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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에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소재와 새로운 캐릭터들이 넘쳐났다. 윤후와 추사랑 등 10살도 되지 않은 아이들이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는가 하면, 샘 해밍턴은 외국인임에도 한국 군대에 들어가 좌충우돌 적응기를 보여주며 큰 인기를 누렸다. MBC '일밤'이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를 앞세워 일요일 저녁을 장악했고, 현재는 KBS가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반격에 나섰다. 비지상파에서는 '모창 예능'을 표방한 JTBC '히든싱어'가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신승훈·조성모 등 국민가수들을 연이어 섭외하며 화제가 됐다. JTBC '마녀사냥'도 얼핏 19금 토크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성시경·허지웅 등을 내세워 '성담론 예능'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그렇다면, 올해 유독 시청자들을 열광케했던 '예능 프로그램 속 최고의 1분'은 어떤 장면일까. 리서치 전문 사이트 소비자 리서치패널 틸리언(www.tillionpanel.com)을 통해 알아봤다. 총 1만 3341명이 참여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장현성이 두 아들과 돌아가신 자신의 아버지를 추억하는 장면은 11위를 차지, 아쉽게 본문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1위 MBC '아빠!어디가?'
장면: 윤후가 김성주의 '짜파구리'를 맛있게 먹는 '먹방' 장면 (19.8%, 2,646명)
방송일 : 2월 17일 / 시청률 : 11.4%(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윤후의 먹방이 제대로 먹혔다. 방송인 김성주가 아이들의 간식으로 짜장 라면과 우동라면을 섞어서 '짜파구리'를 만들자 윤후는 입 주변에 짜장 소스를 묻혀가며 폭풍 흡입했다. 윤후가 찹찹 소리를 내며 정신을 잃고 맛있게 먹는 이 장면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인터넷상에 레시피를 묻는 질문이 쏟아졌고, 해당 라면 업체의 매출은 쑥쑥 올라갔다. 실내포장마차 등 주점에서도 '짜파구리'라는 메뉴가 등장했다. 윤후와 김성주는 해당 라면업체의 광고까지 찍었다.
▶2위 tvN '꽃보다 할배' (15.1%, 2,013명 )
장면: 써니와 현아는 어디에?…꽃할배들을 만나고 '멘붕'에 빠진 이서진
프로그램 : 방송일 : 7월 5일 / 시청률 : 7.1%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소녀시대 써니·포미닛 현아와 함께 유럽 여행을 떠날 생각에 '무한 보조개'를 선보이던 이서진.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에서 그의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네 명의 꽃할배들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이었다. '멘붕상태'에 빠진 그는 꽃할배들을 향해 영혼 없는 미소를 지어보일 뿐, 만발하던 보조개는 자취를 감췄다. 충격도 잠시, 얼떨결에 꽃할배들의 여행에 합류하게 된 이서진은 현지 가이드·통역사·운전기사·총무·네비게이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국민 짐꾼'으로 등극했다.
▶3위 JTBC '히든싱어2' (14.9%, 1,984명)
장면: 휘성과 모창능력자들의 소름끼치는 마지막 무대
방송일: 12월 7일 / 시청률: 5.7% (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 제외 기준)
'히든싱어' 사상 가장 소름끼치는 무대가 펼쳐졌다. 휘성과 두 명의 모창능력자들이 선보인 '결혼까지 생각했어' 무대는 마치 세 명의 휘성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특히 모창능력자 김진호씨가 노래의 클라이막스를 열창하는 부분에서는 온몸에 전율마저 일게 했다. 애드리브 하나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창능력자들의 실력에 시청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 이후에는 휘성의 노래가 온라인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올킬'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4위 MBC '진짜사나이' (14.4%, 1,921명)
장면: 샘 해밍턴이 '줄 잡고 물 건너기' 훈련에서 실패해 '구멍병사' 타이틀을 달게 된 장면
방송일 : 6월 16일 / 시청률 : 14.8%(닐슨코리아, 전국기준)
구멍 병사의 맹활약이 돋보였다. 샘 해밍턴은 '진짜사나이'에서 처음 유격 훈련을 받았다. 그동안 받았던 훈련보다 강도는 훨씬 높았고 그만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샘 해밍턴이 줄을 잡고 물웅덩이를 건너다 실패한후 불쌍한 표정으로 서 있던중 로프가 머리 위에 떨어지는 장면이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았다. 도하에 거듭 실패해 조교가 자존심을 건드리자 "호주에 어머니가 계시다. 지금은 부족하지만 꼭 내가 지켜드려야 한다"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인상적이었다.
▶5위 SBS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캐리비안 편' (7.7%, 1023명)
장면: 카리브해 2800m 상공에서 '그레이트 블루홀'을 향해 몸을 던진 김병만
방송일: 8월 30일 / 시청률 : 13.8%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앞서 조작설에 휘말리며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들었던 '정글의 법칙'. 그러나 '족장' 김병만의 시원한 스카이다이빙 한 방으로 이 모든 의혹을 날려버렸다. 카리브에 오기 전 수개월간 훈련을 하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김병만은 '그레이트 블루홀로 수상랜딩'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비행기에 올라탔다. 이어 약 2800m 상공에서 망설임없이 뛰어내려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를 지켜보던 조여정은 "남자가 스포츠하는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6위 JTBC '마녀사냥' (7.0%, 938명)
장면: 감성 발라더의 변신은 무죄…'잘난 척 연기의 대가'로 거듭난 성시경
방송일 : 11월 8일 / 시청률 : 2.75% (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 제외 기준)
'감성 발라더' 성시경이 '잘난 척 연기의 대가'로 변신했다. 성시경은 생색이 심한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이라는 여성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생색과 잘난 척으로 중무장한 남성을 연기했다. 특히 "아핫핫핫"이라는 독특한 웃음소리로 잘난 척 하는 남성들의 모습을 표현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가수를 안 하고 연기를 했어야 됐다"며 너스레까지 떨었다. '잘자요'라는 달콤한 라디오 클로징 멘트로 여성 팬들의 마음을 녹이던 성시경의 새로운 모습이 '마녀사냥'의 인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7위 MBC '나 혼자 산다' (5.6%, 750명)
장면: 김광규가 어머니에게 깨끗하고 넓은 아파트를 깜짝 선물하는 장면
방송일 : 11월 1일 /시청률 : 7.8%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김광규가 부산에 계신 어머니에게 47년 만에 처음 집을 장만해드리는 장면에서 시청자들도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김광규는 다리와 허리가 불편하신 어머니가 가파른 언덕길에 사시는 것을 안쓰럽게 생각해, 그동안 모은 돈으로 깨끗한 아파트를 선물했다. 김광규가 처음엔 어머니에게 친구 집에서 밥을 먹자고 속인 후 나중에 "사실은 이 집이 어머니가 살 집이다"고 말하자 김광규의 어머니는 감격해 말을 잇지 못했다.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며 최고의 1분으로 꼽혔다.
▶8위 KBS 2TV '1박2일' (5.6%, 742명)
장면: 시즌2 멤버들 눈물의 이별
방송일: 11월 24일 / 시청률: 8%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잔류 멤버 차태현·김종민과 시즌2 최종회를 끝으로 '1박2일'을 떠나는 멤버 유해진·엄태웅·이수근·성시경이 눈물로 이별하는 장면. 이들은 클로징에서 21개월 동안 함께 한 시간들을 떠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보는 이들의 코끝을 시큰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2007년 시즌1부터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멤버 이수근은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모자를 벗고 90도로 인사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9위 KBS 2TV '불후의 명곡' (5.0%, 664명)
장면: SG워너비 김진호가 같은 팀 멤버였던 고 채동하를 추모하며 꾸민 무대
방송일: 10월 12일 / 시청률: 7.7%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날 방송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가수들을 위한 '추모연가 특집'으로 진행됐다. 특히 김진호가 세상을 떠난 동료 채동하와 불렀던 '살다가'를 홀로 부르는 무대를 꾸며 주목받았다. 읊조리듯이 부른 '너 없는 하늘. 웃어도 웃는게 아니고'라는 가사에 채동하를 향한 절절한 감정을 담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노래하는 김진호의 뒷 편에서 채동하의 생전 모습이 영상을 통해 떠오르자 방청객들까지 눈시울을 붉혔다. 이 무대로 최종우승을 차지한 김진호는 끝까지 눈물을 참으며 "형의 간절했던 목소리를 사람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10위 SBS '런닝맨' (2.8%, 367명)
장면: 정우성이 블롭점프에 도전했다가 연이어 물에 빠지며 몸개그를 보여준 장면
방송일: 6월 30일 / 시청률 : 13.6%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대한민국 최고 미남'이 '잘생긴 호구형'으로 추락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한효주·준호와 함께 '런닝맨'에 출연, 블롭점프 도전에 나선 정우성은 남다른 기럭지와 멋진 외모 때문에 유달리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에 정우성도 "자, 장총 나갑니다"며 멋있는 포즈를 취해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정작 점프 후에는 두 번씩이나 옆으로 미끄러져 물에 빠지는 굴욕을 맛봤다. 정우성은 "너무 볼품없다. 이제 멋있는 척 하지 마라"는 멤버들에게 "이게 예능이다"고 재치 있게 답해 다시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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