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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배우 ‘모시기’ 쉽지 않겠네.”
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교육’에 참석한 100여 명의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이 오는 29일 발효됨에 따라 유관단체들은 업계 종사자들에게 이 법안을 알리고 주위를 환기시키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중문화예술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이 법안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중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보호를 위한 관련 법규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15세 미만 청소년이 용역을 제공하는 시간은 1주일에 35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는 용역을 제공받을 수 없다. 15세 이상 청소년은 1주일에 40시간 넘게 일할 수 없고, 역시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원칙적으로 일을 못 시킨다. 물론 당사자 및 친권자 등의 동의가 있으면 몇 시간 연장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밤샘 촬영’은 어림없다.
이날 교육에 참석했던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이게 과연 가능한가?”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이는 질문부터 잘못됐다. 응당 그렇게 해왔어야 하는 것인데 그동안 국내 제작 현장은 청소년들에게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쪽대본이 난무하고 밤샘 촬영이 일쑤인 드라마 촬영 현장에는 더 선명한 ‘빨간불’이 켜졌다. 이 제작 관계자는 “김유정(왼쪽 사진), 김소현 등 실력 있는 아역 배우들이 등장하면서 출연 분량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인데 현장 인력들에게 이 법안을 알리고 스케줄을 짤 때 아역 배우들이 우선적으로 촬영을 마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에게 과다한 노출 행위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표현행위를 강요해서는 아니 된다’는 21조 2항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개봉된 영화 ‘도희야’에 출연한 올해 나이 14세 배우 김새론(오른쪽)은 옷을 벗은 채 아버지에게 몹쓸 짓을 당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김새론은 ‘19금’ 딱지가 붙은 이 영화를 볼 수 없었고, 관람한 관객들도 해당 장면을 촬영한 김새론을 우려했다.
지난 2011년 개봉된 영화 ‘도가니’의 제작진은 아역 배우들이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하는 장면을 촬영하며 아동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더 나아가 10대 걸그룹 멤버들의 활동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걸그룹을 보유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최근 걸그룹의 무대 의상과 퍼포먼스를 두고 선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보는 10대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지만 이런 의상을 입고 야한 퍼포먼스를 직접 선보여야 하는 10대 아이돌들의 인권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법은 또한 “신체적·정신적 건강, 학습권, 인격권, 수면권, 휴식권, 자유선택권 등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조치를 계약에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쪽잠을 자게 하거나, 몸매 관리를 위한 다이어트를 강요해서도 안 된다. 이성 교제 역시 함부로 금지할 수 없다.
이 법안을 어기면 행정조치로 대중문화예술기획업의 등록을 취소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대한 법률에 저촉되는 제20조 ‘청소년 관련 금지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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