인 교감을 증진하고 향후 녀성문인들의 문학창작을 격려하기 위한 ‘신시대 녀성문학연구토론회’가 5일 연길에서 열렸다. 연변녀성문인협회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협회 회원과 녀성문학애호가 60여명이 참가했다. 연구토론회에서 청도빈해학원 김련란 교수가 라는 제목으로, 심명주 시인...
  • 2018-08-08
  • “팔구쟁이 문학잡담회” 후기       만남노사연 - 2007 노사연 Compilation Album “팔구쟁이”는 조선족 1980후,1990후 글쟁이들이 문학에 관한 정보와 소식 등을 공유하면서 한정된 울타리를 넘어 친목을 도모하려고 개설한 위챗그룹입니다.   상해...
  • 2018-07-31
  • 제2회 ‘단군문학상’은 2015년 12월 26일 제1회 ‘단군문학상’ 시상식이 막을 내림과 함께 시작되였다. 제2회 ‘단군문학상’ 추천작품의 발표년한을 당의 11기 3차 전원회의가 열린,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 12 월 18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로 정하고 소설과 시 두 장르에 한하여...
  • 2018-07-30
  • 제2회‘단군문학상’소설부문 수상자 최홍일 몇십년동안 문학을 하면서 상을 여러번 타보았지만 오늘처럼 영광을 느낀 적이 없습니다. 단군할아버지의 이름으로 명명된 이 묵직한 상을 받아 안은 저는 그야말로 기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 묵직한 상을 저에게 안겨주신 ‘단군문학상’ 평심위원회...
  • 2018-07-30
  • 제2회 ‘단군문학상’시가부문 수상자 최룡관 안녕하십니까! 제2회 ‘단군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한 여러분: 2016년 중국소수민족 문학상을 수상했는데 오늘 또 ‘단군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니 감개무량합니다. 70중반의 시점에서 이런 행운들이 저한테 차례지리라곤 생각지도 못한 일...
  • 2018-07-30
  •   우리 민족이 공인하는 시조의 이름으로 명명한 중국조선족문단 ‘단군문학상’이 7월 28일, 길림성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에서 제2회 시상식을 가졌다.   제2회 ‘단군문학상’은 추천작품의 발표년한을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로 정하고 개혁개방 이후 40년...
  • 2018-07-28
  • "'광장'이라는 문학공간 남기고 영원한 이상의 나라로"   최인훈 작가의 마지막 발걸음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최인훈 작가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2018.7.25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최인훈 작가의 영결식이 25일 오전 고인...
  • 2018-07-26
  • 고은 시인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 등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영미 시인도 관련 사실을 공개한 뒤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법원 등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에 최영미 시인과 박진성 시인, 언론사 등을 상대로 10억7000만원의 손해배...
  • 2018-07-26
  • 한국문학 연구를 위해 평생 헌신한 일본인 노학자가 있다. 그는 1973년 한국에 유학 왔을 때의 설레는 마음을 “오랜 세월 동경해 오던 땅에 실제로 몸을 두고서, 그 대지 위를 걸어 다닐 수 있는 기쁨에 나는 취해 있었다. … 내 조국이라고 부를 수 없지만, 사랑하는 대지를 밟았다”고 고백한다. 1970년...
  • 2018-07-24
  •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민족문학》잡지사와 연변작가협회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전국 소수민족작가 연변 알아보기’ 및 ‘2018 《민족문학》조선문판 작가 번역가 양성반 개최’ 행사가 연변에서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작가 번역가 양성반 개막식에서 단체촬영...
  • 2018-07-24
  • 행사장 일각 방산옥 시인의 하이퍼동시집 출간세미나가 7월 20일 연길 환락궁에서 있었다. 이번 동시집의 출간은 중국에서 첫 하이퍼동시집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연변동북아문화예술연구회, 연변아동문학학회, 연변아동문학연구회의 공동 주최, 연변생식건강연구소와 연길 환락궁에서 후원한 이번 세미나에는 40여명의 ...
  • 2018-07-20
  • 김희경 기자의 컬처 insight [ 김희경 기자 ]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사진)와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엔 공통점이 있다. 두 작품은 모두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6일 처음 방영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톡톡 튀는 스토리와 배우 박서준, 박민영...
  • 2018-07-20
  • 19일, 문학으로 뭉친 조선족 청년작가 및 문학애호가들 모임인 팔구쟁이 문학잡담회가 연길에서 진행되였다. 《연변문학》, 《장백산》, 《도라지》, 《연변일보》 등 잡지사와 신문사를 비롯하여 《11번가》,온라인 작가동아리, 《글밤》계정 운영자 등 30여명 80, 90세대 청년문학애호가들이 이날 잡담회에 참가했다. 잡...
  • 2018-07-20
  • 작가 신경숙/뉴시스 ‘어머니를 잃은 지 열사흘 째.’(수필 ‘사모곡’)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소설 ‘엄마를 부탁해’) ‘불현듯 다가서는 어머니를 그토록 간절히 불러본 적이 있던가.’(‘사모곡’) ‘이 집에서 사는 동안 당신이 아내...
  • 2018-07-15
  • 주당위 선전부에서 주최하고 연변작가협회와 주교육국에서 주관한 ‘문학과 글짓기 캠프’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2박3일간 주내에서 진행됐다.   ‘문학과 글짓기 캠프’는 전 주 민족문화사업회의 정신을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중국조선족문학 후비력량의 단층문제를 해결하며 중국조선족문학발...
  • 2018-07-10
‹처음  이전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