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기관 닐슨코리아가 작년 25~45세 한국인 남성 8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탈모인 절반이 "30세 이전에 탈모가 시작됐다"고 답했다. 작년 본지가 20대 이상 남성 298명을 상대로 조사했을 때 10명 중 9명(91.2%)이 "탈모를 예방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고, 거의 전원(297명)이 "탈모 방지 샴푸나 크림 등 보조제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젊은 탈모인들은 병원에 가기 전 먼저 인터넷으로 자가 진단을 한다. 유명 탈모인 카페 '대다모(대머리 다 모여라)'에선 '19~23세 이른 탈모 소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이 '탈모 일기장'에 글을 써 올린다. 대학생 박모(20)씨는 "부모님께 '탈모가 의심돼 병원에 가고 싶다'고 말하기 민망해 인터넷 검색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같은 걱정을 하고 있어 위로받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에서도 탈모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 있다. 대부분이 자가 탈모 진단을 할 수 있거나 매일 사진을 찍어 올려 경과를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들이다.
탈모 관련 제품은 흔히 '병원이나 미용실에서 사는 것'이란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들도 관련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시슬리는 최근 두피와 모발을 전문으로 관리하는 헤어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탈모 관리 제품을 앞장세웠다.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인 오엠과 오리베, 프레시와 록시땅 등도 계속해서 탈모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오엠 배두한 이사는 "탈모는 모세혈관이 막혀 소생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탈모약 대신 오일이나 세럼 등으로 탈모 조짐이 보이는 초기부터 관리를 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다.
'중년 남성이 사용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흑채도 대중화되고 있다. 휴대할 수 있을 만큼 크기도 작아졌고 제품 디자인도 부쩍 젊어졌다. 흑채는 스펀지 타입의 섀도나 붓을 사용해 짧은 시간에 머리의 빈틈을 메울 수 있도록 했다. 화장품 가방에 흑채를 넣어 다닌다는 여성 김모(36)씨는 "처음에는 흑채를 들고 다니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모양이 화장품 같아 사람들이 잘 알아채지 못한다"며 "화장 고치듯 간편하게 발라주면 된다"고 말했다. 흑채 업체 비스타코스메틱 김종현 대표는 "젊은 탈모인이 부쩍 늘면서 헤어 제품 업계가 대전환기를 맞았다고 해야 할 정도"라며 "과거와는 달리 20~30대 구매층이 높아진 만큼 이들을 잡기 위해 디자인을 세련되게 만들고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마케팅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회사 컴플리트케이 김지영 이사는 "탈모 개선 기능뿐 아니라 욕실에 놓아두면 인테리어 효과까지 볼 수 있는 전문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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