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집안일,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잖아요'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0월14일 09시48분    조회:147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무급 가사노동 가치 360조원…여성 가사노동, 남성의 3배 넘어 

맞벌이 가구라도 집안일 불균형…"가사노동은 여성 전유물"

"여성 사회 참여 늘었지만 가사노동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같아"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최유진 인턴기자 = 오전 6시 기상. 오전 7시까지 남편과 아이들 아침 식사 준비. 오전 8시 어린이집 들렀다 출근. 오후 6시 퇴근 후 어린이집에서 아이 데리고 오후 7시 30분 귀가. 오후 8시까지 저녁 준비. 오후 10시 30분까지 설거지, 빨래, 청소 등 집안일 마무리. 오후 11시 30분 취침.

5년 전 결혼한 김 모(34) 씨의 일과다. 밀려드는 육아와 집안일로 24시간이 모자라다. 그러나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 씨는 "회사 일은 10분 단위까지 계산해서 수당을 주지만 집안일은 해도, 안 해도 티가 안 난다"며 "설령 힘들어도 연차를 낼 수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쉬는 날도 없이 매일 하는 일. 반복적이다. 정년퇴직도 없다. 그러나 돈을 받지는 않는다. 집안일 얘기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무급 가사노동의 가치는 300조원이 넘는다. 여기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남성의 3배다. 여전히 가사노동의 몫은 여성이란 의미다. 이런 부담으로 결혼을 망설이는 여성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사노동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의식 전환 등을 통해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가사노동 가치는 올라가지만…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면 실적도 나고 승진도 하겠죠. 그런데 집안일은 그렇지 않잖아요."

결혼 30년 차인 김 모(59)씨의 푸념이다. 김 씨는 "수십 년을 가족을 위해 일했지만 나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며 "'그동안 내 노동의 가치는 얼마였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 생산 위성 계정 개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 가치는 360조7천300억원이다. 같은 시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4.3%를 차지한다. 무급 가사노동이란 가정 관리(음식 준비 청소 등), 가족 돌보기 등을 말한다.

무급 가사노동은 꾸준히 늘고 있다. 1999년 145조원에서 2004년 201조원, 2009년 270조원으로 집계할 때마다 30% 이상 늘었다. 300조원이 넘은 것은 2014년이 처음이다.

명목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4년 23%, 2009년 23.5%, 2014년 24.3%로 완만하게 늘었다. 1인당 무급 가사노동가치도 1999년 311만원에서 2014년 710만8천원으로 증가했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육아나 집안일 등을 외부인으로 쓴다고 가정했을 경우, 가사노동은 집계 이상의 비용이 나올 확률이 높다"며 "일하는 여성이 증가함에 따라 가사 노동에 대한 가치는 앞으로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하루 가사노동시간, 여성 3시간 5분 vs 남성 42분





집안일의 가치는 올라가고 있지만 대부분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이는 여성이다. 무급 가사노동가치 총액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75.5%다. 1999년 79.9%에서 지속해서 감소한 결과이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비중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생활시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하루 중 가사분담에 할애하는 시간은 여성이 3시간 5분, 남성이 42분으로 나타났다.

가사분담은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도 크다. 2016년 기준으로 가사분담은 '부인이 주로 하지만 남편도 분담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남성은 43%로 나타났다. 같은 질문에서 여성은 36.2%를 기록했다. 반면 '남편이 주로 하지만 부인도 분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남성은 2.4%에 그쳤다.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여기는 비율도 5.8%로 나타났다.

이런 인식은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이 전통적일수록 심화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화과학연구원이 펴낸 '맞벌이 부부의 가사노동시간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부부가 비전통적인 성 역할관을 지닐수록 아내의 가사 노동 시간은 짧아지는 반면 남편은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잖아요"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라고 수차례 말했죠."

지난해 결혼한 박 모(32)씨는 최근 다툼이 잦다. 집안일 배분 때문이다. 박씨는 "같이 직장 다니는 처지인데, '집안일은 늘 내가 더 많이 한다'고 남편에게 말하면 그제야 마지못해 '이번에는 도와줄게'라는 식의 답변이 돌아온다. 그런 답을 들으면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라 할지라도 여성이 지는 가사노동의 무게는 더 무겁다. 

통계청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경우, 남성의 무급 가사노동 액수는 56조8천310억원으로 여성에 비해 37조원 가량 적었다. 

맞벌이 가구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을 조사한 결과, 2014년 기준으로 남성은 40분, 여성은 194분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 비해 남성은 8분 증가했고, 여성은 14분 감소한 수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측은 지난해 펴낸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가구의 형태가 남성이 생계를 책임지는 것에서 맞벌이로 달라지고 있음에도 가사노동은 여성의 전유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2016년 기준 맞벌이가구는 전체의 44.9%에 달한다. 2013년 42.9%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홍석철 교수는 "맞벌이 가구 내에서 가사노동에 대한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 양성평등 의식과 정부 지원 급선무

전문가들은 가사노동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정부의 적절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의 가사노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양육 수당이나 아이 돌봄 서비스 등) 공공 가족 지원이 많은 국가일수록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부터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정자 한국양성평등연구원 원장은 "과거에는 '남자가 부엌 들어가면 절대 안 된다'라고 가르치는 부모도 많았다"며 "이제는 가사 일은 남녀 구분 없이 함께하는 것이라고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인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사노동을 공기에 비유했다.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소중함은 모르기 때문이다. 그는 "여성의 사회 참여는 늘고 있지만 가사노동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사노동의 부담을 이유로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미혼 여성도 늘고 있다"며 "특히 육아의 경우에는 국가가 나서서 사회적인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육아(36.5%)로 나타났다. 임신 및 출산(29.5%), 자녀 교육(2.7%) 등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학원 수료를 앞둔 김 모(28) 씨는 "집안일이 여성에게 쏠리는 현실과 경력단절이 걱정돼 결혼이 망설여진다"며 "아무리 남자들이 참여한다고 해도, 결국 최종 책임은 여자 아니냐"고 말했다.

(인포그래픽=장미화 인턴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3
  • [혐오의 파시즘-시민도 공모자①] 혐오 조장 및 무관심 실태 지난달 국민적 공분을 낳았던 ‘서울 강서 PC방 아르바이트생 살인사건’은 살인 피의자가 ‘조선족’이라는 주장을 몇몇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하면서 급격히 확산했다. 그가 조선족이기에 아르바이트생을 참혹한 수법...
  • 2018-11-06
  • 무급 가사노동 가치 360조원…여성 가사노동, 남성의 3배 넘어  맞벌이 가구라도 집안일 불균형…"가사노동은 여성 전유물" "여성 사회 참여 늘었지만 가사노동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같아"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최유진 인턴기자 = 오전 6시 기상. 오전 7시까지 남편과 아이들 아침 식사 준...
  • 2018-10-14
  • 김성태 원내대표 출산주도성장 정책 이어 김학용 위원장 출산 기피 청년 가치관 훈계하면서 비난 여론 봇물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출산주도성장 정책을 내놓자 비난이 쏟아진데 이어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자유한국당)이 출산에 대해 청년들의 가치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
  • 2018-09-09
  • 1인가구 40%가 독거중년인데…복지에선 '사각지대' 외로운 독거중년 복지 필요할까…학계서도 의견 분분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직장인 이모씨(47)는 퇴근이 즐겁다. 오후 6시, 서둘러 회사를 빠져나온 그의 발걸음은 서울의 한 볼링장으로 향했다. 동호회 사람...
  • 2018-09-09
  • 3차 건강가정기본계획 보완 사안 추가 무급 가사노동 경제적 가치 환산하고 ‘도련님’ vs ‘처남’ 호칭문제도 개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연합뉴스정부가 가족과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함에 따라 무급 가사노동을 가치화하고, ‘도련님’과 ‘처남’으로 대비되...
  • 2018-08-31
  • 1인 가구 중 70세 이상 고령자가 18%…미성년 자녀 키우는 집 줄어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국내 가구 수가 2천만을 처음 돌파했다. 전체 가구 중 1·2인 가구 비중은 50%를 넘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작년 11월 1일 기준 전국 가구 수는 2...
  • 2018-08-27
  • 어제(14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 서부지방법원 재판부의 선고문을 여러 차례 읽다가 개인적으로 이상하게 느껴진 것이 있었습니다. 재판부가 성폭력 무죄 판결 선고문에서 김지은 씨를 줄곧 ‘피해자’로 명명한 겁니다.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가해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
  • 2018-08-15
  • 육아 부담으로 결혼·출산을 미루는 젊은이가 많지만 일부에서는 '당장 낳을 수 없지만 준비는 하자'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30대 후반 여성들 사이에 유행하던 난자 냉동 보관이 20대 여성들로 확산되고, 건강한 20~30대 남성들이 정자를 냉동 보관하고 있다. 직장인 손모(28)씨는 지난 6월 경기도 분당 ...
  • 2018-07-28
  • 사진 크게보기 지난해 10월 서울 강동구에서 열린 다문화가족 합동결혼식. [연합뉴스] 중국ㆍ베트남ㆍ필리핀ㆍ캄보디아…. 한국 남성과 결혼한 뒤 이주해오는 여성들의 국적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다문화 여성’의 출산율이 한국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혼 여성의 출산율을 출신...
  • 2018-07-10
  • 혼회원 표준모델(2006vs2018) /사진=듀오 초혼 남녀의 평균은 어떨까. 성혼 남성 표준모델은 △△36.2세 △연소득 5000만~6000만원 △4년제 대졸 △신장 175.4cm △일반사무직원이며, 여성 표준모델은 △33.0세 △연소득 3000만~4000만원 △4년제 대졸 △신장 163.0cm △일반사무직 종사자인 것으로 정립됐다.  결혼정...
  • 2018-07-04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7일 국회 토론에서 “아이를 가질 지 말 지는 각자가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의견을 말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전날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말한 “여성은 세상을 위해 아이 셋은 낳으라”는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
  • 2018-06-28
  •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한 여성의 ‘탈(脫)코르셋 운동’ 인증샷. 자신이 쓰던 화장품을 이렇게 부수고 ‘행동하는 페미니스트’라는 글을 남겼다. / 인스타그램 캡처   #1. '저는 예쁘지 않습니다.' 화장하는 법을 가르쳐주던 뷰티 유튜버 '배리나'씨. 구독자가 4만명...
  • 2018-06-24
  • 4명 중 1명 경제적 이유로 다툼 경험…여성은 양육·부양 갈등 많이 겪어  명절 갈등[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가족 간 갈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은 경제적 문제였다. 자녀양육과 가사분담, 간병 문제도 다툼의 주된 이유였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
  • 2018-06-19
  • 다큐멘터리 영화 와 이야기 ‘여성과 남성이 반반인 이 세상에서 싸우지 말고 조화롭게 잘 살아보자’는 식의 말을 들을 때 종종 떠오르는 숫자들이 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피해자 98.4%가 여성(김현아 변호사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등 실태 및 판례 분석’ 참조)인 것이나, 6.13 지방선거의 17개...
  • 2018-06-11
  • 한국복지부 '2017년 노인 실태 조사' 65세 이상 중 소득 높을수록 자녀·손자 더 보고 자주 연락 노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자녀·손주와 만나거나 연락하는 일이 차이 난다는 조사가 나왔다.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와 손주를 더 보고 연락도 더 자주 하고 있었다. 보건복지부가 24일 발표한 '2017년...
  • 2018-05-27
  • 작년 이혼부부 3쌍 중 1쌍은 20년 지기…결혼 초 문제, 노년에도 반복 "노부부도 솔직한 애정표현·배려 필수"…"이혼에 부정적 인식 바꿔야"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강혜영 인턴기자 = "며칠 전이 부부의 날(5월 21일)이더라고요. 이제 나와는 상관없는 날이 된 지 오래입니다." 김용...
  • 2018-05-27
  • 성별·장애 등 구별 없이 이용…성평등 차원 접근 선거 공약으로 제시, 대학가에서도 도입 시도 외국선 이미 도입·확산 추세…국내선 논의 시작 "여성 범죄·디지털 성범죄 우려" 반대 견해도 【서울=뉴시스】(사진출처:데일리메일 홈페이지) 2018.01.27.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middo...
  • 2018-05-19
  • '나의 죽음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라', 지금부터 쓰는 내용은 슬픈 내용이다.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이른바 '자살'이라는 방법으로 정리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 절대 남에게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가까운 일본 이야기이다. 일부러 소지품을 없애고 자살하기 때문에 신원을 파악하는 데 큰 어...
  • 2018-05-16
  • 언제 어디서나 피해자 될 수 있다는 불안감 커져 발생 건수 증가 일로…"피해 당한지 몰라 더 문제" 발생 대비 기소율은 낮아…처벌도 벌금형이 절반 "피해자 느끼는 고통과 실제 피해 비해 처벌 미진" "포르노의 한 장르처럼 소비되며 2차, 3차 가해로" "홍대 사건, 수사기관이 더 적극 나서는 계기 돼야"【서...
  • 2018-05-16
  • 성폭력 피해 상담 1만139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과도한 펜스룰·풍자 앱 개발 등 본질 흐리는 반발 움직임도4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전체대표자회의'에 참석한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미투 운동에 대한 역할 및 계획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2018-05-09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