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랑만은 량수 대왕구에서
은 하 수
8월 28일 코로나로 잠시 중단되였던 등산이 오늘 새롭게 이어진다.
등산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오후 6시였다. 저녁을 먹고나니 시침은 8자를 가리킨다.
오늘 많이 걸은 탓으로 몸은 녹초가 되다싶이 했지만 등산의 즐거운 여운이 가셔지지 않으면서 글몇자 쓰려는 충동을 못이겨 필를 들었다.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밖에 나오니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자연의 섭리, 가을이 왔음을 확연히 느낄수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등산복이며 도시락을 갖추다보니 매일 아침 친구들한테 보내주는 인사마저 돌볼새가 없다.
등산을 맞는 아침이면 마치 소학교때 산보가는 천진란만한 심정 그대로이다.
두달만에 향수하게 되는 등산이거늘 어찌 심정이 부풀어 오르지 않으랴?!
원래는 화룡 락타봉이였는데 랑만산악회 초대회장이며 산맥을 진맥하는데는 박사라 불리우는 목장님이 사유로 못 오다보니 불시로 등산코스를 도문 량수에 대왕구(代王沟)로 바꾸게 되였다.
두달만에 만나는 즐거운 상봉, 마치 몇년만에 만난듯이 이야기가 많고도 많다.
언제보나 랑만산악회의 부드롭고 포근한 반가움과 그리움이 반죽되면서 버스안의 좌석은 우끈하고 들썽하다.
초원, 인연 두 회장님을 핵심으로 하는 끈끈한 단체이며 단란한 가정이 분명하다.
웃고 떠드는 그 즐거움은 그 장면에 포착하고 같이 느끼고 돌입하는 마음맞는 사람들로 이루어져야만 발생할수 있는것이다.
정녕 열광의 늪속으로 한없이 빨려드는 감동적인 장면에 저도모르게 나의 코마루가 찡해난다.
랑만팀의 20명 용사들은 "혁명로구량수"라 새겨진 기념탑을 지나 계곡을 따라 신나게 발걸음을 옮겼다.
계곡을 따라 출렁이는 물소리 즐겁고 지어 귀뚜라미 노래소리마저 귀맛좋게 들려 준다.
계곡의 티없이 맑은 샘물이 청아하게 소리를 내며 흘러 흘러간다.
우리 또한 샘물처럼 흘러드는 잔잔하고 포근한 느낌을 음미하도록 촉구한다.
이가 바로 자연의 소리이다. 자연의 소리를 두시간만 들어도 스트레스 호르몬을 800프로 감소시킨다는 과학적 수치가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매번 우리의 등산은 4시간 지속됨으로 스트레스 호르몬감소가 그 갑절된다 해야겠다.
아무때 등산도 거리가 멀고 가깝고 따지지 않고 산이 좋고 나쁘고 가리지 않는다
자연의 소리는 담백하고 자연의 경관은 흥분된 감동으로 번져진다.
우리는 사는 보람, 삶의 참된 모습을 등산에서 새삼스럽게 감각으로 느낌으로 심장으로 깊이 느껴본다.
인연회장님의 인연으로 내가 등산팀에 가입한지도 어언간 일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여러분들과 마음이 통해지고 우정을 돈독히 하면서 날이 갈수록 감개가 무량해 진다.
김설산님도 분명 일년이다.
번마다 등산할 때면 초원, 인연 두 회장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묵묵히 드리군 한다.
우리 앞에 시내물이 가로막힌다.
드문드문 놓여있는 돌을 디디며 건너야 했다.
돌위로 물이 찰랑이고 있고 매끄럽기 그지없다.
모두가 주저주저하며 망설이는데 초원회장님이 바지가랭이를 걷어올리고 물에 빠지면서 한사람 한사람 손을 잡아 건네 주었다.
건너면서 들을라니 뒤에서 누군가 "챵ㅡ" 하고 넘어지는것이였다.
참, 코기러기 초원회장님의 자아희생정신은 도처에서 빛을 뿌리고 있음을 보아낼수 있었다.
길옆에 산다래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우리는 달콤하고 새큼한 다래를 따서 입안에 집어넣고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일단 산에만 오면 혈연과 지연과 속세의 일체 잡념을 떨쳐버릴수 있는지 과연 이상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다시 생각하면 이상할것도 신기할것도 없다.
오직 등산이 좋기 때문이다.
이 좋은 등산의 빛나는 려정을 분명 랑만산악회에서 엮어가리라 믿어마지 않는다.
등산이 있어 태양이 더 광채를 휘뿌리고 아름다운 꽃들이 더 향기를 풍기며 등산으로 하여 우리의 삶은 박동과 새로운 기운으로 충만되고 있다.
우리들의 심정이 하냥 아름다운 꽃처럼 만발하고 우리들의 랑만이 세월 따라 흐르고 흐른다면 비온뒤 청산에 무지개 걸리듯이 한없이 황홀하기만 할것이다.