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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대한 폭력을 멈추라(StopViolenceAgainstWomen)’
벨기에·네덜란드 출신 배우 상드 반 루아가 미투(#MeToo) 로고와 함께 등에 새긴 문구다. 반 루아는 지난 19일 72회 칸 영화제(5월14일~25일)에서 등이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었다. 영화 ‘미스터 클라인’ 시사회를 위한 레드카펫 행사에서였다.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83)은 이날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는데, 이 영화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반 루아가 굳이 ‘미스터 클라인’ 레드카펫에서 이런 문구를 선보인 이유는 알랭 들롱 주연의 가정폭력 전력 때문이다. 알랭 들롱은 “여자를 때려본 적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적도 있다. 프랑스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반 루아는 “(영화)업계는 법 위에 군림하기 위한 핑계로 ‘예술’을 이용한다”며 “무심한 것은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 루아는 지난해 뤽 베송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영화계 미투운동에 동참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알랭 들롱의 황금종려상 수상에 대해서도 여성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 여성주의 단체 ‘더 프렌치 콜렉티브 데어 페미니즘’을 비롯해 미국 할리우드 내 여성권리 옹호론자들은 칸의 결정을 비판했다. 알랭 들롱의 수상을 취소해 달라는 탄원서에는 약 2만명이 서명했다.
하지만 티에리 프리모 칸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노벨평화상을 주는 게 아니다. 배우로서 경력을 인정하며 예술가로서 치하하는 것”이라며 “영화산업에 기여한 업적에 대해 상을 주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반 루아의 사례처럼, 전 세계 영화계는 미투운동 등으로 연일 들썩인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 한국도 성추문 관련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미투 폭로 이후 국내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김기덕 감독이 신작 ‘딘’을 기습 공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영화는 지난 15일 칸 필름마켓에서 미리 초청받은 20여명의 바이어들에게만 공개됐지만,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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