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은 2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9단독 정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모델 이씨 등은 음담패설 동영상을 빌미로 이병헌에게 50억원을 요구하며 협박한 혐의로 지난 9월 구속 기소됐다.
 
이날 재판은 이례적으로 개정부터 모든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통상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나 국가정보원 관련 사건에서는 국가기밀 유출 등을 우려해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개 개정 이후 비공개 결정을 통해 증인신문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개정시부터 비공개로 진행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 이병헌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병헌은 이날 오후 1시 35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정장을 차려 입은 이씨는 굳은 표정으로 법원에 들어와 장사진을 치고 있는 취재진들에게 가볍게 목례를 건넨 뒤 빠른 걸음으로 법정으로 향했다.
 
이병헌은 취재진으로부터 "모델 이씨와의 관계를 인정하느냐", "모델 이씨에게 부동산을 사주겠다고 이야기했느냐" 등 여러 질문을 받았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계단을 통해 5층 법정으로 올라갔다.
 
이 과정에서 7명의 경호원들이 이병헌을 둘러싼 채 취재진들의 접근을 막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병헌은 취재진이 따라붙자 돌연 4층 남자 화장실로 향해 약 15분간 피신해 있다가 재판이 열리기 직전인 오후 1시53분쯤 523호 법정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2차 공판의 쟁점은 이병헌과 모델 이씨의 교제 여부다. 이들은 모델과 가수 활동 과정에서 일정한 수입이 없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이병헌씨를 협박하기 위해 동영상 촬영을 시도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씨 등은 이병헌이 먼저 접근해 사적인 관계로 발전해 성관계 요구까지 받았으며, 먼저 집을 사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이병헌이 성관계를 거절하자 이별을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1차 공판 이후 다희는 12번에 걸쳐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요구했고, 모델 이씨 역시 3번의 반성문을 제출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