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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미화씨는 지난해 12월 전남 곡성군이 개설한 ‘리더스 아카데미(교양강좌)’에서 2시간 강연하고 550만원을 받았다. 반면 이 아카데미에서 강연한 인제대 이만기 교수와 윤항기(가수) 목사는 각각 200만원을 받았다.
지방자치단체가 초청하는 유명 강사의 강연료가 천차만별이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실시하는 유명인 강연료 책정에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유민봉 국회의원실은 20일 전남 곡성군, 충남 공주·논산시, 광주시 동구·북구 등 5개 자치단체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실시한 교양강좌(아카데미) 내용을 발표했다.
곡성군은 지난해(3월)부터 모두 18차례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강연은 주민을 상대로 대부분 2시간 정도 진행됐다. 이 가운데 김미화씨가 방송인 오영실씨와 함께 550만원으로 가장 많은 강연료를 받았다. 이어 손숙 전 문화부 장관이 500만원, 소설가 김홍신씨가 450만원으로 김미화씨 뒤를 이었다.
방송인 황교익씨는 300만원을 받았고, 여행작가 태원준씨는 10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황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톱 연예인 강연료는 매우 높다. 자본주의 논리가 그렇다"라고 썼다. 곡성군 관계자는 “강사 섭외는 한국생산성본부 등 외부기관에 의뢰해 진행되며 강연료는 강사가 요구하는 금액에 맞춰 지급하고 있다”며 “강사는 아카데미에 참석한 주민 설문조사로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광주시 북구가 실시하는 아카데미도 사정은 비슷했다. 광주시 북구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희망아카데미’를 8차례 열었다. 김미화씨는 지난해 9월 6일 2시간 동안 강연하고 600만원을 받았다. 강사료 가운데 가장 많았다. 연극인 박정자씨는 340만원, 함익병 피부과 원장은 250만원이었다. 광주시 북구 관계자는 “외부 업체에 의뢰해 강사를 섭외하고 있다”며 “정해진 기준 없이 대체로 강사가 요구하는 만큼 주고 있다”고 했다.
충남 공주시가 개설한 ‘공주시민대학’에서도 김미화씨가 가장 많은 강연료를 받았다. 김씨는 지난 3월 12일 ‘웃픈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770만원을 받았다. 진보 인사로 분류되는 진중권 교수는 지난 5월 14일 ‘디지털미학의인문학’ 주제의 강연에서 294만8000원을 받았다. 공주시 관계자는 “강사는 공주대에 의뢰해 섭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논산시가 진행한 ‘논산아카데미’에서도 김미화씨의 강연료(500만원)가 가장 비쌌다. 한국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20만원을 받았다. 논산시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모두 14차례의 강연회를 열었다. 초청 강사의 강연시간은 보통 2시간이다.
이들 지자체의 아카데미 강사가 대부분 진보 성향인 점도 눈길을 끈다. 보수 인사로 분류되는 강사는 이만기 교수 등 극히 일부였다. 배재대 행정학과 최호택 교수는 “전국의 자치단체장이 대부분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데다 지명도 있는 인물도 좌파성향이 많다”며 “여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보은 성격으로 좌파 성향의 인사를 초청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천차만별인 강연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교수나 공직자는 김영란법 등으로 강연료를 규제하고 있지만 방송인 등은 뚜렷한 기준이 없다”며 “국민 세금을 쓰는 강연료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조례 등으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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